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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반복되는 전산장애, 증권사·금감원의 의지 문제

반복되는 전산장애, 증권사·금감원의 의지 문제

지영의 기자입력 : 2019.08.23 06:05:00 | 수정 : 2019.08.22 22:05:51

최근 빈발하는 증권사 전산사고가 잇따라 소송전으로 번지고 있다. 지난 9일 3시간 가량 거래시스템이 '먹통이 됐던 유진투자증권의 피해 고객들은 이달 말 중으로 소 제기에 들어간다. 지난달 1일에는 2차 북미정상회담 당시 모바일 트레이딩시스템에서 전산장애가 발생한 KB증권이 소송에 걸렸다. 

증권사 전산사고는 연례행사가 됐다. 문제가 발생하지 않은 증권사 찾기가 어려울 정도다. 사고는 중소형사를 가리지 않고 터지는 추세다. 지난 상반기 KB증권과 유진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사고건 외에도 지난해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 대신증권, 키움증권 등에서도 전산 사고가 있었다.

반복되는 전산사고의 주요 원인은 증권사들의 의지부족인 것으로 보인다. 전산사고가 잇따라 터지는 가운데 전산관리비를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전체 증권사 57곳의 전산운용비는 5419억원 수준으로, 전체 판관비의 6.5%에 그친다. 증권사별로 전산사고가 번갈아 터지지만, 전산운용비 증액은 지난 2016년 4801억원 지난 2017년 5110억원, 지난해 5419억원으로 미미한 증가폭을 보이고 있다.

심지어 이 미미한 비중의 전산운용비 지출 마저 가급적 아끼려는 추세다.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대다수의 증권사가 전년 동기 대비 전산운용비를 줄였다. 최근 전산사고가 터진 KB증권과 유진투자증권도 전산운영비를 늘리기는 커녕 오히려 줄인 점이 눈에 띈다.

이밖에 한국투자증권과 메리츠종금증권, 삼성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현대차증권 등도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전산운용비를 '절약'했다. 전산운용비를 늘린 곳은 미래에셋대우와 키움증권, 하나금융투자, 한화투자증권 정도다. 늘렸다 해도 비중은 그리 크지 않다.

투자자들이 증권사들을 두고 '고객 피해 불감증 걸렸다' 비판해도 할 말이 없을 테다. 이것은 불감증인가, 아니면 주식 거래 운용이 상대적으로 돈이 안 되는 시절이 왔기에 고객이 중요치 않아서인가.

전산사고를 막을 의지가 부족한 곳은 비단 증권사 만은 아닌 듯 하다. 관리감독 강화 계획을 묻는 통화에서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인력부족으로 증권사 전산사고를 일일이 관리할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전산사고가 터져도 1차적으로는 해당 증권사에서 자체적으로 해결하고 금감원이 보고 받는 방식이다. 감독당국의 의지부족이 증권사들의 불감증을 부추기는 셈이다.

반복되는 전산장애는 결국 해당 증권사의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진다. 최근 전산사고가 발생한 증권사의 피해 고객들은 속속 다른 곳으로 자금을 옮기고 있다. 이미 발생한 사고에서 피해를 입지 않았더라도, 불안정한 시스템을 보유한 회사를 그 어느 고객이 이용하고 싶을까. 사고가 터지지 않은 증권사들도 남의 집 초가삼간 타는 구경만 하고 있어서는 안 될테다. 고객은 바보가 아니다.

지영의 기자 ysyu101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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