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품 규제 대상 확대에 고심하는 프랜차이즈

기사승인 2019-04-02 01: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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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회용품 규제 대상 확대에 고심하는 프랜차이즈자원재활용법 개정안 지정대상이 확대 움직임을 보이면서 배달업계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자원재활용법 개정안 규제대상을 기존의 커피 프랜차이즈 매장 내 일회용컵에서 대형마트 비닐 봉투로 확대했다.

이는 지난해 정부가 발표한 ‘재활용 폐기물 관리 종합대책’의 일환이다. 오는 2030년까지 플라스틱 폐기물을 절반으로 줄이고 재활용률을 두 배 늘리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앞서 진행된 커피 프랜차이즈 매장 내 일회용컵 사용 규제는 현장에 자리잡고 있는 모양새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빨대가 필요 없는 드링킹리드를 도입하면서 월 평균 1500만개에 달했던 일회용 빨대 사용량이 절반 수준인 750만개로 줄었다. 매장에 상시 비치하던 빨대 역시 필요 고객에게만 제공하는 형태로 바뀌었다. 이러한 선전에 힘입어 정부는 일회용컵 사용량을 2015년 기준 61억개에서 올해 40억개까지 줄인다는 방침이다.

이에 정부는 지난달 ‘일회용품 사용억제 로드맵’ 마련을 위한 연구 용역을 발주했다. 연구용역에는 장례식장과 배달업종의 일회용품 사용 실태 조사 등이 담긴다. 사실상 장례식장·배달업종으로 규제 확대가 확실시된 셈이다.

그러나 커피 프랜차이즈 매장에서의 일회용컵·빨대 등 감소와는 달리 배달업종의 일회용품 규제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배달음식의 경우 포장용기·젓가락 등의 대부분이 일회용품이지만 자영업자 수익성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배달음식시장은 15억원 규모로 하루 2000만개 수준의 일회용품이 사용되고 있다. 현재 다회용 용기 사용이 사실상 유일한 대체제로 거론되고 있으나 쉽지 않다.

커피 프랜차이즈의 경우 매장에서 다회용컵 사용 이후 곧바로 반납할 수 있지만, 배달음식의 경우 ‘회수’의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배달 이후 회수까지 매장에서 진행해야 할 경우 인건비 부담이 커지는데다, 배달 대행업체를 이용하는 영세매장은 이러한 부담이 수익성 악화로 직결된다.

정부 기조에 발맞춰 서울시가 7개 치킨프랜차이즈와 ‘1회용 배달용품 사용 줄이기 업무협약’을 체결했지만 이마저도 해답은 아니라는 평이 나온다. 7개 치킨프랜차이즈는 협약에 따라 배달시 나무젓가락과 비닐봉투, 빨대, 쑤시개, 종이컵 등의 사용을 줄이게 된다.

다만 대부분 가맹형태로 운영되는 프랜차이즈 특성상 일선 매장에서 소비자들의 요구를 묵살하기는 어렵다는 우려가 나온다. 또한 인건비 부담이 가중될 경우 소비자 할인혜택이 가장 먼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야외에서 주문하는 고객이 ‘사람 수가 많으니 젓가락을 넉넉히 달라‘라고 했을 때 매장 입장에서는 이를 무시할 수 없다”면서 “’협약’ 정도로는 소비자들을 설득시키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본사가 노력한다고 해도 이러한 부담은 일차적으로 가맹점 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수익성이 악화된 가맹점은 가장 먼저 할인혜택 등을 줄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조현우 기자 akg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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