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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둥이‧아픈 아기들에게 필요한 ‘모유’, 기증 활성화 필요하다

모유수유율 낮은 한국, 환경적 요인으로 유축 어려워

유수인 기자입력 : 2019.09.04 04:00:00 | 수정 : 2019.09.03 22:11:25

국내 유일 모유은행 운영 병원, 기증자 모유 모아서 위생적 가공     

연 1억원 적자 발생, 국가 차원의 지원 필요

 

사진=강동경희대병원

국내 모유수유율이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모유은행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강동경희대병원 모유은행의 경우 매년 300명 정도의 아기들에게 모유를 공급하고 있다. 이른둥이(미숙아)에게 지원되는 비율만 약 95%를 차지한다. 이른둥이는 출생 직후 신생아중환자실에 입원하는 경우가 많아 자연스럽게 엄마의 모유가 부족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처럼 모유를 먹일 수 없는 상황에서는 모유은행을 이용할 수 있지만 최근 저출산 등의 영향으로 모유 기증이 줄고 있다.

모유의 영양소 조성은 아기에게 가장 이상적이다. 면역글로불린 A와 몸속에서 병균의 번식을 맞아주는 락토페린이 분유보다 많고, 신생아 알레르기의 주원인인 베타락토글로불린이 들어있지 않아 알레르기 발생 위험을 줄여준다.

그러나 국내 모유수유율은 매우 낮다. 2016년 조사 자료에 의하면 생후 3개월 미만 완전모유수유율은 14개 주요 국가 중에 7번째이고, 6개월 미만에서 혼합수유율은 13개 주요 국가 중에 12번째다. 완전모유수유는 물, 주스, 분유, 보리차, 설탕물, 이유식 등을 전혀 주지 않고 모유만 먹이는 것을 말하며, 혼합모유수유는 모유를 먹이지만 다른 식이(대부분 분유 또는 이유식)를 병행하는 것을 말한다.

모유수유율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엄마의 취업 상태, 분만형태, 산모 체력 등으로 다양한데, 특히 수유 횟수가 적은 것이 모유 부족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출산 직후부터 자주 지속적으로 수유를 해야 모유가 잘 나오기 때문이다.

이른둥이와 같이 출생 직후 바로 입원을 하게 되면 모유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줄게 되고, 유축을 하더라도 아기에게 직접 젖을 물리는 것에 비해 모유량이 적다.

이런 경우를 대비해 신선한 모유를 공급할 수 있도록 한 곳이 모유은행이다. 기증자의 모유를 모아두었다가 위생적인 가공을 통해 안전한 상태의 모유를 만들어 모유를 필요로 하는 아기에게 나누어 주는 역할을 한다.

국내 대학병원 중에서 모유은행을 운영하는 곳은 강동경희대병원이 유일하다. 영아사망률을 줄이고 모자보건을 증진하려는 취지로 지난 2007년 개설했다. 정성훈 강동경희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모유은행이 병원에서 차지하는 공간, 인력, 전기세, 택배비용, 가공비용, 소모품, 홍보 및 행사 비용을 고려하면 연간 1억 정도의 적자가 발생한다. 사명감 하나로 적자가 나는데도 운영하려는 병원은 거의 없을 것”이라면서 “민간영역에서도 경영상의 문제로 대부분 문을 닫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OECD 국가 중에 어떤 형태로든 모유를 공공영역에서 관리하지 않는 나라는 우리나라 밖에 없다. 모유은행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인력, 장비, 검사 비용, 물류 비용 등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며, 이는 모유은행이 설립되기 힘든 원인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그러나 최근 이른둥이 등 아픈 아기 비율이 늘면서 기증 모유의 필요성은 높아지고 있다”며 “그동안 병원에서 기증 모유를 받은 아기만 1000명이 넘고, 수혜량의 95%가 이른둥이에게 지원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기증에 따른 인센티브 부재, 출산율 감소 등의 영향으로 모유 기증이 줄고 있다는 것이다.

정 교수는 “병원의 모유은행은 비영리기관이다. 기증자에게 제공하는 것은 감사장 정도이며 심지어 사비로 기증자 본인의 혈액검사를 해서 건강 여부를 확인한 후에 기증하는 경우도 있다. 수혜자에게는 100㏄에 3200원 정도의 병값 정도만 받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출산율이 감소하고 있지만 기증 모유는 계속 필요하다. 현재 국가에서 재정 지원을 받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영유아사업의 일환으로 국가 차원의 모유 은행 확대와 재정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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