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에 ‘가족력 질환’ 있다면

기사승인 2019-06-05 10:3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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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에 ‘가족력 질환’ 있다면

미래 질병 예측의 지표가 되는 ‘가족력’. ‘가족력 질환’에 대한 대처 방안에 대해 알아보자.

가족 내에서 어떤 질병이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경우를 ‘가족력 질환’이 있다고 표현한다. 의학적으로는 조부모·부모 형제 등 3대에 걸쳐 같은 질환을 앓는 환자가 2명 이상이면 ‘가족력’이 있다고 판단한다. 

집안에 같은 질환 환자가 많다는 점에서 유전성 질환과 혼동할 수 있지만, 유전성 질환은 특정한 유전 정보가 자식에게 전달돼 질병이 발생하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다운증후군·혈우병·적녹색맹 등이 있다. 유전병은 검사를 통해 사전에 예측할 수 있다. 하지만 대체로 예방할 수 없는 난치성 질환이 많다.

반면 가족력은 혈연 간 유전자를 일부 공유한 것 외에도 생활습관, 식사패턴, 주거환경 등 특정 질병을 유발하는 환경을 공유하기 때문에 나타난다. 일종의 ‘후천적 유전자’로 생활습관을 교정하거나 조기 진단으로 치료하면 질병을 예방하거나 발병 시기를 늦출 수 있다.

대표적인 가족력 질환은 고혈압·성인 당뇨병·심장병·고지혈증·뇌졸중·비만 등이 있으며 대부분 생활습관과 관련이 있다. 또 유방암·대장암·폐암·위암 등 일부 암도 가족력 질환으로 꼽힌다. 

우선 가족 중 심장병 환자가 있으면 심장병 위험이 다른 사람보다 2배 이상 높다, 고혈압의 경우 부모 모두 정상일 때 자녀가 고혈압일 확률은 4%지만 부모 중 한쪽이 고혈압이면 30%, 양쪽 모두이면 50%까지 올라간다. 어머니가 골다공증일 때 딸에게 발병할 우려도 일반인보다 2배에서 4배 가량 높다고 알려져 있다.

부모 중 한쪽이 비만이면 자식이 비만일 확률은 30~35%, 부모 모두 비만하면 60~70%까지 높아질 수 있다. 이는 유전적으로 기초대사량이 낮거나 체지방의 저장 정도를 인식하는 뇌의 기능이 둔감할 수 있다. 또 식습관이나 생활습관이 유전되기 때문인 경우도 있다.

암도 가족력 질환에 속하기도 한다. 전체 대장암 환자의 10~30%는 가족성으로 발병하는 가족성 대장암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부모나 형제 중 1명의 대장암 환자가 있으면 발병 확률은 2~3배 증가하고 2명의 대장암 환자가 있으면 4~6배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정 질병에 대해 가족력이 있다면 가족 모두 식생활 개선·운동 등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예를 들어 고혈압 가족력이 있다면 과식·과음·짜게 먹는 습관이 가족 전체에게 나타나는 경우가 있는데 식습관을 고쳐 혈압을 낮추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당뇨병은 엄격한 식사요법·꾸준한 운동·체중 감량으로 발병 확률을 낮출 수 있으며 골다공증 가족력이 있다면 신체 활동을 늘리고 인스턴트 식품을 줄이는 식으로 식생활 개선하는 것이 도움된다.

오한진 을지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가족력이 있다고 그 병에 걸리는 것은 아니지만 발병 우려가 큰 것은 사실”이라며 “금연·절주·규칙적인 운동·식생활 개선 등 바람직한 생활습관을 가지면 가족력 질환에 걸릴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노상우 기자 nswrea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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