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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변 시 출혈, '항문암'일 수 있다…치료 늦어지면 절제 불가피

주요 발생 원인은 치루, 음주, 흡연

유수인 기자입력 : 2019.09.26 04:00:00 | 수정 : 2019.09.25 17:39:36

배변 시 피가 나면 ‘치질’을 의심한다. 항문 질환을 앓고 있다는 것을 부끄럽게 여겨 진료를 망설이다 정확한 진단, 치료의 적기를 놓치는 일도 부지기수다.

항문에 생기는 질병은 치질, 항문열상, 염증 등 다양한데, 그중에서도 발생 빈도도 적고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치명적인 ‘항문암’일 수 있으므로 이상 징후들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항문암은 말 그대로 항문에 생기는 암이다. 항문암이 진행되면 항문이나 직장에 출혈이 생긴다. 항문의 통증, 배변습관의 변화, 항문의 이물감, 항문 가려움증, 배변 후 잔변감 등의 증상 또한 항문암의 대표적인 증상이지만, 항문암은 대개 초기 증상이 없다.

고려대 구로병원 대장항문외과 강상희 교수는 “이러한 증상들은 항문암만의 증상이 아니라 치루 등의 다른 항문 질환에서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치질을 방치하면 항문암이 된다는 속설이 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 치질은 크게 치핵, 치열, 치루로 나뉘는데, 이들 중 치루는 항문암 발생 가능성을 증가시키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치질과 항문암에서 공통적으로 보이는 가장 흔한 증상은 항문 출혈이 있다. 이런 증상이 있을 때 반드시 병원을 방문하여 대장내시경검사 및 검진 등을 통해 치질의 악화를 예방하고, 조기에 암을 발견하여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외에도 항문암의 원인으로 잘 알려져 있는 것이 항문 부위의 잦은 염증, 인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 항문성교 등이다. 이러한 요인들만으로 항문암이 발생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모든 암의 발생 원인인 흡연, 음주는 항문암 발생 위험을 높인다.

항문암은 육안으로 관찰이 가능하며 수지검사로도 촉지가 가능하다. 특히, 직장수지검사는 항문암을 조기 발견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직장수지검사는 전문의가 환자의 항문에 장갑을 낀 손가락을 넣어 항문과 직장에 비정상적인 종괴가 만져지는 지를 확인하는 검사이다. 장갑에 묻어나는 대변의 상태나 출혈 유무도 함께 확인한다. 이때 암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조직검사를 통해 암을 확진한다.

항문암 치료는 최근 치료법의 발달로 인공 항문(장루)를 피할 수 있는 경우가 많아졌다. 과거에는 항문암으로 진단되면 항문과 직장을 절제해 인공항문을 만드는 것이 불가피했다. 최근에는 수술 대신 항문을 최대한 보존할 수 있도록 방사선 및 항암화학요법을 우선으로 한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1차 항암화학-방사선 치료에도 불구하고 재발한 암의 경우에는 절제술을 시행해야 한다.

강상희 교수는 “항문암은 국내에서는 극히 드문 암”이라며 “다소 은밀한 부위에 발생하는 암이기 때문에 말 못하고 쉬쉬하다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은데, 병원에 가는 것이 꺼려질지라도 항문암 증상이 나타났을 때 바로 병원에 가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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