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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인터뷰] ‘기생충’ 최우식 “제 안에서 엄청난 소용돌이 쳤어요”

최우식 “제 안에서 엄청난 소용돌이 쳤어요”

이준범 기자입력 : 2019.06.02 07:00:00 | 수정 : 2019.06.02 13:27:50


“이 작품을 하는 것 자체가 제겐 큰 영광이었어요. 놀람과 기쁨의 연속이었죠.”

배우 최우식은 지난달 22일 열린 영화 ‘기생충’(감독 봉준호) 제작보고회에서부터 잔뜩 긴장한 모습이었다. 그가 봉준호 감독의 전작이었던 영화 ‘옥자’보다 역할이 커졌다는 말을 한 것이 실수였다. 이후 이선균과 송강호가 자신들의 분량이 최우식보다 적다고 언급하며 놀리기 시작했다. 당황해서 연신 땀을 닦는 최우식을 두고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 30일 서울 삼청로 한 카페에서 만난 최우식은 '기생충'이 자신에게 가져다 준 것들을 설명했다. 이미 봉준호 감독에게 출연 제의를 받았을 때 부담감이 컸다고 했다. 처음엔 봉 감독과 또 영화를 찍게 된 것만으로도 영광이었다. 잘할 수 있을지 걱정도 많았다.

“부담감이 어마어마하게 컸어요. 내가 잘할 수 있을까, 어떡하지 하고 생각했죠. 전 기우와 반대로 긍정적이지 못해요. 오히려 걱정이 많은 편이죠. 걱정이나 부담, 긴장을 정말 많이 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잘 생각해보니까 ‘기생충’의 기우에겐 밝은 모습 얼굴도 단계별로 많고, 슬픈 얼굴도 있더라고요. 내가 욕심내서 연기로 보여줄 얼굴이 정말 많겠다 싶었죠. 언제 또 이렇게 송강호 선배님을 아버지라고 부르고, 봉준호 감독님 영화에서 놀 기회가 오겠어요. 그렇게 생각하면 제 안에서 엄청난 소용돌이가 쳤어요.”


봉준호 감독은 인터뷰에서 시나리오를 쓰면서부터 송강호와 최우식을 염두에 뒀다고 밝혔다. 기우 역할은 처음부터 최우식을 위한 것이었다. 정작 최우식은 그 이유를 잘 모르겠다고 했다. 아마 전작들에서 보여준 캐릭터 때문이 아닐까 짐작할 뿐이다.

“봉준호 감독님이 시나리오를 쓰면서부터 저를 생각했다고 들었을 때, 사실 전 좀 의아했어요. 제가 ‘옥자’에서 김군 역할을 연기한 이후에 연락이 왔으니까 이번에도 김군이랑 좀 많이 비슷한가, 내가 어떤 모습을 했기에 감독님이 좋아하셨지 하는 생각을 정말 많이 했어요. 사실 봉 감독님이 엄청나게 많은 작품을 보세요. 연극도 많이 보시고 상업영화와 독립영화를 가리지 않고 정말 많이 보시죠. 거기서 보는 배우들도 많을 텐데 과연 어떤 모습 때문에 나한테 연락이 왔을까 싶었죠. 아마 감독님이 ‘거인’의 영재와 ‘옥자’의 김군 모습을 조합해서 느끼셨던 것 같아요.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제가 경험이 많은 것도 아닌데 여태껏 제가 한 작품을 보시고 연락해주신 거니까요. 그걸 보셔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봉준호 감독이 최우식을 두 작품 연속으로 선택한 이유는 ‘기생충’을 통해 고스란히 입증됐다. 영화의 실질적인 주인공이라 할 정도로 큰 비중에도 최우식은 급변하는 상황마다 몰입하며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다. 특히 시시각각 다른 사람처럼 변하는 그의 다양한 얼굴이 눈에 띄었다.


“두 번째인가 세 번째로 서울역에서 봉 감독님과 만났을 때 제가 이렇게 얘기했어요. 기우가 갖고 있는 다양한 얼굴을 보여줄 수 있어서 좋다고요. ‘기생충’에는 제가 다른 작품에서 보여준 얼굴도 있고, 새롭게 보여주는 얼굴도 있어요. 기우가 단계별로 갖고 있는 미세한 얼굴들을 감독님이 잘 보여주신 것 같아요. 어떤 장면에선 파란색이고, 어떤 장면에선 빨간색으로 보여요. 사모님과 처음 대면할 때는 콘크리트 같은 회색의 느낌이고요. 저도 스크린으로 영화를 봤을 때 나한테 저런 얼굴도 있었구나 싶었어요. 과외할 때의 얼굴이나, 아버지랑 얘기할 때의 얼굴이 특히 그랬죠. 제게도 새로운 경험이었어요.”

최우식은 인터뷰를 시작하며 “긴장되고 떨리면서도 행복한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고 했다. 그렇게 큰 부담감을 안고 시작한 영화가 다음해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까지 수상하게 될 줄은 몰랐을 거다. 칸 영화제 초대된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생각했다는 최우식은 ‘와 와’하며 입을 벌리고 폐막식을 지켜봤다고 털어놨다. 영화의 좋은 반응이 배우로서 자신감을 줬다는 말도 했다.

“정말 좋은 일이 많았죠. 사실 요즘 며칠 동안 너무 떨고 긴장을 많이 했어요.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셔서 어떻게 해야 하지 싶었죠. 전 채찍보다는 당근이 좋은 영향을 더 많이 끼쳐줘서 다행이에요. 요즘엔 많이 자신감도 올라갔어요. 또 영화를 본 우리 가족들이 좋아하는 것도 저한테 정말 큰 의미가 있어요. 전 과정이 즐거운 배우가 되고 싶어요. 앞으로 정말 다양한 캐릭터도 많이 할 거고 장르도 다 해볼 거예요. 정말 많이 즐기면서 하고 싶어요.”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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