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랜드 채용 비리 혐의를 받는 권성동(58) 자유한국당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5일 서울중앙지법 허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영장실질심사를 한 뒤 “범죄 성립 여부에 관해 법리상 의문점이 있다”고 영장 기각 사유를 밝혔다.
허 부장판사는 또 “현재까지의 수사 진행 경과와 피의자의 주거 등을 고려할 때 구속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점도 이유로 들었다.
권 의원은 기각 결정이 나온 직후 서울북부지검을 나와 “정확한 결정을 내려준 재판부에 감사의 말을 전한다”고 말했다.
검찰에 따르면 권 의원은 지난 2012년 11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된 강원랜드 교육생 채용에 의원실 직원, 고교 동창 자녀 등 최소 16명을 선발해달라고 청탁한 혐의(업무방해)를 받는다.
권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며 허 부장판사의 영장기각 전례도 화제가 되고 있다.
허 부장판사는 지난달 20일 필리핀 출신 가사도우미를 불법 고용한 혐의(출입국관리법 위반)로 청구된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 부인 이명희씨 구속영장도 역시 기각했다. 허 부장판사는 당시 “범죄 혐의의 내용과 현재까지 수사 진행 경과에 비춰 구속해 수사할 사유나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이유를 밝혔다.
그는 앞서 지난 5월30일 이명박 정권 국가정보원의 불법사찰 의혹에 연루된 혐의를 받는 이종명 전 국정원 3차장에 대해서도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볼 수 없고 증거 인멸 우려도 인정하기 어렵다”면서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허 부장판사는 지난 4월 18일에는 동료 검사를 성추행하고 인사보복을 한 의혹을 받는 안태근 전 검사장에 대해 “사실관계나 법리적인 면에서 범죄성립 여부에 대해 다툴 부분이 많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또 이보다 앞서 지난 3월에는 국군 사이버사령부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해 국방부 수사를 축소하도록 지시한 혐의 등을 받는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허 부장판사는 “종전에 영장이 청구된 사실과 별개인 본 건 범죄사실에 대해 다툴 여지가 있고 이미 진행된 수사와 수집된 증거 내용을 볼 때 피의자 도망하거나 증거를 인멸한 염려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