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병원 의사 '몰카'…음란동영상만 2만여개, 피해자 '속출'

간호사 갱의실 이어 산부인과 진료실 등 불법촬영…노조 "병원, 경찰 재수사 해야"

기사승인 2018-08-08 13: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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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가 서울대학교병원이 운영하고 있는 시립병원에서 잇따라 발생한 ‘몰카’ 사건을 재수사 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지역지부 서울대병원분회는 8일 “환자, 직원 무차별 불법촬영 사건. 병원장과 서울동작경찰서장의 무책임을 규탄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 2015년 1월 해당 병원에서 간호사 갱의실(작업복으로 갈아입는 방)을 불법 촬영한 동영상이 발견된 사건이 발생했다. 병원은 피해 간호사를 면담하는 자리에서 노조에 전화를 걸어 문제제기를 안하도록 조치하는 동시에 병원 측에 사건 처리를 위임하도록 했다. 사건 처리를 위임받은 병원은 서울동작경찰서에 고발 접수를 했고 그걸로 끝이었다.
 

같은해 5월 이 병원에서 근무했던 의사가 불법촬영으로 검거되고, 2만여 건의 음란동영상 파일이 발견됐다. 범행을 한 의사는 산부인과 진료실, 마취상태의 환자, 커피숍 등 장소와 대상을 가리지 않고 몰카를 찍었고, 불법촬영 파일 중에는 병원 탈의실도 있었다. 그러나 경찰은 그 의사와 병원 갱의실 사건과의 연관성을 조사하지 않았다.
 

노조는 “경찰은 결국 범인을 놓쳤고, 병원은 피해자에 대한 사과나 보상은 고사하고 수사결과 조차 보고하지 않고 은폐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당시 병원 측과 동작경찰서는 문제 영상을 삭제하기가 어렵다는 답변만 되풀이 했다. 결국 수개월에 걸쳐 삭제가 되었지만 최근 또다시 몰래카메라 영상이 유포되고 있고, 현재는 언론과 노동조합의 요구로 삭제된 상태다”라며 “그러나 언제든 다시 유포될 수 있고, 이에 대해 병원 측은 손을 놓고 있다”고 꼬집었다. 2015년 당시 사건결과를 제공하라는 노동조합의 요구와 다섯 차례의 공문 요청에도 병원 측은 아무런 문서 답변을 하지 않았고, “피해자가 직접 정보공개 청구를 하시라”라고 하고 있다는 것이 노조측 설명이다. 
 

그러면서 노조는 “새롭게 드러난 영상에서 추가 피해자들이 확인됐다. 노동조합은 피해자들과 함께 경찰과 병원 측에 법적 책임을 비롯한 모든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회사가 지시한 장소에서 작업복을 갈아입었을 뿐인데 몰카 피해자가 되어 엄청난 고통을 혼자 극복해야했던 간호사들은 더 이상 참지 않을 것이다”라고 분노했다.
 

또 “2015년 피해자는 병원을 사직하고 해외로 떠나보기도 했지만, 고통을 극복할 수 없었다. 피해자가 지금 다시 목소리를 낸 이유는 자신의 사건이 제대로 수사되지도 않았고 책임져야할 병원 측으로 부터 아무런 답변도 듣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냥 덮고 잊어보려고 했지만 덮어지지도 잊혀지지도 않았기 때문이다”라며 “피해자는 다른 피해자들에게 ‘제대로 해결하고 사과 받지 않는다면, 절대 저절로 잊혀지지 않는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 그리고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라고 했다”고 전했다.
 

노조는 “의사가 진료실에서 환자의 몰카를 찍는 병원은 이미 병원이 아니다”라면서 “노동자가 직장 갱의실에서 옷을 갈아입다가 몰카피해자가 됐는데 알아서 하라는 회사는 더 이상 영업을 해서는 안된다. 국민이 공공화장실에서, 커피숍에서, 길거리에서 몰래카메라의 범행대상이 되는 나라는 나라가 아니다”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이어 “재수사를 결정한 경찰은 이제 모든 방법과 인력을 동원해 제대로 수사하고 범인을 잡아야 한다. 그리고 해당 병원은 먼저 피해자들에게 사과하고, 피해보상을 포함한 모든 책임을 져야한다”며 사건 해결을 촉구했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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