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국회 복지위가 장난인가

기사승인 2019-07-16 00: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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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국회 복지위가 장난인가영화 ‘올드보이(감독 박찬욱)’에는 이런 대사가 나온다. “내 이름이 왜 오대수냐면 오늘만 대충 수습하며 살자. 그래서 오대수거든. 근데 아… 왜 이렇게 오늘은 수습이 안 되냐. 보내줘! 어! 어!”

지난 1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모인 기관장들과 여야 국회의원들이 바로 이런 생각 아니었을까. 모처럼 문을 연 국회였지만 내실이 있었는지 의문이다. 여야 의원들의 성의 없는 질의에 훈훈한 점수를 줄 국민이 몇이나 될까.  

이날 전체회의 이전부터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케이주 사태’를 향한 여야 복지위원들의 따가운 질타가 이어지리란 예상이 나왔다. 통상 ‘강력한’ 현안이 있을 시 소관 기관에 복지위원들의 질의가 쏟아지면, 타 기관들은 어부지리로 ‘소나기’를 피해가곤 했기 때문이다. 실제로도 그랬다. 

그날 업무보고에 앞서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나 김용익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 질병관리본부 정은경 본부장이나 김승택 국민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에게 질문다운 질문 한번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이날 웃지 못한 사람은 여야 의원들의 질책에 진땀을 흘린 이의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 그리고 이 모습을 바라보던 국민들일 것이다. 인보사의 급여화 경제성 연구로 원투, 쓰리 펀치를 맞은 이의경 처장은 “억울하다”며 여차하면 사퇴할 용의도 있다고 했다. 이게 무슨 말인가. 수틀리면 사퇴하는 자린가. 식약처가 그런 곳인가. 

두 달을 훌쩍 넘겨 복지위가 처리해야할 현안은 보건복지부 추경안 처리부터, 심사 법안까지 산적해 있었다. 그러나 그날의 국회가 민생현안 처리에 골몰한 모양새였는지 고개를 갸웃하게 된다. 국회 본관 6층에서 온종일 열린 회의 자리에서 기관장과 국회의원들의 머릿속에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오늘만 대충 수습하자. 까짓것’ 이랬을까? 

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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