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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인터뷰] 췌장암이 무섭다고? 정기건강검진 때 복부초음파검사 곁들여요

[글로벌명의 명클리닉] 이대서울병원 간담췌외과 민석기 교수

이기수 기자입력 : 2020.02.17 06:00:00 | 수정 : 2020.02.17 12:29:53

#통증, 지방 변, 급격한 체중감소 등 증상 나타나면 이미 많이 진행

#수술과 방사선 치료가 주 치료법 … 전이 있으면 화학요법 선시행

#가족력이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어 … 생활습관 영향도 무시 못해

[쿠키뉴스] 이기수 기자 = 흔히 속이 더부룩하고 배가 아프거나 갑자기 살이 빠지면 가벼운 소화불량이나 스트레스로 인한 신경성 위장병일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이런 증상이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자주 반복된다면 한 번쯤 자기 몸 상태를 진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자칫 병든 췌장이 보내는 경고 신호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췌장에 암이 생기면 치명적이다. 국가중앙암등록본부에 따르면 현재 국내 췌장암 환자들의 5년 생존율은 평균 12.2%에 그칠 정도로 치료율이 안 좋다. 한국인이 잘 걸리는 10대 암 중에서 가장 낮은 수치다. ‘진단이 곧 사망선고’란 일반 인식이 강한 이유다.

췌장암 환자 10명 중 8명 이상이 손을 쓸 수 없는 상태에서 뒤늦게 병원을 찾는다. 혹시 수술을 받을 수 있다고 해도 재발률이 70~80%를 웃돈다. 그래서 조기발견과 예방 노력이 현실적으로 가장 좋은 대책이란 지적이 나온다.

췌장암 극복을 위해선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대서울병원 소화기센터 간담췌외과 민석기 교수에게 물어봤다.

이대서울병원 간담췌외과 민석기 교수팀이 복강경 췌장암절제수술을 집도하고 있다. 이대서울병원 제공

-췌장암은 어떤 암?

“한마디로 췌장에 생기는 암이 췌장암이다. 췌장은 15㎝ 정도의 길쭉한 장기로, 명치 부위의 위와 대장 뒤쪽에 가로 형태로 파묻힌 모습이다. 배보다는 등 쪽이 더 가까운 곳이다. 등 통증이 있다고 할 때 의사들이 췌장 쪽을 의심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췌장은 편의상 머리와 몸통, 꼬리 등 크게 3부위로 나눈다. 머리는 췌장에서 가장 넓고 큰 부위로 우리 몸통의 오른쪽에 위치한 십이지장과 붙어 있다. 꼬리는 왼쪽 몸통 비장 근처에 존재한다.

췌장은 소화와 관련된 효소를 분비해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 같은 영양분의 흡수를 돕고 음식물을 소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 호르몬, 위에서 내려온 산 성분을 중화시키는 중탄산도 분비한다.

췌장암의 약 70%는 췌두부(췌장머리) 쪽에서 발생한다. 췌장암은 세포 종류에 따라 신경내분비종양, 선종 등으로 나누기도 하는데, 선종이 90% 이상을 차지한다. 애플 창업자 고(故) 스티브 잡스가 앓은 암이 췌장신경내분비종양이다.”

이대서울병원 간담췌외과 민석기 교수팀이 복강경 췌장암절제수술을 집도하고 있다. 이대서울병원 제공

-초기에 발견해도 치료가 어렵다고 들었다.

“어떤 암이든 초기에 발견하면 치료가 한결 쉬워진다고 하지만, 췌장암은 조금 다르다. 조기에 발견, 치료한다고 해서 모두 결과가 좋은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크기가 작다고 해서 치료가 쉽거나, 생긴 지 얼마 안 되었다고 해서 치료 결과를 낙관할 수도 없다는 말이다. 물론 어느 경우든 발견 즉시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조기 발견 및 진단을 방해하는 가장 큰 걸림돌은 병세가 상당히 깊어지기 전에는 증상이 일반적인 소화불량에 의한 복통이나 복부 불편감과 큰 차이가 없다는 데 있다. 흔히 여력이 많은 간과 더불어 ‘침묵의 장기 형제’라 비유할 정도로 췌장은 암이 생겨도 거의 증상을 나타내지 않기 때문이다.

보통 췌장암 환자들이 건강검진 중 복부초음파검사를 받고 우연히 발암 사실을 알게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래도 경계심을 가져야 할 증상이 있다면?

