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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태 전 대법원장 기자회견 장소에 정치권 “대법원 모독 말라”

검찰 출석 전 대법원 정문 앞에서 진행…여·야 ‘특권의식 여전’ 지적

조민규 기자입력 : 2019.01.12 20:45:40 | 수정 : 2019.01.12 20:45:47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헌정사상 최초로 대법원장 출신이 피의자 신분으로 11일 검찰에 출석했다. 이에 따라 향후 영장청구 등 진행 방향에 대한 관심이 모이고 있다. 

눈길을 끄는 점은 양 전 대법원장이 대법원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한 것에 대한 논란이 정치권을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바른미래당은 ‘대법원 건물까지 모욕하기로 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아직도 대법원장이라고 착각하는 것인가”라며 비난했다. 

당 김정화 대변인은 “사법농단 사태로 사법 정의는 심대한 위기를 맡게 됐다. 검찰에 소환된 양 전 대법원장은 검찰 출석에 앞서 대법원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설마 아직도 대법원장이라고 착각하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사법부를 정권의 하수인으로 만든 자신이다. 부끄러운 줄 모르는 ‘특권의식’이 그저 놀랍다. 죄 없는 ‘대법원 건물’까지 모욕하지 마라”며 “양 전 대법원장은 삼권분립을 몸소 훼손한 당사자다. 함부로 법과 양심을 운운하며 사법부에 치욕을 안기지 마라. 대법원은 ‘법을 악용하려는 자’의 공간이 아니라 ‘법을 지키려는 자’들의 공간이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민주평화당은 더 강하게 비난했다. 김형구 수석부대변인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사법농단 재판 거래 의혹에 대해 모든 것은 자신의 부덕의 소치이고 책임을 지겠다고 했다”며 “더 이상 토를 달 필요가 없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말씀이 진정성 있게 보이려면 구속 수사를 자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사법 농단 재판 거래 의혹은 신속하고 철저하고 성역 없이 진행돼야 한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스스로 구속 수사를 자처하는 것이 진실 규명을 앞당기고 무너진 사법 정의를 바로 세우는 길이다”라며,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서야 할 곳은 대법원 담벼락이 아니라 서울 구치소다”라고 강조했다.

정의당 역시 대법원 앞 기자회견에 대해 ‘특권의식’이라고 지적했다. 당 최석 대변인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검찰 소환조사를 받기 전 기어코 대법원 앞에서 입장을 밝혔다. 검찰 포토라인은 패싱했다. 검찰 포토라인에서 입장을 밝혔던 이명박-박근혜 전직 대통령들을 뛰어넘는 황제출석이다”라고 비난했다. 

최 대변인은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다는 헌법 가치를 사뿐히 즈려밟는 특권의식이 놀랍다. 사법부 독립을 해치고 헌법을 파괴한 주범답다”며 “기자회견 내용도 사법농단 관련 법관들이 법과 양심에 반하는 일은 하지 않았음을 믿는다고 했다. 이들의 상관인 자신 또한 잘못이 없다고 주장한 것이다. 진심으로 송구하다면, 양 전 대법관은 국민과 후배법관 그리고 자신으로 인해 억울한 판결을 받은 피해자들에게 진정으로 사과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사법적폐 청산은 양 전 대법관 구속수사로 시작될 수 있다는 것이 명백해졌다. 이미 구속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과 주요 혐의에서 공범으로 적시되고 있으며, 증거인멸 정황까지 확인된 바 있다. 구속수사가 반드시 필요한 중대범죄 피의자”라며, “사법부가 사법농단 관련자들을 단죄하고 국민신뢰를 회복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서초동 대법원 앞에서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관련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하기 전 입장을 밝히고 있다.사진= 박태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전직 대법원장이 검찰 조사를 받는 것 자체가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거니와, 피의자가 검찰 포토라인을 거부하고 자신이 재판받게 될 법원 앞에서 입장을 밝힌 것도 비상식적인 일이라, 사법부로서는 그야말로 ‘치욕의 날’이 아닐 수 없을 것”이라며, “양승태 대법원장이 소위 ‘대법원 기자회견’을 통해 전직 대법원장이라는 상징성을 부각시켜 ‘검찰 대 법원’의 구도를 조장함으로써 법원을 등에 업고 구속영장을 피해보려는 승부수였다면, 이는 결코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양 전 대법원장은 ‘오해가 있다면 풀겠다’ ‘법과 양심에 반하는 일은 하지 않았다’며 자신의 혐의를 적극 부인하고, ‘상황이 안타깝긴 하지만 앞으로 사법부가 발전하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는 유체이탈 화법까지 구사한 오만함이 실로 하늘을 찌른다”며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부적절한 처신에 대해 현직 후배 판사들로부터 ‘도대체 무슨 낯으로 이러는가’ ‘공사 구분이 전혀 없다’와 같은 비판이 쏟아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라고 강조했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김명수 대법원장으로 화살을 돌렸다. 11일 열린 사법부장악 저지 및 사법부 독립수호 특별위원회  회의에서 나경원 원내대표는 “양승태 대법원장의 검찰 출두가 정말 역사상 부끄럽고 치욕스러운 날이라고 말씀드렸다. 그런데 저희가 김명수 대법원장의 사퇴 촉구를 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사법부가 이렇게 정치화된 것에 대해서는 더 참담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지금 김명수 대법원장의 사법부는 한마디로 사법부 통째로 사법부를 청와대 아래다 두는 그런 행태 아닌가 생각한다. 그래서 저희는 이런 김명수 대법원장 체제의 사법부가 더 이상 정치화되지 않고, 사법부 본연의 모습을 되찾게 하기 위해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법원을 그만두고 바로 청와대에 갈 수 없도록 검찰과 똑같은 1년 유예기간을 두는 법안을 중점추진해 2월 국회에 반드시 처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14시간 동안 진행된 첫 조사에서 양 전 대법원장은 “기억나지 않는다”며 혐의 대부분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르면 13일 추가 소환해 나머지 혐의들을 조사할 것으로 전해졌다. 

조민규 기자 kioo@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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