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카오, 같은 듯 다른 블록체인 전략

기사승인 2018-09-06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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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카카오, 같은 듯 다른 블록체인 전략

네이버와 카카오가 블록체인(blockchain) 사업 육성에 뛰어든 가운데, 유사하면서도 다른 전략이 눈길을 끈다. 블록체인이란 데이터 분산 처리 방식으로 위·변조가 불가능해 신뢰성이 요구되는 부분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을 말한다.

IT기업 네이버는 자회사 라인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블록체인 플랫폼 육성에 주력하고 있다. 글로벌에서 2억명에 달하는 라인 메신저 사용자들을 무기로 블록체인 플랫폼을 확대할 계획이다.

라인은 최근 블록체인 플랫폼 ‘링크체인’과 보상형 암호화폐 ‘링크(LINK)’를 전세계 라인 이용자를 대상으로 공개했다. 링크의 발행 화폐 수는 총 10억개다. 이 중 8억개는 링크 서비스에 참여하는 글로벌 이용자에게 보상으로 지급된다. 향후 링크는 콘텐츠, 커머스, 개인 간 송금, 게임, 암호화폐 거래소 등 다양한 서비스에서 지불·보상수단으로 활용된다.

현재 라인은 대만·일본·태국·인도네시아 등 글로벌 가입자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이 중 일본의 경우 암호화폐 결제가 가능한 상점이 27만곳에 달하며, 태국은 은행이 암호화폐 자회사를 설립할 정도로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규제 문턱이 낮다. 따라서 라인은 해외 시장에서 먼저 사업을 추진하고 이후 국내 시장으로의 도입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IT업계 관계자는 “라인은 많은 가입자를 무기로 글로벌에서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기술을 보급에 나선 상황”이라며 “글로벌에서 라인은 친숙한 브랜드로 글로벌 시장 공략부터 나서는 것이 어찌보면 자연스럽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국내에서는 블록체인·암호화폐 기술을 신기루로 보는 분위기가 아직 있다. 예후를 지켜보는 일도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카카오는 암호화폐와 거리를 두고 블록체인 플랫폼을 통한 고객 체감형 서비스 양성에 힘을 쏟고 있다. 카카오의 블록체인 자회사 그라운드X는 4일 개발자콘퍼런스 ‘if kakao’를 통해 보상형 코인을 지급하는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과 암호화폐 ‘클레이’를 공개했다.

이날 카카오가 공개한 클레이튼은 보상형 암호화폐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라인과 같다. 이를 통해 라인과 마찬가지로 블록체인 플랫폼 저변을 확대하고 블록체인 생태계를 육성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카카오는 세계의 암호화폐 사용자들은 모두 더해도 1억명이 넘지 않고, 인터넷 사용자 전체 순위의 1%도 안 되는 소수의 사람만이 블록체인을 사용하는 상황이니 만큼 우선 일반 소비자들을 끌어들일 컨텐츠를 만드는 일에 주력한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카카오가 자사 카카오톡 서비스에 본격적으로 클레이튼 플랫폼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킬러 콘텐츠 제작에 나서지 않겠냐는 의견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톡 일부 서비스에 블록체인을 합치는 방식으로 시너지 효과를 낼 수도 있다”며 “국내에서 가장 많은 가입자를 보유한 메신저인 만큼 시너지 효과가 엄청날 것”이라고 말했다.

임중권 기자 im918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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