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목록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아무도안해서합니다] 조회수 1당 1원…“난 유튜브 스타 될 수 있을까”

정진용 기자입력 : 2019.01.18 05:00:00 | 수정 : 2019.01.18 10:47:42

부족한 게 없는 억만장자 빌게이츠도 유튜브를 합니다.

바야흐로 유튜브 전성시대 입니다. 정치인, 연예인 할 것 없이 열풍에 동참하는 추세입니다. 정계은퇴를 선언했던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채널 ‘홍카콜라’를 통해 화려하게 복귀했습니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알릴레오’로 맞대응에 나섰습니다. 연예인들은 한발 더 나아가 유튜브로 팬들과 소통합니다. ‘제이플라뮤직’(1065만 구독자), ‘정성하’(546만 구독자), ‘포니신드롬’(477만 구독자) 등 일반인에서 스타로 발돋움한 이들도 많죠. 올해 초등학생 희망직업 조사에서는 유튜브 개인방송 진행자(유튜버)가 5위에 올랐습니다.

◆ 초등학생이 200억…솔직히 유튜브로 돈 벌고 싶다

유튜버의 매력은 무엇일까요. 일단 진입장벽이 없습니다. 자신의 콘텐츠가 있고 동영상 촬영·편집만 할 수 있다면 누구나 쉽게 시작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경제적 요인이 큽니다. 엄청난 수입을 벌어들이는 유튜버들의 사례가 언론을 통해 널리 알려졌습니다.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팜팜토이즈’(31억5000만원), ‘캐리와 장난감 친구들’(19억3000만원) 등 기업형 유튜버들이 수십억원대 수익을 올렸습니다. 1인 유튜버 중에서는 ‘대도서관’ 9억3000만원, ‘밴쯔’ 7억, ‘김이브’ 6억1000만원 등이 억대 수입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인기만 끈다면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유튜브 신화의 주인공이 될 수 있습니다. 지난해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익(244억원)을 기록한 유튜버는 미국의 7살짜리 초등학생 이었습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 유튜브 ‘투잡’, 나도?…직장인은 행복회로를 돌리기 시작했다

퇴근 이후 유튜버로 변신하는 직장인들도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작게는 용돈 벌이를, 크게는 퇴사를 꿈꾸는 이들이죠. 구글에서 ‘직장인 일상 브이로그’를 검색하면 약 9만4800개 영상이 나옵니다. 아침을 챙겨 먹고, 출근하고, 일하고, 퇴근하고. 평범하기 그지없는 모습이 담겼을 뿐이지만 조회수가 100만이 넘는 등 큰 인기를 끌고 있었습니다. 

이어폰을 얼굴에 붙인 채 바다포도를 먹는 초등학생 유튜버 ‘띠예’. 그의 영상은 기자에게 영감을 줬습니다. 일요일 저녁에 본 탓일까요. 문득 ‘나도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아무리 대도서관, 밴쯔라해도 처음부터 성공할 줄 알았겠습니까. ‘행복회로’를 돌리기 시작했습니다. 만에 하나 잘 된다면, ‘도비 이즈 프리(Dobby is free)’를 노트북 바탕화면으로 설정하고 멋지게 사직서를 던지리라. 헛된 망상도 꿨습니다.

◆ 황금 같은 토요일 저녁, 쏟아지는 질문에 끝날 줄 모르는 유튜브 강의

시작이 반입니다. 동영상 편집부터 할 줄 알아야겠죠. 회사 선배에게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자막 넣기, 영상 자르고 붙이기 등 기초적 기능을 속성으로 배웠습니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무려 40만 구독자를 자랑하는 유튜버가 직접 강의하는 ‘유튜브로 성공하기’ 수업을 신청했습니다. 재능 공유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했습니다.

직장인들에게는 황금 시간대인 토요일 저녁. 서울 서대문구 신촌 한 스터디 카페에 ‘유튜버 꿈나무’ 6명이 모였습니다. 연령대는 다양했습니다. 과반수가 직장인이었고요. 한의사, 학원을 운영하는 자영업자, 증권사에 다니는 회사원, 게스트하우스 주인 등 하는 일은 다르지만 모두 하나의 목표를 갖고 모였습니다. 

