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2세대 이끌었던 구하라, 이제 부디 편안한 곳으로

24일 오후 6시쯤 자택서 숨진 채 발견

기사승인 2019-11-24 23: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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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숨을 거둔 가수 겸 배우 구하라는 일본의 ‘한류 2세대’를 이끌었던 대표적 인물이다.

그는 2008년 그룹 카라의 멤버로 연예계에 데뷔했다. 한 해 앞서 4인조로 데뷔했던 카라는 원년 멤버 김성희가 탈퇴하자 구하라와 강지영을 새 멤버로 받아들였다. 

데뷔 초 카라는 비슷한 시기 활동하던 소녀시대, 원더걸스에 밀려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자신들을 ‘생계형 아이돌’로 소개하기도 했다. 하지만 구하라·강지영 합류 이후 발표한 ‘락 유’(Rock You), ‘프리티 걸’(Pretty Girl), ‘미스터’(Mr.) 등이 유행하며 점차 인기를 쌓아갔다.

구하라는 처음엔 인형 같은 외모로 눈길을 끌었으나, 뛰어난 운동신경과 남다른 승부욕으로 더욱 주목받았다. SBS ‘주먹 쥐고 소림사’, KBS2 ‘청춘불패’ 등 예능프로그램에서 특히 활약해 방송가 ‘블루칩’으로 떠올랐다. 

일본에서의 인기도 폭발적이었다. 2010년 ‘미스터’로 일본에 정식 데뷔한 카라는 발표하는 음반마다 오리콘 주간 차트 상위권에 올랐고, 일본 연말 대표 프로그램인 홍백가합전에도 초대받았다. 2013년 1월 국내 여성 가수 중에서는 처음으로 일본 도쿄돔에 입성하기도 했다. 

한류 2세대 이끌었던 구하라, 이제 부디 편안한 곳으로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활발히 활동했던 카라는 2014년 강지영과 니콜이 탈퇴하고, 2016년 구하라, 박규리, 한승연이 소속사와 전속계약이 끝나면서 사실상 해체됐다. 구하라는 2016년 배우 전문 소속사와 전속계약을 맺고 연기 활동에 발을 들였다.

지난해엔 전 남자친구 최모씨와 법정 공방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최씨는 자신이 구하라에게 폭행당했다고 주장했으나, 오히려 최씨가 사생활 동영상을 근거로 구하라를 협박하고 폭행한 정황이 드러났다. 최씨는 1심에서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고, 구하라는 기소 유예 처분을 받았다. 구하라는 이 사건 이후인 지난 5월 자택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진 채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다. 

지난달엔 평소 절친한 관계였던 그룹 에프엑스 출신 배우 설리가 세상을 떠나 또 한 번 아픔을 겪었다. 구하라는 SNS 방송에서 “언니가 네(설리) 몫까지 열심히 살게”라며 눈물을 쏟더니, 팬들이 걱정하자 “전 괜찮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다독였다.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구하라는 최근 일본에서 새 싱글을 발표하고 후쿠오카, 나고야, 오사카, 도쿄에서 공연하는 등 활동을 재개했다. 사망 며칠 전까지도 SNS에 공연 사진을 올리며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경찰은 극단적 선택을 염두에 두고 정확한 사인과 사고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구하라의 일본 소속사 측은 현지 매체에 “사실관계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예방 핫라인 1577-0199,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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