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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미사일 발사에도…“조건 없이 만나자” 아베 노골적 구애 속내는?

정진용 기자입력 : 2019.07.27 06:00:00 | 수정 : 2019.07.26 22:33:54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5일 북한이 발사한 단거리 미사일을 두고 일본 안보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여전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조건 없이 정상회담을 갖고 싶다는 뜻을 피력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같은날 휴양 차 찾은 야마나시현 골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앞으로 미국과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며 “일본 안보에 영향을 미치는 사태가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아베 총리는 지난 5월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했을 때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견해차를 극명히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과 관련해 “유엔 결의안 위반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나는 신경 쓰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그러나 아베 총리는 북한이 쏜 미사일을 ‘탄도 미사일’로 규정하고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으로 극히 유감”이라고 강조했다. 이번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비슷하게 발언 수위를 조정하고 북한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의도로 보인다.

일본 정부가 북한 도발에도 불구하고 김 위원장과 만나고 싶다는 뜻을 재차 강조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같은날 정례 브리핑에서 미사일 발사 후에 아베 총리가 조건 없이 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원하는 입장에 변함이 없는지를 묻는 질문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북한을 향해 수차례 ‘러브콜’을 보내왔다. 아베 총리는 지난 1월 국회 시정연설에서 “상호 불신의 껍데기를 깨고, 김 위원장과 직접 마주 보며 모든 기회를 놓치지 않고 과단성 있게 행동하겠다”고 발언했다. 그는 또 지난 5월2일 산케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조건을 붙이지 않고 김 위원장과 만나 솔직하고 허심탄회하게 대화해보고 싶다”고 했다. 그러나 북측은 한달 만에 조선중앙통신발로 “우리 국가에 대해 천하의 못된 짓은 다 하고 돌아가면서도 천연스럽게 ‘전제 조건 없는 수뇌회담 개최’를 운운하는 아베 패당의 낯가죽 두텁기가 곰 발바닥 같다”며 퇴짜를 놨다.

북한을 향한 일본의 일방적 구애를 두고 ‘재팬 패싱’ 여론을 의식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북한에 대해 ‘무언가 하고 있다’는 보여주기식 행보라는 설명이다. 일본 국내에서는 지난달 30일 남북미 3차 회담 이후 재팬 패싱 논란이 일었다. 지난 2일 도쿄 신문은 “아베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과의 신뢰 관계를 강조하고 있지만 판문점 회동에 아무런 관여도 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또 해당 매체는 “북한 비핵화와 관련된 주변 6개국 정상이 김 위원장과 만나지 못한 나라는 일본뿐”이라며 “아베 총리가 또 ‘모기장 밖’에 놓였다”고 꼬집었다.

과거 대북강경론을 펼치던 아베 총리가 충분한 설명 없이 돌연 입장을 선회한 것에 대한 미심쩍은 시선도 나온다.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는 자신의 트위터에 “북한 문제에서 완전히 ‘모기장 밖’에 있었던(배제됐던) 아베 총리가 김 위원장과 회담 용의를 밝혔다”며 “그 이유는 지금까지 아베 총리가 ‘북방영토’(일본이 주장하는 쿠릴 4개 섬의 명칭) 문제를 포함해 아무런 외교적 성과를 올리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일본인 납북 피해자 문제가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것도 아베 총리로서는 부담이다. 아베 총리는 일본인 납북 피해자 문제를 평생 자신의 과업으로 여겨왔다. 아베 총리는 지난 2002년 평양에서 열린 북일정상회담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일본인 납치를 인정하고 사죄를 이끌어내는데 기여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일약 스타가 됐다. 이때부터 ‘납치의 아베’라는 별명을 얻었다. 아베 총리는 십여년째 납북피해자가족연락회 면담에 꾸준히 참석하고 트럼프 대통령과의 만남에서 이 문제를 거론하는 등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성과가 없는 상황이다. 급기야 지난 5월에는 일본인 납북 피해자 가족이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 정부에 “북한에 대해 요구 수준을 낮추는 경우 없이 모든 피해자 조기 귀국을 위해 확실히 협상하기 바란다”고 압박했다.

아베 총리가 그토록 원하는 ‘조건 없는 북일 정상회담’의 실현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일단 북한은 대북 독자 제재 해제로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외적으로 북한 입장을 대변하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지난달 18일 “조일 대화에 관한 일본 수상의 발언이 진정성을 갖자면 행동이 동반돼야 한다”며 “대조선 적대시정책의 집중적인 표현인 독자 제재는 마땅히 철회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공사 역시 아베 총리가 북일 정상회담을 통해 납북 일본인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처럼, 김 위원장도 회담의 ‘대가’를 요구할 것이고 이는 일본의 대북지원이 될 수 있다는 견해를 내놓았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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