“유튜브가 레드오션? 전혀 걱정 안 해요”

비트코인 끝물에 진입해 쓴맛을 본 이들처럼, 너무 늦게 유튜버에 입문한 게 아닌지 걱정이 된 기자. 강사는 “크리에이터 숫자가 늘어나는 속도보다 유튜브 시청자들의 시청 시간 증가 추세가 더 빠르다”고 안심시켰습니다. “투잡 성격으로 하면 밑져야 본전”이라는 응원도 곁들였습니다. 다만 “너무 환상에 사로잡히지 말라. 성공한 이들은 극히 일부분”이라고 당부했습니다.

현업자의 ‘꿀팁’이 이어지며 수강생들의 손은 바빠졌습니다. 1분마다 400시간의 동영상이 홍수처럼 쏟아지는 유튜브. 내 ‘자식 같은’ 동영상이 묻히지 않기 위해 어떤 전략이 필요할까요. 유튜브에서는 ‘시청 지속시간’이 가장 중요합니다. 시청자들이 어떻게든 중간에 나가지 않고 끝까지 볼 수 있도록 해야 유튜브가 ‘좋은 콘텐츠’로 인식한다는 게 강사의 설명입니다. 이를 위해 유튜브 채널 관리자 페이지인 ‘크리에이터 스튜디오’(YouTube Creators Studio)에서 제공하는 분석 기능을 활용, 어떤 장면에서 시청자들이 빠져나가는지 점검하라는 조언도 나왔습니다.


사진=구글애드센스

◆ 구독자 1000명, 시청시간 4000시간 넘어야…유튜브에서 돈 벌기도 험난

그래서 얼마를 벌 수 있을까요. 생각보다 ‘구글 애드센스’(영상 시작과 중간에 들어가는 광고)로 벌어들이는 비율이 높지 않다고 하네요. 광고의 CPM(Cost Per Mille∙1000회 광고를 노출시키는 데 사용된 비용) 단가는 국내에서 조회수 1건 당 1원으로 생각하면 쉽습니다. 애드센스 광고도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광고비를 벌어들일 수 있는 기준이 최근 새로 생겼습니다. 조건은 구독자 1000명과 12개월 동안 시청시간 4000시간(5분 영상 기준 조회수 4만8000회)이상, 2가지입니다. 그런데 이 조건을 충족시키기까지 시간이 꽤 걸린다고 하네요. 때문에 ‘영세한’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의 경우, 광고비보다 제품 협찬으로 번 수입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합니다. 

또 유튜브 채널을 만들 때 분야와 타겟층을 명확히 정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습니다. 한류 등 연예, 음악처럼 언어와 문화적 장벽이 낮아 전세계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분야가 좋습니다. 또 지난 5월 모바일 리서치 업체인 오픈서베이 조사에 따르면, 인기 높은 유튜브 채널 100개의 주(主)사용 언어를 분석한 결과 영어가 무려 66%를 차지했습니다. 한국어는 2%에 그쳤습니다. 즉 영상을 영어로 제작할 경우, 한국 뿐 아니라 영어권 국가 사용자 전부가 잠재적 타겟층에 들어가는 셈입니다. 

수강생들의 열띤 질문들이 이어지며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겼습니다. 함께 수업을 들은 직장인 김모(29.여)씨는 “가욋돈이나 벌자는 가벼운 마음으로 유튜브 수업에 와봤다. 사회 초년생들을 위한 재테크 방법을 알려주는 콘텐츠를 할까 고민 중”이라며 “얼굴이 노출된다는 점, 방송 내용이 회사 직무와 너무 직접적으로 연관돼 있다는 점들은 마음에 걸린다. 오늘 수업을 듣고 유튜버가 되는 게 만만치 않겠다는 느낌이 들었다. 생각이 많아졌다”고 소감을 말했습니다.

◆ 동영상 찍고 탈진한 기자…그 뒤 엄청난 본진이 남아있었으니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기자가 직접 유튜브를 제작하기로 했습니다. ASMR(바스락거리는 소리, 먹는 소리 등을 통해 듣는 이에게 안정감을 주는 것)을 곁들여 초보자를 위한 ‘쿡방’(요리 방송)을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유튜브에서 쿡방이 속하는 ‘교육’ 분야는 아직 포화상태가 아니라는 강사의 조언을 따랐습니다.

