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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의무휴업 8년째…그래서 재래시장 살았나

의무휴업 8년, 그래서 재래시장 살았나

한전진 기자입력 : 2020.04.08 05:00:00 | 수정 : 2020.04.07 18:46:28

[쿠키뉴스] 한전진 기자 =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있는 것만큼 답답한 일이 또 있을까. 정책 역시 마찬가지다. 시대 변화에 따라가지 못하는 것은 과감히 변화를 주거나 벗어던질 필요가 있다. 표심이나 이권에 흔들려 이를 계속 방치하고 있다면, 결국 더 큰 피해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대표적으로 대형마트 의무휴업의 경우는 어떤가. 시행 8년째에 접어들었지만 재래시장의 삶은 더 팍팍해졌고, 대형마트는 매장 점포를 줄이는 구조조정을 돌입했다. 결과적으로 온라인 몰만 배를 불리는 기회가 됐다는 것이 현재까지 대다수의 평이다. 특히 이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서 극명히 드러났다. 소비자 사이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물론, 의무휴업 하나만을 원인으로 들기는 무리가 있다. 하지만 ‘단초’가 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정부의 대형마트 규제가 본격화된 2012년을 기점으로 마트업계는 역신장하기 시작했고, 온라인몰 등의 매출은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오히려 대형마트를 살리자 말 하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 월 2회 의무휴업 등을 담은 2012년 유통산업발전법 개정 이후 국내 대기업 계열 대형마트와 슈퍼의 영업 손실은 지난해까지 약 30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시장 구조가 온라인과 오프라인 경쟁으로 변했는데, 대형마트 규제는 역차별이라는 지적도 힘을 받고 있다. 

현재 마트들은 침체에 대한 타개책으로 점포를 줄이는 등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충분히 대량 실직이 우려되는 부분이다. 실제로 롯데쇼핑은 현재 백화점, 마트, 슈퍼, 롭스 등 700여개 점포 중 약 30%인 200여개의 점포를 정리하는 대수술에 돌입했다. 마트와 슈퍼를 중심으로 향후 3∼5년간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이마트도 지난해부터 기존 점포의 30% 이상을 리뉴얼하고 전문점 사업을 재편하는 등 구조조정을 추진 중이다. 특히 이마트는 지난해 2분기 1993년 창사 이후 첫 분기 적자를 기록하는 등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이런 역효과에도 불구하고 국회에서는 대형마트 의무휴업을 4회로 늘리는 등 초강경 규제책을 만지작거리고 있으니 답답한 노릇이다. 이미 대형마트는 업계에서 사양산업으로 분류 된지 오래다. 업계는 오프라인 신규 투자를 줄이고 대신 온라인 몰에 올인 중이다. 롯데와 신세계가 자사 온라인 몰에 투자한 돈만 조 단위에 달한다. 

‘재래시장 살리기, 대기업 규제’라는 말이 다시 떠오르기 시작하면 또 선거철이구나 싶다. 친서민 정치인 이미지 구축을 위한 단골 소재다. 슬픈 점은 8년이 지난 지금도 이 방법이 먹히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번에도 여러 정치인들은 선거용 규제를 한아름 꺼내들었다. 다만 지금은 표심이 문제가 아니다. 코로나19 위기를 맞고 있는 유통업계의 현실을 직시해야 할 때다.

ist1076@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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