[김기자의 게임 돌려보기]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이제 정말 어디서나 즐긴다

기사승인 2018-05-18 16: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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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모든 곳이 배틀그라운드’

지난해 글로벌 게임 시장을 달군 국산 온라인 슈팅 게임 ‘배틀그라운드’의 모바일 버전 광고 문구다. 지난 16일 국내에 정식 출시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은 원작을 충실히 구현하면서도 접근성을 높여 보다 많은 이들이 즐길 수 있는 모습으로 다가왔다.

블루홀 자회사 펍지주식회사가 텐센트와 공동으로 선보인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은 앞서 국내 사전예약에만 400만 신청자를 모으며 관심을 끌었고 지난 3월 선보인 글로벌 버전은 1주 만에 100여개 국가 다운로드 1위를 기록했다. 국내에도 미리 글로벌 버전을 플레이하던 이용자가 적지 않다.

이는 지난해 원작 배틀그라운드의 스팀 플랫폼 동시접속자 310만 돌파, 3000만 글로벌 이용자 확보 등 흥행 노선을 잇는 행보다. 출시 이틀 만인 18일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의 국내 구글 플레이스토어 게임 매출 순위는 전날 125위에서 75위까지 상승했으며 다운로드 수는 200만을 돌파했다.

흥행 지표는 잠시 잊고 정식 출시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안드로이드 버전을 스마트폰에 설치, 구동시켰다. 텐센트가 주도적으로 개발한 모바일 버전인 만큼 원작과의 이질감을 기대했지만 시작부터 익숙한 디자인의 이미지와 배경음악이 ‘진짜 배틀그라운드’라는 점을 스스로 강조한다.

계정과 캐릭터를 생성하고 준비화면에 들어가면 원작의 느낌이 이어지면서도 모바일 게임 특유의 각종 이벤트 창이 눈에 들어온다.

한국‧일본 외 각 지역 서버를 선택할 수 있고 게임 모드, 미션‧이벤트 보상, 튜토리얼과 연습, 상점과 창고 등 떠올릴 수 있는 대부분의 기능이 준비돼 있다. 1인칭 모드 전환은 지원하지 않는다.

다소 복잡해보이지만 익숙해지면 모바일 화면에 적합하게 디자인 된 UI(이용자인터페이스) 이용은 불편함을 느끼기 어렵다. 각 모드 선택과 설정 등에 로딩이나 지연도 거의 없다.

본 게임은 솔로(1인), 듀오(2인), 스쿼드(4인) 플레이를 지원하며 원작과 마찬가지로 ‘에란겔’과 ‘미라마’ 2종의 맵 등 거의 동일한 콘텐츠를 지원한다. 다만 최신 패치에 따른 총기 등 변경 내용은 적용되지 않은 버전이다.

그래픽은 원작과 마찬가지로 ‘언리얼’ 엔진을 통해 구현됐지만 하드웨어 사양 차이에 따라 품질은 상대적으로 낮다.

하지만 캐릭터와 배경을 비롯해, 무기, 차량 등 전반적인 디자인은 동일하고 모바일 게임으로서는 만족할 만한 수준을 보여준다. 세부적인 부분까지 원작에서 충실하게 이식된 사물, 지형, 사운드 등이 만족감을 높인다.

인상적인 부분은 최적화다. 높은 사양을 요구하는 원작이 최적화에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던 것과 달리 2년 이상 된 ‘갤럭시 S7 엣지’ 4GB RAM 모델에서도 원활하게 돌아간다.

기기에서 지원하지 않는 HDR‧UHD 옵션은 선택 불가했지만 그래픽 설정을 품질 우선으로 두고 효과 필터를 적용한 상태에서 차량 이동, 전투 등 상황이 돼도 프레임이 떨어지는 등 불편함은 느끼기 어려웠다.

전반적으로는 만족스러운 그래픽이지만 모바일 기기의 화면 크기 한계와 해상도 차이 때문에 멀리 있는 적을 식별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이는 터치 스크린이 기본인 조작 방식과 함께 원작 대비 정확한 조준, 빠른 대응 등을 어렵게 한다. 조준 보정 기능이 있지만 체감 효과는 크지 않다.

그럼에도 모바일 환경에서 구현할 수 있는 최대한의 조작 편의성을 제공하려 한 흔적이 뚜렷하다.

앉아 쏘기, 엎드리기, 정조준, 기울여 조준, 전속력 달리기 등 모든 기능을 지원하고 옵션 설정에서 조작 방식을 바꿀 수 있도록 해 편의성을 최대한 높이고자 했다. 동료를 따라 낙하하거나 자동으로 달리는 기능도 있다.

실제 게임 플레이에서 가장 먼저 느끼는 원작과의 차이는 아이템 파밍(줍기)이 자동이라는 점이다.

원작과 동일한 수준의 아이템들이 다양하게 구현돼 있는데 일일이 클릭과 드래그로 가방에 담거나 장착하던 방식과 달리 필요한 아이템은 자동으로 줍고 나머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덕분에 보다 빠르고 편하게 게임을 진행할 수 있다.

또한 초반 플레이 시 100명 중 대부분의 적이 AI(인공지능) 봇으로 구성돼 쉬운 수준의 난이도를 경험하게 된다. 중간 단계 난이도 설정 기준으로 봇들은 플레이어를 먼저 발견하고 공격하기 시작해도 크게 위협적이지 않고 엄폐도 거의 하지 않는다.

덕분에 출시 첫날부터 다수의 이용자들이 원작에서 경험하기 어려웠던 1등을 달성했으며 이는 상대적으로 배틀로얄 슈팅 장르에 익숙하지 않은 초보자들까지 게임에 쉽게 만족감을 느끼고 즐길 수 있는 효과를 가져왔다.

다만 슈팅 게임에 익숙한 일부 이용자들은 봇들과의 대전에 식상함을 호소한다. 플레이어 레벨이 오를수록 봇의 비중은 줄어들며 듀오‧스쿼드를 짜거나 10레벨부터 열리는 28명 대전 ‘아케이드’ 모드 등을 통해 보다 긴박함 있는 플레이를 즐길 수 있다.

아쉬운 부분은 경쟁작으로 볼 수 있는 에픽게임즈의 ‘포트나이트’ 모바일 버전이 불리한 플레이 환경을 보정하고자 소리가 나는 방향을 직관적인 그래픽 효과로 표시해주는 등 참신한 아이디어를 적용한 데 비해 ‘준수한 모바일 이식’ 수준에 머문다는 정도다.

[김기자의 게임 돌려보기]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이제 정말 어디서나 즐긴다

결론적으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은 높은 요구사양 등으로 쉽게 즐기기 어려웠던 배틀그라운드의 게임성을 모바일로 충실히 구현,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친구들과 함게 플레이할 수 있도록 한 ‘수작’으로 평가된다.

1990년대 ‘레인보우식스’를 시작으로 2000년대 ‘카운터스트라이크’와 ‘서든어택’, 최근 ‘오버워치’와 배틀그라운드까지 삼삼오오 모여 함께 즐기던 슈팅 게임 문화가 PC방이라는 울타리를 넘어 퍼져나갈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

김정우 기자 tajo@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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