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의숨결] 습관적 입호흡이 담배보다 100배 이상 나쁜 이유

기사승인 2020-05-08 10: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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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적 입호흡의 폐기관지 위험도, 담배보다 100배 이상
#글// 김남선 영동한의원 대표원장(한의학박사)

김남선 영동한의원 대표원장

인류가 말을 시작하면서 난치병이 발병했다. 600만 년 전 입호흡을 하면서부터다.
우리 전통의학에서는 구중의(口中醫)라는 입 전문의가 따로 있을 정도로 질병사에서 입은 중요한 분야였다. 동서를 막론하고 ‘입이야말로 건강의 원점’ 이라고 여겼다.

사실 우리 인간세계의 모든 난치병은 모두 입 호흡에서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입 호흡은 나쁜 호흡 방법이다.

코가 막혀 입으로 호흡하면 침이 마르면서 입 안이 건조해진다. 침이 부족해지면 세균을 정화시키는 기능이 떨어지면서 충치 등 구강 질환이 생기기 쉽다. 또 입 냄새가 나면서 대인관계에도 어려움을 겪게 된다.

식사할 때도 입을 벌리고 호흡을 하면 돌출입이 될 수 있고, 아랫입술이 두툼해지고, 입술이 건조해져 잘 튼다. 소아천식과 아토피 등 난치성 알레르기 질환도 입호흡 습관을 코호흡 습관으로 바꾸면 호전된다. 건강한 호흡 습관은 각종 면역질환, 알레르기 질환을 이겨내는 데 큰 힘이 된다.

지금은 입을 중시하던 전통의학을 다시 봐야 할 때다. 입호흡으로 인한 질병은 도대체 언제부터 시작된 것일까. 인간이 입호흡을 하기 시작한 것은 약 600만 년 전 유인원 시절부터이다.

진화론적 관점에서 보면 입과 장은 우리 몸 중에 가장 오래된 기관이다. 입호흡은 언어의 대상(代償)으로서, 인류만이 갖게 된 특징이다. 몸은 움직이기 쉬운 쪽으로 형태가 변화되기 마련이다. 몇 대를 걸쳐 내려오면서 목적도 없이 사용하기 편하도록 몸의 구조가 변화되면서 대물림이 이뤄지는 것이다. 이것이 라마르크가 말한 진화론, ‘용불용 법칙’이다.

다른 기관은 입과 장이 만들어진 후에 생겨났다. 입이 없는 동물은 없다. 호흡을 하거나 영양분을 섭취하는 기관인 입은 건강의 척도가 되기도 한다. 인류는 말을 하기 시작하면서 기관(氣管: 척추동물의 목에서 허파로 이어지는 숨쉴 때 공기가 지나는 관)과 연결되었다. 입호흡을 통해 각종 세균이 기관으로 들어갈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해 준 셈이다.

입호흡은 유일하게 인간만 할 수 있는 호흡법인데, 아이로니컬하게도 온갖 알레르기 질환에 시달리게 되는 통로가 되고 말았다. 만성 천식과 아토피성 피부염과 같은 면역질환은 코를 통한 폐호흡을 습관화하면 저절로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 왜 그럴까. 그 이유 역시 인간이 원래 포유동물이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코호흡을 건강한 호흡법이라고 하는 데도 그만한 이유가 있었던 셈이다. 

영동한의원 대표원장 김남선 박사가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으로 호흡곤란 증상이 심하다고 호소하는 한 장년 환자의 목 상태를 진찰하고 있다. 

거듭 강조하지만, 난치병은 인류가 입호흡을 하면서 시작되었다. 입호흡을 상습적으로 하면 한쪽으로만 씹는 습간과 나쁜 수면 자세 등이 연쇄적으로 일어나게 된다. 코가 휘어지고 얼굴, 척추, 콧구멍도 작아진다. 만성 감기나 아토피성 피부염 등 면역병의 원인이기도 하다. 필자는 임상 진료 현장에서 오랫동안 환자들을 지켜본 결과, 입호흡 습관만 고쳐도 이상 증상이 개선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편도선은 우리 몸의 수비대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구강 안쪽에 위치한 편도선은 외부의 기운이 몸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편도선이 붓는 증상은 우리 몸에 이상이 있음을 알리는 신호이다.

폐에 열이 쌓이고 면역력이 약해진 데다 병원체의 공격을 받으면 편도선은 구강, 목구멍, 부비동(양쪽 눈 밑과 코 옆의 얼굴뼈 안에 있는 공간) 등이 감염되지 않도록 대항한다. 편도선이 약하다는 것은 면역력이 약하다는 말이다. 감기에 잘걸리고 비염, 축농증 등 호흡기 관련 질병에 노출되기 쉽다.

예를 들면 코 안쪽에 있는 인두편도나 이관편도는 주로 공기 중의 이물질이나 세균을 소화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반면 입속에 설편도, 구개편도 등은 음식에 포함되어 있는 이물질이나 세균을 소화한다. 인류가 먹는 음식은 거의 대부분 가열해 먹는 것인데, 이는 곧 각종 세균들의 영양원이 되기도 한다. 가열식품을 에너지원으로 삼아 번창한 세균들은 음식물과 함께 입을 통해 우리 몸으로 침투, 1차적으로 목 울대 주변 편도림프절에 둥지를 틀게 된다. 목울대 주위 편도림프절이 이들 세균을 막는 1차 저지선이 되는 셈이다.

그러나 이는 또한 역설적으로 식도와 호흡기가 공존하는 목건강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부작용을 낳기도 한다. 입호흡을 계속하게 되면 이들 세균을 목울대 주위에 묶어두지 못하고 자동적으로 몸 속에 받아들이게 되는 결과를 낳기 때문이다. 코호흡을 하면 목울대 주위를 넘어 더 이상 체내에 들어가지 못하게 되지만 입으로 호흡을 하면 양상이 사뭇 달라진다는 얘기다.

입호흡을 하면 목 부분의 체온이 1도 내려간다. 이 때문에 목울대 주위 편도림프절의 기능은 저하되고, 세균을 포위해 차단하는 일 역시 못하게 된다. 그 결과 생태 방어 시스템의 핵심인 목울대 편도림프절이 되레 세균 번식의 온상으로 변해버리고 만다. 목울대 주위 편도림프절은 뇌하수체, 갑상선, 부갑상선, 비장, 간장, 폐, 심장 등의 대사작용과도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입호흡으로 인해 시작되는 원인불명의 병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 암, 중증근무력증, 간질성폐렴, 악성림프종, 관절 류마티스 등도 여기에 해당된다. 잘 살펴보면 이들 면역질환 환자는 거의 대부분 코호흡을 하지 않고 100% 입호흡을 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특히 간질성 폐렴 환자는 100% 입으로 호흡을 하는 습관이 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현대의학에서 원인 불명이라고 하는 면역질환은 대개 입호흡이 부른 입호흡병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우리가 온갖 병, 특히 호흡기계통 질환과 난치성 면역병을 물리치려면 건강에 안 좋은 입호흡 습관부터 버려야 한다. 대신 코호흡을 하려 힘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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