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기쉬운 경제]美금리 1%p 오를 때, 국내 은행 대출 금리 변동폭은

[알기쉬운 경제]美금리 1%p 오를 때, 국내 은행 대출 금리 변동폭은

기사승인 2018-06-16 05:00:00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집을 사기위해 은행에서 수억원씩 대출받은 사람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홀쭉한’ 주머니 사정은 변함이 없는데 늘어나는 이자는 결국 씀씀이를 줄이는 방법으로 메꿔야 해서다.

그나마 이는 사정이 나은 사람들이며, 대출 이자 증가를 감당 못하고 신용불량의 늪으로 빠지는 이들도 있다. 따라서 미국의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가 어느 때보다 큰 상황이다. 그렇다면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실제 은행의 대출금리는 얼마나 상승했을까.

지난해 3월부터 올해 3월까지 1년 동안 미국은 4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이에 따라 미국의 기준금리는 0.50%~0.75%에서 1.50~1.75%로 1%p 올라갔다. 미국의 기군금리가 1%p 인상되는 동안 국내 은행의 가계대출 금리도 1%p 상승했을까. 정답은 ‘아니다’ 이다.

먼저 국내 8개 주요 은행의 예적금 금리·은행채 금리를 반영해 산출되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COFIX) 금리는 같은 기간 0.35%p 인상됐다. 코픽스 금리는 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산정할 때 기준이 되는 금리로 코픽스 금리의 상승은 은행 주담대 금리의 상승으로 직결된다.

인상된 코픽스 금리는 결국 은행의 가계대출 금리 인상을 불러왔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신규 가계대출 가중평균금리는 미 금리가 1%p 상승하는 동안 0.26%p 상승했다. 가중평균금리는 예금은행이 취급하는 대출상품의 금리에 상품별 금액에 따라 가중치를 부여한 금리로, 은행의 실제 금리 수준을 잘 보여주는 지표다.

세계 금융시장의 기준이 되는 미국의 기준금리가 1%p 상승할 동안 국내 은행의 대출금리가 0.26%p만 인상된 이유는 한국은행에서 찾을 수 있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1%p 인상하는 동안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0.25%p만 인상했다. 한국은행이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역할을 완화한 것이다. 

실제 예금은행의 신규 가계대출 가중평균금리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보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미국의 금리 인상에는 예금은행의 금리가 0.3%p~0.4%p 올라간 반면 한국은행이 지난 11월 기준금리를 인상하자 1%p까지 치솟았다.

다만 한국은행이 시장 금리의 상승을 억제하는 역할은 현재 한계를 맞이하고 있다. 미국의 지속적인 기준금리 인상으로 미국의 기준금리가 한국의 기준금리를 0.5%p 상회하면서 국내 해외자본의 유출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금융소비자들은 그동안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도 소폭 인상되던 은행의 대출 금리가 앞으로는 급격히 상승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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