컨셉은 ‘오늘 하루 고생한 나에게 멋진 한 끼를’ 입니다. 타겟층은 기자 본인처럼 요리 문외한이지만 혼자서도 예쁘게 차려 먹고 싶은 20~30대 청년층입니다. 요리는 2가지를 제작해 1편과 2편으로 나눠 올리기로 했습니다. 메뉴는 유명 요리연구가 ‘국가비’의 ‘쉬림프 갈릭 원팬 파스타’, 유명 예능 프로그램 ‘밥블레스유’에서 개그우면 이영자가 만들어 먹었다는 ‘크림볶음밥’으로 선정했습니다. 현재 유튜브 상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영상과 비슷하게 제작해, 추천영상으로 뜨는 효과를 노리는 것이죠. 

장소는 회사 선배가 협찬해 줬습니다. 재료를 구입해 영상을 촬영했습니다. 유명 유튜버처럼 먹음직스러워 보이면서 동시에 예쁘게 요리하는 것은 꽤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구도, 조명, 순서 등 신경 쓸게 한 두 가지가 아니었습니다. 파스타는 너무 불었고 볶음밥은 양 조절에 실패했습니다. 다행히도 큰 사고 없이 동영상 촬영을 4시간여 만에 끝냈습니다. 평소보다 시간이 배로 걸린 겁니다. “야채 썰 때 조마조마해서 혼났다”는 선배들 잔소리는 덤이었습니다. 몸은 녹초가 됐습니다.

동영상 촬영은 끝이 아니라 시작에 불과합니다. 편집이 남아있기 때문이죠. 또 다른 선배의 도움을 받아 편집했는데도 불구하고, 1분 분량의 영상을 만드는 데 3시간여가 소요됐습니다. 영상을 자르고, 붙이고, 자막을 입히고, 색감을 조정하느라 눈이 빠질 듯했습니다. 


◆ 주변에 객관적인 평가를 받아봤다

유튜브에 영상을 올리는 순간까지도 긴장을 늦춰선 안 됩니다. “시청자들은 정직한 썸네일과 제목을 절대 알아주지 않습니다. 어느 정도의 ‘어그로(주제에서 벗어난 내용이나 불쾌한 내용으로 관심을 끄는)’는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강사의 조언이 귓전을 울렸습니다. 

동영상을 올리고 주변의 평가를 들어봤습니다. 

A씨(28·여) “맛있어 보인다. 다만 카메라를 좀 더 당겨서 요리를 가까이 보고 싶다”

B씨(33·여) “너무 작은 새우를 써서 요리 초보인게 티가 난다”

C씨(33) “요리를 완성한 뒤 먹는 모습까지 보여줬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D씨(29) “생각 없이 계속 보게 된다”


◆ 유튜버 입문자, 이것만은 명심하자!

1. 영상은 짧을수록 좋다. 동영상이 길수록 중간에 이탈하는 시청자들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길어야 3~5분 내외가 적당하다.

2. 주제는 내가 좋아하는 것과 시장이 원하는 것의 공통분모 하나를 잡고, 깊이 파보자. 누가 시키지 않아도 내가 좋아서 계속 영상을 찍을 수 있는 주제여야 한다. 

3. 초기일수록 소통과 댓글이 중요하다. 채널 초기에는 댓글에 하트를 달고 리플을 다 달아주도록 노력하자. 채널 구독자들의 충성도를 높이는 방법이다. 

4. 처음부터 고가의 장비는 불필요하다. 스마트폰, 삼각대면 충분하다. 굳이 구입하고 싶다면 조명, 마이크, 카메라 순으로 하는 것이 좋다.

5. 유튜버가 자유롭다고 생각한다면 착각. 일주일에 날짜를 정해놓고 영상 1~2개씩 정기적으로 올리도록 한다. 동영상이 2주만 올라오지 않아도 유튜브는 ‘죽은 채널’로 인식한다고. 

끝으로 유튜버를 고민하는 모든 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강사님의 말이 있습니다.

“망설일 시간에 일단 하세요. 하나만 올려봐도 ‘각’(느낌을 말하는 신조어)이 나올 겁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사진=박효상 기자 tina@kukinews.com/ 편집=이미애 truealdo@kukinews.com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    
  • 맨 위로



이미지

photo pick

이미지
이미지
SPONSORED
이미지
이미지
이미지
이미지
이미지
이미지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