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생 교육비로 대학원 등록금 내고 성인용품 구매”…사립유치원 불법운영 실태

기사승인 2018-08-10 11:2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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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생 교육비로 대학원 등록금 내고 성인용품 구매”…사립유치원 불법운영 실태사립유치원의 불량 급식과 교육비 남용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순영 경기도교육청 대표시민감사관은 10일 SBS ‘김성준의 시사전망대’에 출연해 지난해 사립유치원 감사 결과를 설명했다.

최 감사관은 “사립유치원 감사를 3년 동안 해왔다. 상황이 정말 심각하다는 것을 느꼈다”며 “닭 한 마리 가지고 30명의 식단을 짠다든가, 불고기를 1인당 5g 한다거나, 수박 한 통으로 100명이 먹고, 귤 한쪽을 15쪽으로 나눠서 아이들을 먹이는 경우가 있었다”고 말했다.

현재 사립유치원은 시도에서 한 명당 한 끼에 2600원씩 지원받고 있다. 최 감사관은 “유치원은 50%씩 무상급식인 셈”이라며 “그 급식비를 받아 개인으로 집안 살림하는 경우가 많다. 영수증을 보면 주말 저녁 집 근처에 있는 유기농 매장에서 장을 본 경우가 있다. 일반 마트에 가서 본 영수증에는 소주, 막걸리, 맥주, 홍어회, 광어회가 있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또 최 감사관은 “막걸리를 저녁마다 그것도 퇴근길에 사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막걸리로 아이들 빵을 만들어준다고 답하더라”라며 황당한 사례를 소개했다.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 학부모에게 제공하는 식단만으로는 제대로 급식이 나오는지 확인하기 힘들다는 지적도 나왔다. 최 감사관은 “식단을 보고는 알 수 없다. 영수증을 봐야 한다”며 “엄마들이 점심시간에 와서 한 명씩이라도 돌아가면서 보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현실성이 없다”고 했다.

최 감사관은 “경기도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국의 문제다. 지난번에 경산에서도 조리사가 100명을 위한 국을 끓이는데 계란 3개를 넣어 논란이 됐다”면서 “내부고발자가 없으면 알 수 없다. 그런데 내부 고발을 하면 이 사람들이 다른 곳에 취직이 안 된다”고 꼬집었다.

급식비뿐 아니라 교육비를 부정하게 사용하는 경우도 소개됐다. 최 감사관은 “교육비는 누리과정이라고 해서 22만원, 방과후라고 해서 종일반은 7만원을 더 줘서 29만원을 준다”며 “그런데 이 돈을 가지고 해외여행을 가거나 원장들이 대학원 등록금을 쓰기도 한다”고 밝혔다.

또 “더 심각한 것은 피부관리 받은 400~500만원, 양복 1080만원, 백화점에서 구매한 명품 몇 천만원, 심지어는 홍대 앞 모텔에서 성인용품 구매한 것까지 영수증에 나왔다”고 비판했다.

최 감사관은 “꼭 때려야만 폭행이 아니다”라며 “아이들을 우리가 잘 키워야 할 의무가 있고 잘 돌봐야 할 의무도 있다. 아이들의 권리가 박탈당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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