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정보교류사업’ 신규 참여 거점병원, 어떻게 이끌어갈까

서울성모, 서울대병원 등 4개 병원 사업 추진계획 발표

기사승인 2018-06-01 00: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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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가 추진하고 있는 의료기관 간 진료정보교류 사업에 거점의료기관 4개소가 추가됐다. 진료정보교류 사업은 환자의 진료정보를 의료기관 간에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교류할 수 있도록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이를 통해 환자가 의료기관을 옮기더라도 환자의 과거 약물 알레르기 등을 확인하지 못해 발생하는 약물사고 등 오진을 예방하고, 병원을 옮길 때마다 환자가 일일이 종이나 CD로 진료기록을 발급받아 제출했던 불편함 등을 해소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추가된 거점의료기관은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서울대학교병원, 전북대학교병원, 한림대학교성심병원 등이다. 이들 기관은 앞으로 진료정보교류 사업을 어떻게 추진할까. 복지부가 31일 서울대학교 치과병원에서 신규 거점기관을 대상으로 개최한 업무 협약식에서는 이들의 사업 추진계획이 발표됐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가톨릭 의료 네트워크 통해 표준화된 국가의료전달체계 구축 

서울성모병원은 국내 최대 규모의 가톡릭 의대 네트워크를 활용해 표준화된 국가의료전달체계를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먼저 서울성모병원에 협력하는 병·의원 250개소와 함께 네트워크를 확립하고, 내년부터는 가톨릭 재단의 거점의료기관으로서 부속병원과 함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현재 가톨릭학원은 학교법인 가톨릭학원과 가톨릭대학교, 가톨릭중앙의료원, 서울성모병원 및 여의도성모병원, 인천성모병원, 의정부성모병원, 성빈센트병원, 부천성모병원, 대전성모병원, 성바오로병원 등 부속병원으로 구성돼 있다. 내년에는 은평성모병원 개원이 예정돼 있다. 재단은 2008년부터 동일한 EMR(전자의무기록)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으며, 내부 표준 연계를 통한 진료 정보교류를 시행하고 있다.

서울성모병원 관계자는 "이를 통해 협력 병·의원을 확산시키고, 전국적으로 네트워크를 확산해 2022년까지 협력 병·의원을 1000개소로 확대할 계획이다. 향후 표준 기반 진료 협력 시스템으로 교체해 확대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여기에는 학교법인 가톨릭학원 상임이사인 손희송 베네딕토 주교의 강력학 추진의지가 담겨있다. 손희송 주교는 지난 3월 법인 정기 최고경영회의에서 “진료정보교류 사업은 우리 기관이 추구하는 방향과 맞다. 우리 기관의 장점을 살려 국가사업에 적극 협력해야 한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또 3차 병원인 서울성모병원과 2차 병원인 여의도성모병원 간 강력한 의료전달체계를 구축해 환자 편의를 도모하고, 가톨릭 재단의 시스템을 통해 중복 검사를 방지해 비용을 절감한다는 계획도 있다. 아울러 가톨릭 재단 의료시스템을 통합 관리하는 업체 ‘평화IS’와 빠르고 유연한, 그리고 안정적인 시스템을 구축해 시스템 오류를 줄이고, 신뢰성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병원과 환자 증가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도 있고, 사용기간도 단축할 수 있다는 것이 병원의 설명이다.

미래 진료정보교류 사업에 참여하게 될 가톨릭 의대 전문의들도 시스템의 사용자로 참여하게 된다. 서울성모병원의 연간 전문의 배출 수는 국내 전체 전문의의 7% 수준이다. 4년의 수련기간 동안 시스템의 사용자로 참여하게 하면, 수련 종료 후 미래 잠재고객으로 적극적인 참여가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인센티브 부여 방안도 제시됐다. 진료협력센터 전용 공간을 활용해 협력 병·의원 의뢰 환자의 진료 예약을 빠르게 등록할 수 있도록 하며, 9명의 전담간호사가 외래 예약 및 전원 상담을 할 수 있도록 구축할 예정이다. 협력 기관 대상 전문 교육도 지원하고, 서울성모병원 의료진에게는 회송 실적이 우수했을 때 포상을 해 동기부여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서울대병원, 중증질환에 대한 진료정보교류 케이스 확대

