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대목 앞두고 태풍피해 전북농가 ‘한숨’

입력 2019-09-09 16:3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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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대목 앞두고 태풍피해 전북농가 ‘한숨’

추석명절 대목을 앞두고 가을장마에 이어 태풍 ‘링링’의 강풍 피해가 겹친 전북농가들이 시름에 잠겼다.

특히 올 여름은 기후여건이 좋아 풍작을 예상했던 도내 과수농가들은 수확 막바지에 태풍으로 낙과 피해를 입으면서 실의에 빠졌다.

9일 전북도와 전북농협 등에 따르면 현재 도내 농업관련 피해는 벼 도복 1,471ha, 낙과 242ha, 농업시설 4ha로 14개 시군에서 총 1713ha에 달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도내 과수 낙과 피해 중 배가 173ha로 가장 큰 피해을 입었고, 사과 등 과수 낙과는 69ha로 신고 접수됐다.

과수 낙과는 전주와 완주, 고창지역 배 과수농가의 피해가 컸다. 고랭지 명품사과 주산지인 장수군에서도 과실류 낙과 20.60ha, 과수 쓰러짐 2.57ha 등 사과 재배 21개 농가에서 태풍 피해를 입은 것으로 접수됐다.

올해는 추석이 예년보다 빨라 사과와 배 등 명절선물로 각광받는 과수 수확은 지역에 따라 70~80%까지 이뤄져, 20~30% 가량의 수확을 남겨두고 태풍의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태풍으로 인한 과수 낙과 피해를 입은 사과, 배 재배농가들은 대부분 농작물 재해보험에 가입, 손해를 보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농작물재해보험에 가입한 과수재배 농가의 경우, 태풍으로 인한 낙과 피해는 손해보험사정인의 현장조사를 거쳐 보상이 이뤄진다. 그렇다보니 예전엔 태풍피해 현장에 낙과를 줍는 자원봉사가 줄을 이었는데, 이번엔 태풍 링링의 거센 강풍에 떨어진 낙과를 손해보험사의 현장조사 결과를 기다리며 그대로 두고 있는 농가들도 많이 볼 수 있다.

전북농협 관계자는 “추석명절을 앞두고 태풍으로 인한 벼 쓰러짐과 과수 낙과, 시설물 피해를 입은 농민들이 많아 안타깝다”며 “추석 명절 전까지 농작물 피해 현장조사를 마치고, 보험으로 보상할 수 없는 시설물 등 피해복구에 전력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과 낙과 피해가 큰 장수군은 신고 접수 후 1일 이내 현장조사를 마치고 평가가 종료된 농가에 대해서는 그 다음날까지 재해보험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장수군은 또 과수 이외 농작물재해보험에 가입한 농가가 피해를 입은 경우 통상적으로 최종 수확량을 확인해 보험금을 지급했으나, 신속한 손해평가를 통해 농가가 희망할 경우 추정보험금의 50%수준을 우선 지급할 예정이다.

태풍 북상 소식에 장수군 지역대표 축제 ‘장수 한우랑 사과랑 축제’도 전격 취소, 축제 일정에 맞춰 준비한 한우 200두 소비도 걱정거리다.

이에 군은 당초 축제장에서 진행할 계획이던 할인 판매를 무진장축협 장수지점, 장수·장계농협 하나로마트 등을 중심으로 축제가 판매가 대비 10% 할인 판매로 준비한 한우를 모두 소비할 계획이다.

군 관계자는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방문객들이 축제장에서 대규모로 소비한 한우 물량을 장수지역에서만 소비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며 “태풍피해에 축제마저 취소돼 실의가 큰 장수농민들을 위해 도민들의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전주=박용주 기자 yzzpar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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