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리포트] 코 막혀 입으로 숨 쉬면 폐기종 부른다

기사승인 2019-11-27 11: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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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적 입 호흡, 폐기종 유발하기 쉬워
#흡연 대기오염과 함께 3대 원인으로 조사돼
#녹용 신이화 금은화 처방 복합한약 칵테일 요법으로 치료 가능
#글// 김남선 영동한의원 대표원장
담배연기, 미세먼지, 황사, 매연 등의 영향으로 만성 호흡기 질환이 계속 늘고 있다. 기관지 천식, 기관지 확장증,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폐암 등과 같이 귀에 익숙한 병들 말고도 주의가 필요한 질환이 더 있다. 바로 폐기종이다. 폐가 풍선처럼 부풀어 숨쉬기가 힘들어지고, 만성 기침에 시달려야 하는 병이다.

폐기종 역시 직·간접 흡연과 대기오염의 영향으로 발생한다. 물론 폐기종을 일으키는 가장 중요한 원인은 흡연이다. 흡연량이 많아지면 그 발병 위험도도 높아진다. 흡연을 할 경우 나이가 들면서 정상적으로 감소되는 폐활량보다 폐활량의 감소가 훨씬 더 심해지게 된다.

장기간의 흡연은 또한 정상 폐조직을 파괴하여 제 기능을 못하는 공기주머니가 폐에 생겨폐기종으로 발전하게 된다. 담배를 많이, 오래 피운 사람일수록 폐활량 감소가 심해지고 호흡곤란 등의 이상 증상이 조기에 나타날 위험성이 크다.

흡연과 대기오염 외에는 알레르기 비염 등에 의한 코 막힘 증상으로 인해 코로 숨을 쉬지 못하고 입으로 숨을 쉬게 되는 입호흡 습곤도 폐기종 발병에 적잖은 영향을 미친다. 필자가 최근 10년간 영동한의원을 찾은 COPD 등 만성 호흡기질환자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이 연구결과는 일본동양의학회가 내년 6월 12~14일, 도쿄 센다이컨벤션 센터에서 개최하는 제71회 학술총회 때 공식 발표된다.

알레르기성 비염, 만성축농증, 코 폴립 등에 의한 코 막힘 증상으로 어려서부터 입호흡 습관이 붙으면 미세먼지 등이 제대로 걸러지지 않은채 기도로 바로 들어가게 돼 공기 흐름을 방해하고 염증을 일으키기 쉬워진다.

폐기종의 3대 증상은 가래와 기침, 호흡곤란이다. 이 외에도 폐의 수축이완 운동이 원활하지 못한 관계로 필요한 만큼 산소를 충분히 흡입하지 못해 몸이 마르고 기운도 달릴 수 있다. 산소 포화도가 떨어져 얼굴색과 입술이 파래지는 청색증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폐기종은 병의 중증도와 상관없이 돌이킬 수 없는 폐포 손상을 동반한다. 따라서 치료도 더 이상 폐기능이 떨어지지 않도록 막고 증상 조절과 더불어 운동능력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집중하게 된다. 특히 약물치료는 증상 혹은 합병증을 감소시킬 목적으로 사용한다. 

그러나 폐 기능은 약제만으로 장기간 호전, 유지시키기가 쉽지 않다. 필자는 이를 위해 숨길이라도 열어보자는 생각으로 '김씨공심단'과 '녹용영동탕'을 처방해 효과를 보고 있다. 이른바 '복합한약 칵테일 요법'이다. 녹용과 신이화(辛夷花, 목련꽃봉오리) 금은화(金銀花, 인동꽃)를 비롯해 30가지 이상의 한약재로 구성하는 한약 처방이다. 

김씨공심단은 심폐기능을 강화하는 작용을 하고, 녹용영동탕은 미세먼지 등으로 오염된 폐를 깨끗하게 씻어내는 청폐작용을 한다. 여기서 녹용은 기관지나 폐포 벽으로 가는 임파구와 백혈구, 영양, 호르몬 등을 증가시켜 기관지 평활근의 탄력 재생 및 증강, 폐포 재생에 기여한다. 신이화는 숨길을 열어주는 역할, 금은화는 호흡기계의 면역 증강과 함께 염증과 가래, 노폐물 따위를 삭혀주는 역할을 한다.

[쿠키리포트]  코 막혀 입으로 숨 쉬면 폐기종 부른다복합한약 칵테일 요법은 기관지나 폐의 염증에 의한 가래와 기침을 해소하고, 면역력을 증강시켜 염증 반응에 대항하는 힘을 길러준다. 뿐만 아니라 손상된 폐포를 재생시켜 파괴된 기관지 및 폐포 벽을 개선하는 효과도 나타낸다.

이런 약물 치료로도 부족한 문제는 산소 치료, 호흡재활 치료, 수술 치료 등으로 보완해야 한다. 산소 치료는 중증 폐기종 환자에게 필요하다. 연구결과 하루 15시간 이상 사용시 생존율 향상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불치, 곧 죽어야 사라지는 고질병으로 알려진 폐기종도 적절한 처방을 찾아 끈기 있게 꾸준히 치료하면 증상을 대폭 완화시켜, 일상생활을 수행하는데 무리가 없을 정도로 삶의 질을 한껏 높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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