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화 발목 잡는 무대포 저수가 규제 풀어주세요"

기사승인 2019-02-19 18: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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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현실에 맞지 않아 종종 민원 발생의 빌미가 되는 법규의 현실화와 완화는 물론 국내 보건의료산업계의 혁신적인 성장 발전을 위해 적잖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해외 기술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의료기기산업의 후진적 환경개선 노력과 혁신적인 토종 신기술의 세계화 프로젝트를 지원하는데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혁신 의료기기법과 선별급여 및 사후관리 분야에서 선진국의 의료기기산업 부양 제도를 과감하게 도입, 선진 의료제도의 밑그림을 그려나가려는 정책 당국의 노력도 눈에 띈다.

유사한 품목들을 한데 묶어 해당 그룹 단위로 건강보험 급여수가 가산금액을 산정하던 것을 각각 별도로 재분류, 기존 수가의 10배에 달하는 선별급여를 인정, 고시한 사례도 있다. 낮은 수가로 신음하던 해당 업계는 정부의 이 같은 정책적 지원에 힘입어 활기를 되찾아가고 있다. 

이 기회에 낮은 수가로 인해 답보상태에 있거나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의료기기업체들도 비슷한 혜택을 얻어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신개념 

기존의 통깁스를 대체하는 신개념 오픈캐스트(개방형 깁스·사진)의 입장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오픈캐스트는 2017년 순수 우리 토종 기술로 개발된 것으로, 기존의 통깁스를 대체하는 혁신적 신체 고정용 의료기기의 일종이다. 출시 당시 토종 기술로 세계 정복도 충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올 정도로 혁신성을 인정받은 제품이다. 

하지만 그동안 보건당국의 나몰라식 대응으로 인해 아직도 세계화의 날개를 활짝 펴지 못하고 있는 상태여서 아쉬움이 따른다. 기술적으로나 형태적으로나, 품질 면이나 효과 면에서 기존의 통깁스와 비교해 뒤질 게 하나도 없는데도 그렇다는 말이다. 

오픈캐스트의 세계화를 가로막는 가장 큰 걸림돌은 건강보험 급여수가 산정 당국이 원가에도 못미치는 수가를 제시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는 사실 받아들이기 힘든 요구다. 

한 번 생각해 보자. 개발 당사국조차 제도권내 기존 통깁스와 한 통속으로 여겨 원가에도 못미치는 수가를 매기려든다면 어느 나라에선들 제 값 받고 팔 수가 있겠는가. 해외 시장에서 제값을 받으려면 개발 당사국인 우리나라부터 제값을 쳐줘야 하는데 현실이 그렇지 않아 개발자의 고민이 나날이 깊어지고 있다.

사실 오픈캐스트는 의료기기 1등급 제품으로 허가를 받아놓고도 이례적으로 계명대 동산의료원과 분당서울대병원에서 각각 다른 2개의 임상시험연구를 진행해 큰 주목을 받았다. 근거중심의 의료 트렌드와 국가가 요청하는 품질관리 및 제조기준을 완벽하게 충족시키기 위해서다. 

그 결과 계명대 동산의료원에서 깁스로서의 주된 기능인 골 접합율을 플라스틱 깁스와 비교하여 동등한 결과를 나타내어 깁스로서의 기능성을 확인했다. 또 분당서울대에서는 크로스 오버(cross-over) 디자인을 통해 치료 중 삶의 질 개선에 큰 도움이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설문조사 결과도 아주 만족스럽게 나왔다. 시험평가 연구에 참여한 환자들은 완전히 막힌 기존의 플라스틱 캐스트(Plastic cast)가 상대적으로 그물망 구조의 오픈 캐스트보다 더 단단해서 수상 부위를 잘 보호하고 고정력이 좋다고 느꼈지만, 치료효과 측면에서는 차이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나아가 오픈캐스트는 압박감이 적어서 일상 생활 중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무엇보다 사용 중 편했고, 육안으로 피부 관찰,원활한 통풍과 함께 물 세척도 가능해 위생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  또 캐스트 제거 시 전기톱을 사용하지 않아 심리적 불안감이 적었고 분진(먼지가루)이 발생하지 않아서 좋았다는 환자들도 많았다.

세계 캐스트 시장 규모는 3조 달러 이상에 이른다. 노인층이 증가하는 인구의 고령화 추세와 오픈캐스트의 시장 가격을 고려하면 앞으로 캐스트 시장은 배 이상 더 확장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수출 시장에서 참조 표준가격으로 제시될 국내 건강보험 급여수가를 제대로 매기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모름지기 국내에서 제값을 받아야 해외에서도 제값을 받는 법이다. 

얼마 전 아랍에미레이트연합(UAE) 두바이에서 열린 아랍헬스 박람회에서도 다수의 해외 바이어들이 국내 오픈캐스트 관계자들에게 되레 '좋은 값'을 매겨달라고 통사정을 하는 이례적인 풍경이 연출될 정도이니 더 말해 뭘하겠는가.

오픈캐스트는 단순한 사지 고정 효과뿐만 아니라 당뇨족 골절 치료, 뇌혈관 질환에 의한 팔다리 경직(spasticity), 구축(contracture) 등의 재활 치료, 성형외과 영역에서 피부 이식 후 환부 고정 등 쓸모가 많다. 그만큼 적응증이 폭넓다는 뜻이다.

순수 국내 기술로 만들어진 오픈캐스트는 세계 어느 시장에 내놔도 손색 없는 혁신적 제품이다. 앞으로 우리 국민의 삶의 질 개선, 나아가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통해 대한민국 대표 상품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응원이 필요하다. 건강보험 등 제도권에서의 다양한 지원정책과 보건의료 당국의 각별한 관심이 그 어느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정리= 이기수 기자 elgis@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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