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박차 가하는 한국 게임…중소·대형사 모두 달린다

기사승인 2018-10-29 08: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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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게임사들의 글로벌 진출이 본격화 되고 있다. 중국 등 일부 국가에 치우쳐 있던 시장을 북미‧유럽 등 서구권까지 넓히고 게임성도 이에 어울리는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분주하다.

최근 게임빌은 동남아와 일본 시장에 순차적으로 선보인 모바일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탈리온’의 초반 성적 영향으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유티플러스가 개발한 탈리온은 태국 앱스토어 매출 3위, 필리핀 구글 플레이 매출 5위를 기록록한 데 이어 지난 18일 일본에 진출, 앱스토어와 구글 매출이 각각 7위, 15위까지 올랐다. 게임빌 주가도 10% 이상 뛰며 시장의 기대감을 반영했다.

게임빌은 앞서 올 상반기 야심차게 준비한 MMORPG ‘로열블러드’를 출시, 국내에서 흥행에 실패하고 해외 시장에 선보였다. 탈리온은 이와 달리 해외에서 먼저 선보이는 전략을 택했고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탈리온에 이어 선보일 모바일 신작 ‘엘룬’ 역시 해외 시장에 먼저 출시할 예정으로 게임빌은 글로벌 공략에 한층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서머너즈 워’ 등으로 글로벌 흥행을 이룬 계열사 컴투스와의 해외 지사 통합, 서비스 플랫폼 공유 등도 추진 중이다.

모바일 RPG(역할수행게임) ‘킹스레이드’를 선보인 베스파는 오는 12월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지난 24일 금융위에 증권신고서를 제출, 공모 절차에 들어갔다.

킹스레이드는 지난해 국내 출시 후 다양한 캐릭터와 확정형 아이템 구매 방식 등으로 주목을 받고 세계 150여 국가로 진출했다. 일본 구글 매출 10위권, 대만 구글 매출 2위 등 기록을 세우며 2016년 1억원에 그친 베스파의 매출을 지난해 311억원으로 끌어올렸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이미 816억원에 달한다.

베스파는 상장 이후 전략적 마케팅을 통해 일본과 북미 시장의 매출 상향 안정화를 이루고 2019년까지 안정적 성장의 발판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이미 두드러지는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게임사로는 블루홀과 펄어비스 등이 대표적이다.

블루홀 펍지주식회사는 지난해 온라인 배틀로얄 슈팅 게임 ‘플레이어 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를 글로벌 서비스 플랫폼 ‘스팀’을 통해 처음 선보여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스팀 접속자 1위 자리를 꿰찼을 뿐 아니라 올해 중순 기준 PC와 엑스박스원 판매량 5000만을 돌파, 모바일 버전까지 총 4억 이용자를 기록하며 명실공히 글로벌 흥행에 성공했다.

펄어비스는 2014년 선보인 PC 온라인 MMORPG ‘검은사막’을 2015년 일본과 러시아, 2016년 북미‧유럽에 선보였고 대만, 남미, 터키, 중동, 동남아까지 150여개 국가에 12개 언어로 서비스 하며 올해 누적 가입자 1000만을 넘겼다. 올해 내놓은 모바일 버전도 대만을 시작으로 해외 공략을 시작했으며 콘솔 버전까지 플랫폼 확장도 계획 중이다.

대형 게임사들 역시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잰걸음 중이다.

넷마블은 2016년 말 모바일 MMORPG ‘리니지2 레볼루션’으로 1개월 만에 2000억원 이상 매출을 달성하며 급격한 성장세를 보인 데 비해 올해 눈에 띠는 흥행작이 없어 실적도 지난해 대비 다소 위축된 상태다.

오는 12월 ‘블레이드 & 소울 레볼루션’ 출시까지 대형 흥행작은 가뭄이지만 올해 넷마블은 꾸준히 글로벌 시장에 도전하고 있다. 상반기 전략 게임 ‘아이언쓰론’부터 캐주얼 낚시 게임 ‘피싱스트라이크’ 등 다양한 장르를 글로벌 시장에 내놨고 최근에도 새로운 게임 방식의 RPG ‘팬텀게이트’를 선보여 호평을 받았다. 

넷마블은 지난해 리니지2 레볼루션을 아시아에 이어 북미‧유럽 등지까지 선보여 글로벌 시장 성향을 파악하는 등 경험을 쌓고 있으며 인수한 북미 자회사 잼시티의 ‘해리포터: 호그와트 미스터리’도 소정의 성과를 냈다. 이를 바탕으로 서구 시장에서도 성과를 창출한다는 방침이다.

글로벌 박차 가하는 한국 게임…중소·대형사 모두 달린다

다수의 PC‧모바일 게임을 서비스 중인 넥슨 역시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 대표작을 내놓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넥슨은 올해 상반기 새로운 방식의 샌드박스 모바일 게임 ‘야생의 땅: 듀랑고’를 선보이며 글로벌 대표작으로 만들고자 하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2000년대 대표작 ‘카트라이더’, ‘던전앤파이터’ 등을 이을 뿐 아니라 국내와 중국에 그치지 않는 세계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게임을 내놓겠다는 의지였다.

장기간 준비한 듀랑고는 흥행에 성공하지 못했지만 넥슨은 PC 게임 ‘하이퍼유니버스’, ‘어센던트 원’ 등으로 도전을 이어왔다. 역시 고전을 면치 못했지만 모바일에 비해 상대적으로 위축된 PC 시장에서 ‘리그 오브 레전드’가 사실상 점유율을 독식하고 있는 PC AOS(진지점령전) 게임들을 선보여 이목을 끌었다.

이처럼 국내 게임 업계에서는 중소 개발사의 해외 진출을 통한 급성장부터 대형 게임사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 노력이 동시에 벌어지고 있다.

특히 기존에는 넥슨의 던전앤파이터 등이 흥행한 중화권 시장이 국산 게임 수출에서 35%(한국콘텐츠진흥원 2016년)를 넘는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해 현지 시장 변화가 국내 게임 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지나치게 크다는 지적이 있었다. 글로벌 시장 다각화가 이뤄질 경우 극복할 수 있는 부분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여러 국산 게임이 특정 장르와 과금 등 형태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도 사실”이라며 “새로운 도전을 지속하면서 흥행에 실패하더라도 그 경험을 바탕으로 더 나은 게임을 선보이고 시장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우 기자 tajo@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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