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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논란 중심 아주대병원, 무거운 침묵만

“논란 휘말리고 싶지 않다”며 기자 피해… 권역 중증외상센터 환자 절박함은 여전

노상우 기자입력 : 2020.01.18 03:00:00 | 수정 : 2020.01.17 21:56:14

아주대학교 권역외상센터 전광판에서는 이국종 교수를 ‘석해균 선장의 주치의, 한국형 외상센터의 선구자’라고 소개했다.

아주대병원 권역 중증외상센터가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유희석 의료원장의 이국종 센터장을 향한 욕설 녹취록이 공개된 후의 일이다. 

현재 센터 앞 전광판에는 ‘지난해 권역외상센터 평가 전국 1위로 최상위 등급(A등급) 획득’이라는 홍보 문구가 붙어 있다. 소개 문구에 등장하는 이 센터장은 ‘석해균 선장의 주치의, 한국형 외상센터의 선구자’였다. 외상센터 선구자가 있는 최고의 기관의 실제는 욕설로 유추할 수 있듯 의료수익과 환자 돌봄의 경계에 선 아슬아슬한 모습이다. 

외견상 병원은 이전과 다름없어 보였다. 아주대병원 권역 중증외상센터를 둘러싸고 유희석 의료원장의 이국종 센터장을 향한 욕설 녹취록이 공개된 후 일었던 상당한 후폭풍은 현재진행형이지만, 병원은 무거운 침묵으로 가득했다. 

지난 17일 아주대병원을 찾아갔다. 오전 8시 본원은 부산한 모습이었다. 각 진료과 의료진은 패스트푸드점과 카페에서 삼삼오오 모여 그날의 진료에 대한 약식 미팅을 하고 있었다. 귀를 기울였지만, 기자가 듣고팠던 화제는 등장하지 않았다. 그들은 그날 환자 증상에 대한 견해와 피드백 등에 대해서만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참다못해 조심스레 질문을 던졌지만, 말을 아끼는 눈치였다. 한 의료진은 “논란에 얽매이고 싶지 않다”며 이내 자리를 떴다. 

병원 홍보팀으로부터도 속 시원한 대답을 들을 수 없었다. 관계자는 “공식적인 입장이 없다”고 했다. 전공의협의회 사무실도 기웃댔지만, 소득은 없었다. 본관 지하 2층에 있는 노동조합 사무실을 찾아갔다. 그곳에서 만난 관계자는 “해당 사안에 대해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지금은 별다른 입장이 없다”고 말했다. 

아주대병원 뒤편에는 아주대 의대 건물인 송재관이 있다. 혹시나 이번 사태에 대한 ‘대자보’는 붙어 있지 않을까. 학회 소식, 대학교 일정이 전부였다. 의대 재학생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지만, “잘 알지 못하고 대답하기도 곤란하다”는 대답만 돌아왔다.

평일 점심시간이었지만, 다수의 구급차들이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를 찾았다.

논란의 중심에 선 권역 중증외상센터는 여전히 절박한 사연의 환자가 있었다. 물론 ‘통행 제한’ 문구가 센터에 박혀 있어서 기자가 갈 수 있는 곳은 보호자 대기 공간이 전부였다. 한 환자의 전화통화. “어떻게 해… 아니 어쩌다가 그렇게 됐대.” 그의 눈가는 곧 촉촉해졌다. 오전 시간이라 환자가 많지는 않았지만 저마다 사정은 절박해 보였다. 

병원 측은 해당 녹취록이 4~5년 전에 녹음한 파일이라고 말한다. 이국종 교수는 이후 여러 매체를 통해 병원의 조치를 연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본관에 병실이 있지만, 외상센터에는 배정해주지 않았다며 반발했다. 

사흘이 지난 16일 아주대 의대 교수회는 유희석 의료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유 의료원장은 녹취록과 관련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현재는 베트남 출장 중이다. 대중의 공분은 여전하고, 병원을 둘러싼 여러 논쟁도 그대로다. 불안함은 오롯이 중중외상환자의 몫으로만 남았다. 

노상우 기자 nswrea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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