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은행, 인니 출사표…“지분인수·현지화 전략”

기사승인 2019-09-03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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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은행, 인니 출사표…“지분인수·현지화 전략”인도네시아가 은행산업 메카로 부상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인구가 전 세계에서 네 번째로 많지만 성인 계좌보급률이 낮아 성장 잠재력이 큰 국가로 알려졌다. 또한 진입장벽이 높아 외국은행 진출사례가 드물다. 잠재력을 알아본 국내 은행들도 인도네시아에 출사표를 던졌다. 

포문을 연 곳은 KEB하나은행이다. KEB하나은행은 지난 2007년 현지은행을 인수한 다음 옛 외환은행 인도네시아 법인과 합병해 PT뱅크KEB인도네시아를 세웠다. KEB하나은행은 현지인을 고용하고 점포를 늘리는 등 현지화 방식을 택해 시장에 안착했다. 

신한은행은 2015년 뱅크메트로익스프레스(BME)를 인수해 신한인도네시아은행으로 사명을 바꾸고 이듬해 인수한 센터라타마내셔널뱅크(CNB)와 합병했다. 신한인도네시아은행은 현재 60개 지점을 보유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7월 부코핀은행을 인수하면서 시장에 진출했다.  

실적도 주목할 만하다. 우리은행이 설립한 우리소다라은행은 지난해 403억8500만원 순익을 거뒀다. 순익은 최근 2년(2016~2017년) 사이 꾸준히 상승했다. 올 상반기 실적은 244억4800만원으로 지난해 순익 절반을 넘어섰다. 

기업은행이 최근 대열에 합류했다. 은행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지난달 인도네시아 금융당국으로부터 기존에 인수한 은행 합병 승인을 얻었다. 기업은행은 이달 중 ‘IBK인도네시아은행’을 출범, 국내외 기업 금융지원을 할 참이다. 

국내 은행들이 이처럼 인도네시아에 주목하는 건 높은 예대금리차 때문이다. 

세계은행 자료를 보면 2017년을 기준으로 한국 예금금리는 1.67%, 인도네시아는 6.52%로 네 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대출 금리도 인도네시아가 더 높다. 2017년에 인도네시아 대출 금리는 11.07%였다. 한국은 3.48%를 기록했다. 순이자마진도 지난해 상반기를 비교해보면 인도네시아가 5.11%, 한국은 1.67%를 나타냈다. 

수익원을 찾아 해외로 눈을 돌린 은행들에게 있어 인도네시아는 ‘노다지’다. 특히 정부가 신(新)남방정책에 맞춰 앞서 진출한 은행 시장 확대를 돕고 있어 진출이 더 활발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현지 고객을 확보하려는 국내은행 간 경쟁도 예고된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국내 중소기업이 현지에 많이 진출해 있고 동남아는 ROE(자기자본이익률)가 높다”며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라고 판단한다면 국내가 더 낫다고 생각하는 수준에 이르기 전까지는 (인도네시아) 진출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진입장벽이 높아 전략이 필요하다. 인도네시아에서는 금융감독청 인가를 받아야만 은행을 설립할 수 있다. 또한 현지에서 단독으로 투자할 수 없고 반드시 현지 은행을 인수해야만 진출이 가능하다. 

이밖에도 외국은행 해외 지점이 이곳에 진출하려면 평판과 일정 규모 이상 자산 등을 충족해야 한다. 

무역투자진흥공사 측은 “외국인 지분율 규제 강화, 단일 지주 정책 도입 등 제약요인도 있지만 금융당국의 점진적 구조조정 정책, 지분인수를 통한 현지화 장점 등을 감안하면 법인 신설보다는 지분인수를 통한 진출이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온라인이나 모바일 금융시스템 구축 등 다양한 유통채널로 고객기반을 늘리고 상품개발이나 인지도 제고 도구로 SNS를 활용하는 것도 방안”이라며 “현지 금융시장을 이해하고 현지화하는 것도 중요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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