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도 한남충”… 혜화역서 페미니스트 2차 시위 열려

기사승인 2018-06-09 16: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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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도 한남충”… 혜화역서 페미니스트 2차 시위 열려9일 ‘홍대 몰카 유출 사건’에 대한 경찰의 성차별 편파 수사를 규탄하는 여성들의 2차 시위가 서울 도심에서 열렸다. 

포털사이트 다음 카페 ‘불법 촬영 성 편파수사 규탄 시위’ 측은 이날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동숭동 혜화역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법 앞에 모든 국민은 평등해야 한다”며 “법정 앞에는 공정한 재판을 위해 눈을 가린 여신이 저울을 들고 있지만, 한국 사회는 오히려 피해자 앞에서 눈을 가리고 현실을 외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성차별이 만연한 한국에서 공권력이 수호하는 것은 국민의 안전이 아닌 남성의 안전”이라며 “남성 누드모델 몰카 유출사건으로 한국 여성은 남성과 동등한 시민으로 여겨지지 않는다는 사실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대 미대 누드모델 몰카 유출범인 여성 모델인 사건 발생 12일 만에 붙잡혀 구속 기소된 것을 두고 피해자가 여성이 아닌 남성이었기 때문에 신속한 수사가 이뤄진 것이라며 이를 ‘편파수사’로 규정한 것.

집회 참가자들은 수사의 책임자인 ‘남성 경찰청장’과 ‘남성 검찰총장’을 파면하고 여성 경찰청장과 여성 검찰총장 선출할 것과 여남 경찰 비율 9:1을 함께 요구했다. 또 유튜버 양예원 스튜디오 촬영회 사건과 관련해 불법촬영물 유포자·다운로더·불법촬영 카메라 판매자 및 구매자·디지털 장의사에 대한 수사 등을 촉구했다. 

경찰을 조롱하는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이날 시위대가 ‘독도는 우리땅’을 개사해 부른 노래에는 ‘경찰도 한남충’이라는 가사가 포함돼 있었다. 몰카를 찍는 모습을 ‘미러링’하는 퍼포먼스로 몰카를 찍는 남성들을 조롱했다. 

또 참가자들은 남성 불법촬영 범죄자 10명 중 8명은 벌금형이나 집행유예에 그쳤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여성유죄 남성무죄 성차별 수사 중단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번 사건은 1일 홍대 회화과 누드 크로키 수업에 투입된 남성 누드모델의 사진이 남성혐오사이트 '워마드'에 올라오면서 촉발됐다. 이후 경찰 수사가 시작됐고 사진을 촬영하고 유포한 동료 모델 안모(25·여)씨가 지난 달 12일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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