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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고령친화식품, 사회적 시스템 구축 선결돼야

고령친화식품, 사회적 시스템 구축 선결돼야

조현우 기자입력 : 2018.09.01 01:00:00 | 수정 : 2018.08.31 22:21:59

노인이 되면 씹고 삼키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으면서 식품섭취 감소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는 영양불균형으로 이어진다. 구강 소화 과정에 필수적인 침의 분배는 30대의 절반으로 줄어들고 치아와 무는 힘도 약해진다. 

이러한 단점을 상쇄하기 위한 것이 고령친화식품이다. 생리·신체적 기능의 저하로 자기유지 기능이 약화된 고량자를 위해 식사나 소화섭취가 용이하게 할 목적으로 제조·가공한 식품을 말한다. 섭식(영양분을 먹는 과정)·저작(음식을 씹는 행위)소화 등의 장애로 인한 식사량 감소와 영양불균형 감소를 위해 먹기 쉽도록 만든 소화용이식품과 물성연화식 등이 대표적이다. 

고령친화식품은 우리나라가 고령사회에 진입하면서 그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17 인구주택총조사’ 전수집계 결과에 따르면 우리 사회의 연간 인구 증가율은 0.3%로 1949년 인구조사 시작 이래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또 65세 인구는 34만명으로 전체의 14.2%를 차지하며 고령사회에 진입했다. 2026년에는 20% 이상을 넘어 ‘초고령사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의 인구 고령화는 선진국에 비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2000년 고령화사회가 된지 불과 17년만에 고령사회가 된 것으로 프랑스 115년, 미국 73년, 일본 24년에 비해 최대 100년 가까이 빠른 셈이다. 

급격한 사회 고령화에 맞춰 고령친화식품시장 규모도 함께 팽창하고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고령친화식품 시장규모는 지난해 6조4017억원에서 오는 2020년 17조6343억원까지 175.4%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일본·미국 등 해외에서는 실버푸드가 가정간편식(HMR)에서 진화해 이미 수십 조원대의 거대한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우리 정부는 이러한 고령화시대에 발맞추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규와 규제 등이 현실과 동떨어져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06년 제정된 ‘고령친화산업진흥법’에 따르면 식품 부문은 ‘노인을 위한 건강기능식품 및 급식 서비스’ 외에 규격이나 영양, 기준 등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빠진 상태다. 현행법에 따라 고령친화산업발전계획을 수립하고 진행한 경우는 법 제정 이후 9년 동안 없었다. 

이에 지난해 12월 농림축산식품부는 한국산업표준(KS표준)에 ‘고령친화식품 한국산업표준’을 신설하여 고령친화식품의 정의와 식품 경도 기준을 정했다. 그러나 시험방법이 컵젤리 등과 유사한 물성에 제품에만 적용 가능해 제품의 다양성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꼽히기도 했다. 

뒤늦게나마 지난 7월에는 식약처가 고령친화식품 기준 신설 내용을 담은 ‘식품 기준 및 규격 일부 개정 고시안’을 행정 예고했다. 개정안은 식품의 경도(50만 N/m2 이하)와 영양성분 함량 기준을 신설했으며 최종제품에는 대장균군(살균제품)과 대장균(비살균제품) 규격을 마련하기도 했다. 

식약처 등 관계부처는 “시장형성 초기 단계인 만큼 불필요한 규제로 작용하지 않도록 꼭 필요한 요건만을 규정한 뒤 상황에 따라 후속 조치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현재 몇 걸음 뒤처진 현재 상황을 볼 때 답답하다는 마음을 떨치기 어렵다. 

시대는 급변하고 있고 이는 시장 상황도 마찬가지다. 우리보다 6년 일찍 고령사회에 진입해 현재 초고령사회인 일본은 고령친화음식을 옆에서 돌봐준다는 의미의 개호(介護) 음식으로 표현한다. 

일본에서는 어디서든 고령친화음식을 구할 수 있고 배달도 가능하다. 가정간편식 형태로 간단하게 전자렌지에 데워서 취식할 수도 있다. 제품의 가짓수가 문제가 아닌, 사회적 인식과 시스템의 차이가 벌어진 것이다. 

제품의 규격과 형태에 대한 규제와 법제가 만들어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러한 규제가 제대로 적용될 수 있도록 사회 전반의 시스템을 구축하는 작업도 동시에 이뤄져야한다. 

조현우 기자 akg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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