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업계, 신년 키워드 셋... '5G·디지털 전환·인공지능' 

인공지능 기술 개발, 유료방송까지 진출...새 먹거리 찾는다

기사승인 2020-01-04 04: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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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호 SK텔레콤 사장. /제공=SK텔레콤 

통신업계 빅3 수장들이 신년 키워드로 5세대이동통신(5G), 디지털 전환(DT), 인공지능(AI)를 내놓았다. 지난해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이룬 5G 서비스를 더 고도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생태계 확보에 심혈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인공지능(AI) 사업을 육성하고 디지털 전환(DT)을 추구하는 것을 당면 과제로 삼았다.

4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실제로 통신업계 수장들은 신년사에서 5G와 인공지능, 디지털전환 등 3개 키워드를 언급했다. 그들은 ICT 산업이 점차 고도화되고 있는 가운데 5G로 통신업의 기반을 다지되 통신업을 뛰어넘어 인공지능, 모빌리티는 물론 미디어 신사업까지 발을 넓혀 IT 융복합 시대를 성공적으로 선도해 나가야 한다고 보았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신년사를 통해 "인공지능(AI), 디지털 전환(DT), 5세대 이동통신(5G) 등에서 현재를 뛰어넘고 확장하는 '상상력'을 기반으로 혁신을 이끌어야 한다"며 "모든 업무에 AI를 도입하는 등 비즈니스는 물론 업무 방식 및 문화까지 획기적으로 바꾸겠다"고 선언했다. 

황창규 KT 회장도 올해 신년사에서 "5G 기반의 AI 전문기업으로서 혁신적이고 차별화된 가치를 창출해 어디서나 AI를 누리는 세상을 주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회장은 최근 통신사를 넘어 AI 회사로 변모할 것을 촉구하며 AI 핵심기술 개발에 4년간 3000억원을 투자하고 전문인력 1000명을 육성할 것을 결정하기도 했다.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은 디지털 영상으로 시무식을 대신하며 "B2C에서 시작된 5G가 B2B로 본격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구체적인 사업모델을 확대하여 5G B2B의 성공적 사업화를 이루자"고 말했다. 이어 "디지털 전환은 새롭게 도입하는 과제가 아니라 모든 고객접점에서 실질적 성과를 창출하는 것"이라며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역량을 높여 이를 고객접점에 적용해 성과를 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KT 황창규 회장. /제공=KT

5G 사업은 향후 자율주행차와 헬스케어, 스마트팩토리, 스마트홈 사업 등 미래 혁신 사업과 긴밀하게 연결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엄청난 확장성을 내포하고 있다. KT 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5G B2B 시장은 2030년까지 42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5G 시대에 맞는 다양한 디바이스가 개발되어 소비자거래(B2C) 사업에서 기업간거래(B2B)사업으로 전환되면서 많은 사업기회들이 생겨날 것으로 보인다.

다만 5G는 주파수의 특성상 도달거리가 짧아 4G보다 많은 비용을 투입해 기지국을 추가 구축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5G 전환을 장려하기 위해 5G 망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를 확대하고, 신설되는 5G 기지국에 대한 등록면허세를 완화하고, 실감콘텐츠 사업과 드론서비스 개발에 각각 150억원, 67억원을 투자하며 지원을 약속한 바 있다. 

인공지능은 통신업계의 중요한 먹거리다. 통신업계는 인공지능 기술을 더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면서 다양한 사업 파트너와 협력해 다양한 영역에서의 서비스 적용에 나서고 있다. SK텔레콤은 인공지능 스피커 '누구'에 어르신 돌봄 서비스, 요리 레시피 제공 서비스, 시각장애인 전용 음성도서 제공 서비스를 추가했다. NH농협은행과 협력하여 어플리케이션에 '누구'를 탑재하여 편의를 도울 예정이다. 

KT는 음성인식 서비스 기가지니를 기반으로 지난해 울 노보텔 앰버서더 동대문에서 인공지능 로봇 '엔봇'을 시범적으로 선보였다. 객실에서 객실용품을 요청하면 로봇이 배달해 주는 서비스다. 현대중공업그룹과 모바일 로봇과 AI 음성인식 협동로봇을 공동 개발하고, 아파트 커뮤니티 사업자와 협력해 '기가지니 우리아파트' 서비스도 실시하고 있다. 

LG유플러스도 유플러스 사물인터넷(IoT) 서비스에 구글 AI 음성비서 구글 어시스턴트를 연동했고, 카카오 VX 와 손잡고 자세교정을 해주고 운동현황을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AI 코칭 서비스 기능도 추가하는 등 인공지능 서비스 협력을 점차 늘려가고 있다. 

하현회 LG 부회장. /제공=LG유플러스

여기에 클라우드와 데이터 기반 융합, 통신과 방송 미디어의 융합을 통한 디지털 전환도 가속화될 예정이다. 통신업계가 가진 인공지능(AI) 음성인식 및 데이터 처리 기술과 증강현실(AR, VR) 기술이 방송에 적용되면 시너지를 강화할 수 있다. 지난해의 크고 작은 인수합병은 이런 미래를 앞당기고 있다. 

지난해 12월 케이블 TV업계 1위인 CJ헬로비전은 LG유플러스로 인수되며 올해 'LG헬로비전'이라는 새 이름을 달았다. LG유플러스는 향후 5년간 콘텐츠 제작, 수급과 유무선 융복합 기술개발에 5년간 2조6000억원의 투자를 집행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의 자회사 SK브로드밴드와 국내 케이블TV 2위 업체인 티브로드의 합병법인도 이달 중으로 방송통신위원회 승인을 거쳐 오는 4월 출범할 예정이다. KT 역시 국회에서 합산 규제 논의가 마무리되는 대로 케이블업체 3위 업체인 딜라이브 인수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지며 통신업체들이 통신에 이어 방송에서도 격돌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통신업계는 인터넷을 통해 볼 수 있는 TV를 일컫는 OTT 사업의 확장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가 넷플릭스와 협력하고 있으며, SK텔레콤은 지상파 3사와 통합법인 '웨이브'을 설립했다. KT도 자체 서비스인 '씨즌'을 내놓았다. 

업계 관계자는 "통신업계가 디지털 전환 시대에 발 맞추어 통신뿐 아니라 인공지능과 콘텐츠 사업까지 발을 넓히고 있다"며 "향후 통신업계의 발전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구현화 기자 ku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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