“가장 흔한 증상이 복부 통증이다. 둔한 통증이 주로 상복부에 나타난다. 통증이 등 아래쪽으로 뻗치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도 있다. 또 불완전 지방 소화로 인해 변이 기름져 보이는 지방 변 또는 회색 변과 함께 식후 윗배 부름, 구토, 오심(메스꺼움) 등과 같은 소화불량 증상이 생기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 애매한 증상이어서 이것만 가지고 발암 가능성을 의심하기엔 어려움이 있다.

췌장암은 또한 가로로 길게 놓여 있는 췌장의 해부학적 구조 때문에 종양이 어느 부위에 자리 잡고 있는지, 주변 장기로 전이가 이뤄졌는지 여부에 따라 증상이 조금씩 다르게 나타난다. 특히 황달 증상은 간담도, 십이지장과 붙어있는 췌두부(췌장머리)에 암이 생겼을 때는 약 70%가, 췌장 가운데 체부나 꼬리 부위(미부)에 생겼을 때는 약 15% 정도애서만 나타난다.

이 밖에 췌장이 인슐린을 생성하는 기관이다 보니 당뇨가 암보다 먼저 진단되는 경우도 있다. 실제 40세 이상 중년기에 갑자기 당뇨 진단을 받은 사람 중 약 1%가 3년 이내에 췌장암에 걸리는 것으로 확인됐다는 보고가 있다.”

이대서울병원 간담췌외과 민석기 교수팀이 복강경 췌장암절제수술을 집도하고 있다. 이대서울병원 제공

-치료는 어떻게 하나?

“췌장암 치료법은 수술이 기본이다. 보통 수술 전후 항암약물치료, 방사선치료를 병행하게 된다. 어떤 방식으로 수술할지는 암의 위치에 따라 결정된다. 예컨대 췌장의 머리 쪽에 생긴 암은 원발 부위를 포함해 근방의 십이지장과 담도, 담낭까지 다 같이 절제하는 ‘췌두십이지장절제술’을 하게 된다.

몸통이나 꼬리 쪽에 생긴 암은 원발 부위와 함께 비장까지 절제한다. 이렇게 절제를 폭넓게 해야 하는 까닭은 췌장암의 특성상 전이가 예상되는 주위 신경과 림프절까지 광범위하게 도려내는 것이 안전하기 때문이다.

수술 성공률은 평균 12%다. 완치 목적의 수술이 가능한 환자가 10명 중 1~2명 정도에 그치고, 그 중 1~2명만 5년 이상 살아남게 되는 까닭이다.

췌장암은 암의 크기가 작더라도 동맥과 많이 붙어있을 때는 수술이 불가능하게 된다. 이때는 항암약물치료와 방사선치료로 일단 암의 크기를 줄여놓은 다음에 수술을 하거나 그마저 포기한 채 의 질을 개선하는데 더 집중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일상생활 예방수칙은 무엇인가?

“췌장암 최고 위험군은 40세 이상 성인으로 과거 췌장암 진단 및 치료를 받은 가족이 있는 사람들이다. 췌장암 환자의 약 10%가 가족력을 갖고 있다. 부모와 형제자매 중 3명 이상이 췌장암을 앓은 경우 평생 동안 췌장암에 걸릴 확률이 40%로, 가족력이 없는 일반인에 비해 무려 32배나 위험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잘못된 식생활습관은 췌장암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위험요인이다. 췌장암에 걸릴까 겁이 난다면 우선 주 3회 이상, 매회 30분 이상 꾸준히 규칙적으로 유산소운동을 실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신선한 채소와 과일도 많이, 자주 섭취하는 것이 좋다.

아울러 당뇨와 비만 발생을 막을 수 있게 평소 고지방, 고단백, 고당도 식품 섭취를 적절히 제한하고 적정 체중을 유지하도록 힘써야 한다.

금연 실천과 절주 생활 습관도 필수이다. 금연이 늦을수록 원래의 흡연 시작 전 몸 상태로 돌아가기 어려워지므로 가능한 한 일찍 금연해야 한다. 술도 마찬가지다. 담배를 많이 피우거나, 고지방 식품을 즐겨 먹는 사람, 폭음하는 습관이 있는 사람들은 물론 조금씩 매일 술을 마시는 애주가들도 가능한 한 술을 멀리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40세 이후엔 누구든지 정기건강검진 때 간담도계와 췌장의 상태를 살펴볼 수 있는 복부초음파검사를 꼭 곁들이도록 하자. 복부초음파검사는 적은 비용으로 간단히 소화기계통의 건강상태를 가늠하는데 도움을 주는 영상의학검사다.”

elgis@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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