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륜 또 불륜… 드라마와 현실 오가는 ‘불륜’ 시대

불륜 또 불륜… 드라마와 현실 오가는 ‘불륜’ 시대

기사승인 2020-04-29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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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륜 또 불륜… 드라마와 현실 오가는 ‘불륜’ 시대

[쿠키뉴스] 이준범 기자 = 눈만 뜨면 불륜이다. 시청률 22.9%(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한 JTBC 금토드라마 ‘부부의 세계’의 폭발적인 인기는 드라마의 주요 소재인 ‘불륜’을 다시 주목하게 했다. 과거엔 불륜이 자극적인 소재로만 쓰였다면, 최근엔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해 색다르게 다뤄지고 있는 것. 그와 함께 방송가에도 출연자들의 불륜 이슈가 연이어 터졌다. 일부 연예인의 과거 불륜설이 다시 거론되기도 했다.

‘부부의 세계’에서 불륜은 드라마 전체를 관통한다. 남편 이태오(박해준)의 불륜을 뒤늦게 알게 된 지선우(김희애)의 복수가 드라마를 이끌고 간다. 자신 앞에서 완벽한 남편을 연기한 이태오의 이중적인 모습에 분노한 지선우의 복수심이 드라마를 거침없이 이끌고 가는 동력이 된다. 영국 BBC 드라마 ‘닥터 포스터’를 원작으로 한 ‘부부의 세계’가 ‘19세 미만 관람불가’ 등급을 달고 폭력적이고 자극적인 장면들을 담아낸다면, 지난 25일 첫 방송된 tvN 토일드라마 ‘화양연화’는 불륜을 애틋한 멜로드라마로 그렸다. ‘화양연화’는 26년 만에 모든 것이 뒤바뀐 모습으로 재회한 두 남녀의 재회를 아름답고 슬프게 그릴 예정이다. 다만 결혼 생활 중인 한재현(유지태)이 첫 사랑을 만나 감정을 주고받는 설정을 어떻게 풀어갈지가 관건이다.

지난 19일 방송된 MBC ‘구해줘! 홈즈’는 매물을 의뢰한 일반인 출연자가 등장하지 않은 채 방송이 진행됐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이미 촬영을 마친 예비 신혼부부가 불륜 커플이라는 주장이 제기된 것. 이에 ‘구해줘! 홈즈’ 제작진은 “사생활에 대해서는 그 사실 여부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며 해당 부부의 분량을 편집하고 ‘신혼’이란 문구를 뺐다. KBS Joy ‘연애의 참견3’에 출연했던 재연 배우 A씨도 불륜 논란에 휘말렸다. 지난 24일 A씨가 이종사촌인 의사 형부와 불륜 행각을 벌였다는 보도가 나오며 사건이 알려지게 됐다. 같은 날 ‘연애의 참견3’ 제작진은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연예인들도 불륜 이슈를 피해가지 못했다. 배우 송윤아는 지난 26일 자신의 SNS에 달린 "궁금한 게 있다. 진짜 불륜 아니냐"라는 네티즌의 댓글에 "도덕적으로 해서는 안 될 일이 있지 않느냐. 절대 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답하며 불륜 루머를 직접 부인해 화제를 모았다. 송윤아는 배우 설경구가 이혼했던 2006년부터 연애를 시작, 2009년 결혼한 것으로 알려져 불륜 논란에 시달려왔다. SBS ‘더 킹: 영원의 군주’에 출연 중인 배우 정은채도 10년 전 가수 정준일과의 불륜 의혹이 다시 화제에 올랐다. 정은채와 정준일 양 측은 모두 “10여년 전 지극히 개인적인 일로 모두 끝난 부분”이라며 언급을 꺼렸다.

‘부부의 세계’ 등 불륜 소재 드라마의 인기에 대해 남예종 이호규 교수는 “드라마는 영화처럼 픽션과 판타지가 녹아있다. 더 강력한 주제를 통해 자극을 줘야 시청률이 오른다”고 분석했다. 이어 “일반인과 연예인들이 성격 차이, 경제적 문제 등으로 이혼하는 것과 달리, 드라마는 불륜과 배신이라는 키워드 안에 스토리가 짜여있어 더 짜릿하고 흥미진진하다”고 말했다.

최근 불륜 이슈가 많아진 것은 2015년 간통법 폐지의 영향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호규 교수는 “과거의 불륜은 큰 죄로 여겨지는 분위기였으나, 간통법 폐지 이후 사람들의 인식이 다소 풀어진 듯하다”며 “각방과 졸혼 등 법적인 부부의 테두리 속에서 각자의 프라이버시를 추구하는 트렌드가 나타나며 ‘그럴 수 있지’ 하는 인식이 가미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bluebel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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