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에 얼어붙는 채용시장...취준생 '눈물'

채용공고 연기하거나 시험일정 연기...불안감 커져

기사승인 2020-02-26 04: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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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여파에 얼어붙는 채용시장...취준생 '눈물'

[쿠키뉴스] 구현화 기자 = 코로나19 대응 위기경보가 '심각' 단계로 올라가면서 채용시장이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상반기 취업을 준비하는 취준생들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25일 취업포털과 취업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지난 24일로 예정됐던 직무별 채용 면접 일정을 모두 중단 및 연기했다. 지난해부터 수시채용 방식으로 신입사원을 선발 중인 현대차는 서류전형을 마치고 직무별 채용 면접을 실시하려던 참이었다.

현대차는 서울 양재동 본사 사옥의 외부인 출입을 통제하기로 했으며 이에 따라 채용 면접도 중단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접수 완료된 지원서와 면접결과는 정상적으로 발표된다고 강조했다. 현대차 계열사인 현대모비스와 기아자동차도 면접 전형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다른 대기업들도 채용 공고 자체를 미루거나 예정된 시험을 연기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공채에 가점을 주는 소프트웨어 역량테스트를 지난 15일에서 다음달로 연기했다. 통상적으로 삼성전자는 3월에 채용공고를 내고 4월에 삼성직무적성검사(GSAT)를 실시해 왔지만 올해는 미뤄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LG도 올해 신입사원 공채일정을 4월 이후로 공식 연기했다. SK그룹도 상반기 채용공고 및 필기시험을 연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는 이달 중순 입사한 신입사원 중 코로나19 확진자 밀접 접촉자가 나오면서 교육 일정을 무기한 연기하기도 했다. GS그룹도 계열사별 채용일정을 연기 검토 중이다. 

채용 연기는 국가직 공무원과 공기업도 마찬가지다. 우선 29일로 예정된 국가공무원 5급 공채시험도 코로나로 인해 사상 처음 미뤄졌다. 코로나 사태가 잦아드는 4월 이후로 연기될 예정이다. 외교관후보자 선발 1차 시험도 연기하기로 했다. 

코레일(한국철도공사)도 지난 21일 시행하려던 공채 필기시험을 한 달 뒤인 4월 25일로 미뤘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부산지역의 상황을 감안해 부산교통공사도 신규 채용 시험을 잠정 연기하기로 했다. 한국전력은 지난 21일 치를 예정이던 사서·간호사 채용 필기시험을 다음달 27일로 연기했다. 

광주시교육청도 교육직공무원 중증장애인 공개채용 면접시험을 29일에서 다음달 21일로 미뤘다. 이외에 한국전기안전공사, 한국산업기술진흥원, 한국정보화진흥원도 2월 말과 3월 초에 잡혀 있던 채용일정을 잠정 연기했다. 농협중앙회도지난 9일로 예정됐던 신입 공채 일정을 23일로 연기해 치른 후 면접 등 이후 일정을 정하지 않았다. 

이미 코로나19로 인한 취업한파는 감지되고 있다. 구인구직 매칭플랫폼 사람인에 따르면 기업358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곳중 1곳(26.5%)이 코로나19에 따라 채용계획을 변경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대기업은 43.5%가 변경할 예정이라고 밝혔으며, 중견기업과 중소기업도 각각 28.3%, 24.8%가 채용 계획을 바꾸기로 했다. 

어떻게 변경할지를 살펴보면 채용 일정 자체를 연기한다는 답변이 가장 많았고(64.2%) 면접 단계를 최소화하거나(22.1%), 채용 계획을 최소화(18.9%)한다는 답변 순이었다. 상반기 채용을 취소하겠다는 응답도 12.6%로 집계됐다. 

많은 구직자들은 코로나19로 인한 취업시장의 위축을 우려하고 있다. 인크루트가 운영하는 바로면접 알바콜이 구직자 448명을 대상으로 코로나 19에 의한 상반기 구직준비에 불안감을 느끼는지에 대한 질문에 61.1%가 '그렇다'라고 대답했다. 불안한 이유는 채용 연기(25.8%), 채용전형 중단(24.2%), 채용 취소(9.0%) 등이었다.

취준생들은 변경된 전형이 채용규모 감소(21.7%)로 이어질지를 불안해했고, 공채전망이 전반적으로 어두워진 느낌(12.7%)라는 의견도 있었다. 발병 또는 자가격리로 인한 '응시기회 박탈(6.2%)에 대해서도 걱정했다.

벼룩시장구인구직도 구직자 2851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의 여파로 채용시장이 위축되고 있음을 실감하고 있는지에 대해 설문한 결과 81.9%가 ‘실감한다’고 답했다.

구직자들이 채용시장이 위축되고 있음을 느끼는 이유로 32%가 ‘기업의 채용 전형이 연기가 되거나 취소가 잇따라서’를 1위로 꼽았다. 이어 ‘경제 및 산업별로 타격이 크다는 뉴스를 많이 접해서’(19.4%), ‘면접 등 채용 진행 일정이 연기 또는 취소되어서’(17.8%) 였다. 

구직자 중 61.2%는 코로나19로 인해 취업준비를 하면 느끼는 불안감이 최근 더 커졌다고 답했다. 취업 불안감이 더 커진 이유로는 ‘외출 자제, 격리 때문에 구직 준비를 활발히 하지 못해서’(30.5%)가 가장 많았다. 이어 ‘안 좋던 지역경제가 바이러스 발병 이후 더 위축되어 있어서’(26%), ‘채용 일정이 연기 또는 취소되어 장시간 취업이 불투명해질까 봐’(25.5%), ‘구직을 원했던 업/직종이 심각한 타격을 입어서’(18%)의 순이었다.

실제로 포털의 한 취업 준비 까페에서는 "하루가 다르게 (코로나) 확진자가 늘어난다"며 "취업, 시험, 직장 모든 게 다 영향을 받는다"고 토로한 글이 네티즌의 공감을 얻기도 했다. 또 다른 까페에서도 현대자동차 면접일정 취소를 알리는 공지사항에 눈물(ㅜㅜ) 이모티콘 댓글이 수없이 달렸으며 "이번 사태가 빨리 끝나길 바란다"는 댓글도 눈에 띄었다.  

ku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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