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현명한 ‘혈압약 복용법’과 건강관리

기사승인 2018-07-31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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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85·남)와 B씨(78·여)가 의식을 잃고 응급실로 이송됐다. 평소 혈압약을 복용하던 두 사람은 무더위에 밭에서 일하다 쓰러졌기 때문이다. A씨는 70mmHg 이하로 저혈압 증세를 보였으며, B씨는 정상혈압이었다. 검사를 시행해보니, A씨는 급성으로 콩팥 기능이 떨어져 있는 응급한 상황이었고, B씨는 혈액 내 나트륨이 정상 이하로 현저히 떨어져 있었다. 생명을 자칫 잃을 뻔한 A씨와 B씨는 빠르게 병원으로 이송된 덕분에 무사히 회복할 수 있었다.

◇고혈압, 여름철은 안심할 수 있다고요?

최근 기록적인 폭염이 연일 이어지면 만성질환자와 고령층에 건강에 적신호가 켜지고 있다. 실제 보건당국에 따르면 7월말 현재 온열질환자가 2000명을 넘어섰고, 27명이 열사병으로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1년 온열질환자 집계를 시작한 이후 최고치다.

특히 전문가들은 65세 이상 고령층 온열질환자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만큼, 폭염에 취약한 노인과 만성질환자는 건강관리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고 강조한다.

폭염의 1차적인 신체 반응은 바로 ‘땀’이다. 무더위 건강관리를 위해서는 땀을 통해 체외로 배출되는 수분과 염분 보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과도하게 수분과 염분이 배출될 시, 생명까지 위협받는 환자가 있다. 바로 ‘혈압약’을 복용하는 노인들이다.

고혈압은 우리나라 60대 이상 고령층의 약 65%에서 관찰되고 있다. 동맥경화 뇌졸중, 심부전증 등 다양한 중증질환을 유발할 수 있어 고혈압환자는 체중조절, 식이요법과 함께 혈압약을 복용하며 혈압관리에 애쓰고 있다.

◇땀 배출량 많으면, 자칫 생명 잃을 수 있어

여름은 고혈압 환자에게 있어 비교적 안심할 수 있는 계절로 알려져 있다. 혈압으로만 봤을 때, 여름에는 낮아지고 겨울에는 높아지기 때문이다. 고혈압 환자는 상대적으로 안심하며 혈압조절을 소홀히 하기도 한다.

다만, 문제는 혈압약을 복용하면서 땀을 많이 흘리게 되면, 혈압이 더 낮아져 자칫 생명에 위협을 느낄 수 있다.

위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혈압약을 복용한 상태에서 땀을 과도하게 배출 할 시, 수분과 염분소실이 보충되지 못하면 혈액량이 부족해져 저혈압이 발생하거나 혈액 내 나트륨이 떨어져 의식을 잃기도 한다.

경희대학교병원 신장내과 임천규 교수는 “폭염이 지속되면서 땀의 배출량이 늘어나는데 수분 및 염분 섭취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으면, 위 사례와 같이 위험할 수 있다”며 “평소 싱겁게 먹도록 교육받았다 하더라도 혈압약을 먹는 환자는 땀으로 손실된 양만큼, 물과 소금을 충분히 보충해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폭염에 현명한 ‘혈압약 복용법’과 건강관리◇고혈압약 안전하게 복용 중요…충분한 수분과 염분 섭취가 필수 

그 배경에는 혈압약의 성분에 있다. 안지오텐신 차단제는 심장과 콩팥 합병증 예방 및 치료에 우수하다.

특히, 신장 사구체혈관의 높은 압력을 감소시키는 데 효과적이어서 처방률이 높다. 다만, 수분과 염분이 부족할 때는 사구체 최소 압력보다 더 낮아질 수 있다. 이는 사구체 여과율을 감소, 신기능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이 약은 고령이거나 탈수가 심하거나, 콩팥의 동맥경화증이 심한 환자는 특히 주의해야 한다.

임천규 교수는 “안지오텐신 차단제에 이뇨제를 추가한 복합제를 먹는 환자가 많다. 이 경우 과도한 땀 배출로 혈액 내 나트륨이 갑자기 떨어져 의식을 잃을 수 있기 때문에 여름철 야외활동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임 교수는 “무더위가 절정으로 향하고 있다. 올 여름을 건강하고 활기차게 이겨내기 위해 고혈압환자 본인과 가족, 의료진 모두 이러한 의학 상식으로 무장해야 할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송병기 기자 songb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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