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쿡+] "재난지원금으로 휴대폰 구매? 카드사마다 달라요" 혼선

15일 기준 신한, 국민, 삼성, 롯데만 가능...다른 카드사는 구매 안돼 

기사승인 2020-05-23 04: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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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쿡+]

[쿠키뉴스] 구현화 기자 ="아이폰SE 구매했습니다." "갤럭시S20으로 휴대폰 바꿨어요."

최근 온라인 까페와 동호회에서는 정부가 지급한 긴급 재난지원금을 통한 스마트폰 구입기들이 나타나고 있다. 정부에서도 원칙적으로 개인사업자가 운영하는 통신대리점이나 판매점에서 재난지원금으로 휴대폰 단말을 살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일선 통신대리점과 판매점에서는 "살 수 없다"거나 "고객의 거주지나 카드사마다 다르다"라는 말을 내놓으며 혼란스러워하고 있었다.

기자가 22일 직접 서울시내 통신3사 대리점과 판매점을 돌아보니, 휴대폰 대금 완납 조건으로 일부 SK텔레콤 대리점에서는 사용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그러나 KT와 LG유플러스 매장에서는 원칙적으로 구입이 불가능하다는 설명을 들었다. 모든 대리점과 판매점들은 공통적으로 "카드사에 전화해 사용이 가능한지를 다시 한번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 대리점 관계자는 "서울시민이시면 재난지원금으로 휴대폰 구입이 가능하다"며 "일반 카드단말기로는 안 되고 대리점쪽에서 수기로 입력해 넣는 방식"이라고 덧붙였다. 기존 카드결제 방식이 아니라 다른 방식을 통해 일부 편법을 동원한 단말구매 처리를 한다는 설명으로 들렸다. 

다만 통신요금과 연동한 25% 약정할인으로 휴대폰을 구매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정부에서 단말이 아닌 통신요금은 결제할 수 없도록 막아 놨다"며 "단말기만을 구입하는 것만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KT매장에서는 재난지원금 사용에 난색을 표했다. KT 직영 대리점에서는 "KT매장에서는 안 되는 걸로 알고 있다"며 "직접 통신사 114(고객센터 번호)를 통해 확인해 보시라"고 설명했다. 이어 "만약 재난지원금이 아니라 다른 카드로 사용할 경우 바로 구매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다른 KT 대리점에서는 먼저 사는 곳을 물어본 후 "KT의 경우 본사가 경기도여서 서울시민은 구매가 안 되는 걸로 알고 있다"며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가능한데, KT는 직영점이나 대리점이나 결제가 쉽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LG유플러스 대리점에서도 난처한 표정으로 "재난지원금은 LG유플러스 매장에서 원칙적으로 안 되는 걸로 알고 있다"며 "카드사 중 신한, 국민, 삼성 등 일부 카드사만 가능한데, 이마저도 고객이 카드사에 전화해 가능한지를 일일이 확인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통신사의 상품을 모두 다 취급하는 판매점에서는 SK텔레콤에서만 긴급재난지원금을 쓸 수 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판매점 관계자는 "SK텔레콤에서는 재난지원금 결제가 가능하지만 KT는 불가능하고, LG유플러스는 신한·국민·삼성카드만 결제가 가능하다"고 전했다. 

일부 판매점들은 "긴급재난지원금 사용가능합니다"라고 붙인 곳들도 있었다. 이 매장들은 통신사 가입이 아니라 유심(USIM)만 꽂으면 바로 쓸 수 있는 공기계인 자급제폰만을 취급해 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재난지원금을 사용가능하다고 써붙인 휴대폰 판매점은 "긴급재난지원금으로 스마트폰 구매가 가능하다"며 "단 공기계에만 해당하며, 통신사를 옮길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바로 뒷 판매점에서는 "앞 매장에서 재난지원금 사용이 가능하다고 하지만, 사실 카드사별로 달라서 결제가 안 되는 경우가 많다"며 "재난지원금으로 고객을 끌려는 상술"이라고 비판했다. 

왜 이런 혼란한 현상이 벌어지는 걸까. 업계에서는 정부의 가이드라인이 모호하고, 카드사별로 정책이 다르기 때문이라는 답을 내놓는다. 우선적으로 많은 카드사가 이동통신사 직영점이나 대리점을 재난지원금의 사용처로 허용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일부 카드사들은 재난지원금의 사용처를 통신대리점이나 직영점에서도 살 수 있도록 열어 두어 이 같은 차이가 발생하는 것이다. 

즉 ,어떤 카드사들은 이동통신사로부터 매출 내역을 받을 때 단말기 구매 대금과 통신요금 구매 비용을 구분하지 않고 있다. 이 경우 긴급재난지원금 사용이 되지 않는다. 정부가 할부대금이나 보험, 세금의 경우에는 재난지원금 사용이 안 되도록 막아 놓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달리 어느 카드사들은 단말 구매대금과 통신요금을 분리해 두어 재난지원금을 쓸 수 있는 것이다. 현재로서는 신한과 KB, 삼성, 롯데카드로는 휴대폰을 구매할 때 재난지원금 사용이 가능하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통신사별로 되고 안 되고 이런 것은 아니고, 카드사쪽 기준에 따라서 다른 걸로 알고 있다"라며 "카드사별로 행정안전부의 가이드에 따라 이 기준이 아직도 정립되고 있는데, 저희도 기준을 잘 알 수가 없어서 속시원히 뭐가 되고 안 되고를 말할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KT관계자도 "결제가 되는지 안 되는지 여부는 저희가 판단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카드사별로 상이하다"며 "사용처는 기본적으로 행정안전부가 정하고 있는데, 이를 카드사가 해석을 해서 사용처를 정하게 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부 카드사들은 단말대금과 통신요금을 구분을 못하다 보니, 어떤 카드사들은 이 부분에 대해 열어둔 카드사가 있고 막아둔 카드사가 있는 것"이라며 "15일 기준으로 신한, 삼성, KB, 롯데에서는 결제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LG유플러스 관계자도 "통신사별로 (재난지원금) 사용 여부를 정하는 것이 아니고, 카드사가 정하는 것"이라며 "카드사별로 상이한 정책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ku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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