서울대병원은 이번 사업을 통해 상급종합병원 쏠림 현상을 개선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특히 중증질환에 대한 진료정보교류 케이스를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병원은 현재 1, 2, 3차 의료기관 간 기능이 미분화되어 있으며, 상급종합병원 환자 쏠림 현상이 문제가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상급종합병원은 중증고난이도질환 진료 중심으로, 환자 거주지 인근 중소 병·의원은 치료 후 관리 및 추적, 동반 경증질환 진료 중심으로 역할분담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병원은 이를 위해 ▲혈액종양내과를 통해 실제 협력사례를 만들었던 서울적십자병원 ▲다수의 중증질환자를 진료하는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암 전문 전문병원인 원자력병원 ▲정형외과 전문 종합병원인 올바른서울병원 ▲동부제일병원 등 4개 협력 병원 및 96개 의원과 함께 공공거점문서저장소를 사용하여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특히 협력하는 의원은 현재 서울대병원 진료협력센터를 통해 진료의뢰와 회송이 빈번히 일어나고 있는 곳이며, 오랜 기간 협력관계를 유지해왔기 때문에 새롭게 참여하는 진료정보교류 시스템에도 많은 실증 케이스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국립병원인 원자력병원과 공공병원 간 진료정보교류 케이스를 확대해 공공보건의료 시스템도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진료정보교류 사업 TFT를 구성, 진료협력센터와 정보화실 그리고 공공보건의료사업단과 함께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라고 전했다.

◇전북대병원, 만성질환자 전원 활성화 및 참여병원 간 소셜네트워크(SNS) 구축

전북대병원의 추진 전략은 ▲만성질환자 전원 활성화 ▲본원 협진 시스템과 연동 ▲가상화를 통한 영상 정보 제공 ▲참여병원과 SNS 구축 ▲정보공유 시스템 보안 강화 ▲참여병원과의 협력체계 구축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를 위해 진료협력센터 내 전담인력이 간호사 1명, 행정직 1명 충원됐으며, 병원 20개소, 의원 90개소가 협력기관으로 참여한다.

 

병원은 원내 의료진에 인센티브를 지급해 진료 회송 및 회신을 장려하고, 우선진료 시스템을 활용해 의뢰환자에 대한 업무프로세스를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또 진료협력센터 전담인력을 통해 환자와의 유감을 증대시키고, 협력병원 현판 및 진료협력증서 체결을 통해 진료정보교류 시스템을 홍보할 방침이다. 응급환자를 위한 진료의사 핫라인도 운영하고, 만성질환자 회송에 따른 전원시 협력기관도 추천한다.

협력병원 의료진에게도 진료비 감면, 행사 지원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특히 연 2회 공동으로 학술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병원 및 진료과 주최 각종 학술세미나 및 행사에 초청한다. 정기적으로 간담회를 개최해 참여기관과의 교류도 활성화한다. 이같은 소통 강화를 위해 클라우드 기반의 영상정보 조회를 위한 가상화 시스템을 제공하고, 진료의뢰를 위한 SNS를 제공한다.

양혜영 전북대병원 의료정보과 개발분석팀장은 "병원은 지난 17일 110개 협력 기관 대상 설명회를 진행했으며, 내달까지 기관에 방문해 별도 협약서를 체결할 계획이다"라며 "거점병원 서버 세팅을 완료해 협력 병원과 통합 테스트를 진행하고, 올해 11월부터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림대성심병원, 네트워크 및 보건의료 IT 역량 통해 ‘지역 내 의료자원 최적화’ 실현

‘진료정보교류사업’ 신규 참여 거점병원, 어떻게 이끌어갈까
한림대성심병원은 한강성심병원, 춘천성심병원, 강남성심병원, 동탄성심병원 등 한림의료원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으며, 국내 최초로 진료전산화를 도입하면서 IT 역량을 키워왔다. 최근에는 온라인 의뢰 및 회송이 모두 가능한 진료협력시스템을 개발했으며, 모바일을 통한 ‘의뢰-회송 우선진료 시스템’도 구축했다.

또 환자 정보와 협력 의료기관 위치정보를 매칭해 제공하는 H-map을 개발해 개인별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공연 한림대성심병원 진료협력센터 관계자에 따르면 병원은 한림대의료원 네트워크와 지난해 병원에 진료 의뢰한 협력 의료기관 중 상위그룹, H-map 분석을 100건 이상 의뢰한 100개 의료기관과 협력을 맺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를 통해 의료전달체계와 환자 중심 진료체계를 확립하고, 지역 내 의료자원을 최적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이후 7개 병원을 추가할 예정이며, 이들 기관에는 파트너십 연수강좌 및 교육 기회 등을 제공하는 등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안이 마련됐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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