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워치’ 새 영웅 ‘레킹볼’, 다시 판 바꿀까

기사승인 2018-07-02 18: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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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팀 기반 슈팅 게임 ‘오버워치’에 새로 등장할 예정인 28번째 영웅 캐릭터 ‘레킹볼’이 베일을 벗었다. 전에 없던 형태와 운용 방법으로 향후 오버워치 게임 흐름에 적잖은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블리자드는 지난달 29일 레킹볼을 오버워치 공개 테스트 서버에 적용, 이용자들의 반응을 살피고 있다. 1일 시작된 경쟁전 모드 시즌 11에는 합류하지 않았지만 여러 이용자들이 테스트 서버를 통해 레킹볼을 체험, 운용 방법을 연구 중이다.

먼저 레킹볼은 기존 영웅 ‘윈스턴’과 같이 ‘호라이즌 달 기지’에서 유전자 조작으로 태어나 높은 지능과 기술을 갖췄다는 설정의 햄스터 ‘해먼드’가 자신이 만든 로봇에 탑승한 형태다. 윈스턴과 달리 직접 인간 언어를 구사하지 못하고 로봇을 통해 의사표현을 한다.

철거용 크레인에 매달린 거대한 금속 구체를 지칭하는 ‘레킹볼’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레킹볼의 특징은 공으로 변신해 구르고 매달리고 휘두르는 공격·이동이다. 전방에서 적의 주의를 끌고 공격을 차단하는 ‘돌진형’ 영웅이면서도 기존 ‘라인하르트’, ‘자리야’, ‘디바’, ‘윈스턴’, ‘로드호그’, ‘오리사’ 등과는 전혀 다른 운용이 요구된다.

일단 기본 공격 무기는 한 탄창에 80발인 ‘4연장 기관총’으로 산탄 형태의 디바와 달리 조준 사격에 용이하고 쏘는 즉시 피해를 입히는 ‘히트 스캔’ 방식이라 투사체를 발사하는 오리사와도 다르다.

기본 공격의 활용도가 높지만 공으로 변신하는 고유 능력이 먼저 이목을 끈다. 시프트키를 눌러 구체로 변신하면 이동속도가 높아져 굴러다닐 수 있으며 우클릭을 사용해 주변 사물에 갈고리를 걸어 매달리거나 그네처럼 가속도를 얻을 수 있다. 갈고리는 ‘위도우메이커’의 그것과 비슷하지만 응용 범위가 더 넓다.

갈고리를 건 상태에서 주변 환경과 구조물에 따라 구체인 스스로를 휘두르고 가속도가 붙으면 붉게 달아오르는데 이 때 적에 부딪히면 피해를 입히면서 밀쳐낸다. 이 때문에 테스트 서버에서는 거점 안에서 연속적으로 회전하며 적을 밀어내고 시간을 끄는 활용이 가장 많이 보인다.

그러나 이 상태에서 레킹볼의 운동 범위, 경로를 제어하기가 쉽지 않아 단순히 구르고 휘두르기만 하는 경우 팀의 승리에 크게 기여하기 어렵다. 승리를 위한 팀워크보다는 원하는 영웅을 자유롭게 플레이하는 테스트 서버의 특성상 치열한 전략 전투가 벌어지지 않는 만큼 추후 본 서버 경쟁전에서는 달리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레킹볼은 오버워치 영웅 중 처음으로 왼쪽 CTRL키를 활용하는 영웅이기도 하다. 공으로 변신해 공중에 뜬 상태에서 누르면 땅으로 급하강하며 주변 적들을 공중에 띄워 일순간 무력화 하는 ‘파일드라이버’가 구사된다.

테스트 서버에서 일부 숙련된 레킹볼 이용자들은 구체 형태의 높은 기동성과 갈고리, 파일드라이버 운용에 더해 기본 공격과 또 다른 능력 ‘적응형 보호막’을 적극 활용한다.

적응형 보호막은 주변에 있는 적의 수만큼 자신의 에너지 보호막을 생성, 기본 600의 체력이 1000이상까지도 늘어난다. 이를 활용하면 빠르게 적진에 파고들어 파일드라이버로 진형을 무너뜨리고 보호막과 기본 공격을 활용해 피해를 주다가 다시 갈고리를 이용해 퇴각하는 전술이 가능하다.

특히 주변에 다수의 부유형 지뢰를 뿌려놓는 궁극기까지 함께 활용하면 적의 공격이나 수비 흐름을 완전히 와해시킬 수도 있다. 즉 빠른 기동을 통해 적의 주의를 분산시키는 공격적인 플레이에 적합한 형태다.

하지만 로드호그를 제외한 다른 돌진형 영웅들과 달리 ‘방벽’으로 아군을 보호할 수 없고 기동성이 뛰어나지만 디바, 윈스턴과 같이 자유롭게 높은 곳으로 비행 또는 점프하는 활용도 제한적이다. 전반적인 기동성은 높지만 가속도와 물리법칙, 주변 환경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숙련되지 않은 경우 아군을 보호하지도, 적을 위협하지도 못할 수 있다.

‘오버워치’ 새 영웅 ‘레킹볼’, 다시 판 바꿀까

이처럼 난이도가 높으면서도 변수를 만들 수 있는 레킹볼은 돌진형 영웅이면서 ‘겐지’, ‘트레이서’ 등 공격 영웅과도 유사한 ‘흔들기’ 역할을 할 수 있을 전망이다. 물론 제한적인 공격력 때문에 적 영웅의 완전 무력화보다는 전반적인 흐름이 주가 된다.

앞서 시즌 10에 근접전에 강한 영웅 ‘브리기테’가 추가되면서 ‘돌진형 조합’으로 불리던 디바, 윈스턴 중심의 구성이 방벽과 화력에 의존하는 라인하르트, 자리야 조합에 힘을 쓰기 어려워진 현 상황이 레킹볼로 인해 또 다른 양상으로 바뀌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게다가 최근 블리자드는 기존 사실상 수비 조합에 주로 활용되던 ‘시메트라’를 대대적으로 리메이크 했다. 일일이 앞에서 설치해야 했던 ‘포탑’은 원거리에서 공격용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됐고 수비 동선을 줄이는 데 활용되던 ‘순간이동기’는 궁극기가 아닌 일반 기술로 바꿨다. 기본·보조 발사도 조준을 통한 활용도가 높아져 ‘공격형’ 영웅이 됐다.

시메트라의 변화는 앞서 ‘부활’ 궁극기에 주로 의존하던 ‘지원형’ 영웅 ‘메르시’ 리메이크를 통해 보다 범용적인 영웅의 활용을 유도하고자 했던 것과 궤를 같이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게임의 흐름을 결정한다 해도 무리가 아닌 돌진형 영웅으로 변수가 많은 레킹볼이 더해지면서 특정 조합이 고착화 되는 현상을 막고자 하는 블리자드의 의도를 엿볼 수 있다.

다만 프로게이머나 경쟁선 상위 티어의 숙련된 이용자 외에 하위 티어에서 이 같은 변수는 새로운 요소에 적응하지 못한 기존 이용자들의 혼란이나 팀워크 약화 등 문제를 유발할 수도 있다. 오버워치는 앞서 ‘솜브라’, ‘둠피스트’ 등 새로운 영웅이 추가될 때마다 이 같은 현상을 나타내기도 했다.

김정우 기자 tajo@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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