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人터뷰] SG워너비 출신 ‘채동하’에 대한 다섯 가지 오해

기사승인 2009-11-10 11: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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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연예] 2004년 혜성처럼 등장한 그룹 SG워너비. 호소력 짙은 음색에 대중적 멜로디를 가미한 노래들로 음반 및 각종 음원 차트를 석권했다. 데뷔하자마자 정상에 오른 SG워너비는 두려울 게 없었다. 그렇게 4년이 흐른 뒤 날벼락같은 소식이 들린다. 멤버 채동하(28)가 5집 활동을 끝으로 SG워너비와 결별을 선언한 것이다. 연기자로 활동하기 원했다는 게 소속사가 밝힌 탈퇴 이유였다.

SG워너비 팬들은 술렁거렸다. 팬들은 돌연 탈퇴하게 된 이유를 듣고 싶었지만 채동하는 말을 아꼈다. 그는 숱한 소문과 비난을 뒤로한 채 뮤지컬 배우, 드라마 O.S.T 등 개인 활동을 하면서 자신의 영역을 쌓아갔다. 그리고 10일 SG워너비를 떠난 지 1년6개월 만에 자신의 심경을 토로한 글들로 꾸며진 솔로앨범 ‘에세이’를 들고 나왔다. 타이틀 곡 ‘어떻게 잊겠습니까’로 활동에 들어간다.

서울 상암동 본사에서 만난 채동하는 자신을 둘러싼 오해에 대해 비교적 담담하고 차분한 말투로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단어 하나의 선택에 고심하는 듯 신중한 태도였다. 채동하가 그동안 꺼내지 못했던 말들을 정리해봤다.

솔로 앨범 내려고 SG워너비 탈퇴했다?

채동하의 솔로 앨범 발매 소식이 알려지자 ‘혼자 활동하려고 SG워너비 나왔다’ ‘이제야 본색을 드러낸다’ 등 부정적 시선이 쏟아졌다. 채동하는 SG워너비로 데뷔하기 전인 2002년 솔로 앨범 ‘네이처’(Nature)를 발표한 경험도 있어 팬들의 시선이 곱지 않은 건 당연했는 지 모른다.

채동하는 자신의 상황을 설명하기 전 팬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드러냈다. “일단 끝까지 SG워너비 채동하로 살지 못해 죄송하다”며 “저로 인해 혹시 SG워너비에게 피해가 갔다면 너그러이 이해해 달라”고 밝혔다.

“SG워너비를 탈퇴할 때까지만 해도 솔로 앨범을 낼 계획이 전혀 없었어요. 그럴 계획이었다면 탈퇴하자마자 앨범 작업에 돌입했겠죠. 제가 팀을 나오게 된 것은 휴식이 필요했기 때문이에요. 5~6년 정도 쉬지 않고 활동하고 나니 어느 순간 저는 사라지고 없더라고요. 이렇게 쫓기듯 살다보면 정체성을 완전히 잃어버릴 것 같았어요. 멤버들을 설득해서라도 2년 정도 쉬고 싶었지만 다들 생계를 고민해야 하는 처지라 차마 말할 수 없었죠.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고 싶어서 팀을 나오게 됐습니다.”

“솔로 앨범을 내기 전에도 고민이 많았어요. ‘그룹으로 다시 시작할까’ ‘일본에서 활동할까’ 온갖 경우를 다 상상했죠. 요즘 그룹이 대세다보니 흐름을 따라갈까 고민했지만 저의 특징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은 솔로 분야라고 생각해 혼자 앨범을 내게 됐습니다.”



SG워너비 탈퇴하고 후회했다?

“인기를 버리고 팀을 나온다는 게 저로서도 정말 힘든 선택이었지만 후회하지 않았어요. 오랫동안 풀지 못한 숙제를 해결한 것처럼 가슴이 후련해졌습니다. 저를 되돌아 볼 수 있는 시간을 간절히 원했거든요. 만약 저 혼자 잘 되려고 팀을 나온 거라면 전 진짜 배은망덕한 사람이죠. 그런 게 아니니 제 자신에게 떳떳합니다.”

SG워너비 멤버들과의 불화가 탈퇴 원인?

“팀을 탈퇴하고 나면 으레 회사 혹은 멤버들과의 불화 때문이라고 추측하시는데 절대 아니에요. 멤버들과는 지금도 연락하면서 잘 지내고 있어요. 새 멤버 (이)석훈 씨도 팀에서 자리를 잘 잡아서 보기 좋고요. 최근 들어 (김)용준이를 비롯해 SG워너비가 개별 활동을 하는데 그런 모습을 보면 뿌듯해요. 저와 같이 지냈을 때 모습 그대로라 반갑고 친근하게 느껴지고요.”

노래보다 연기 더 좋아해?

채동하는 팀을 나오고 난 뒤 뮤지컬 ‘안녕, 프란체스카’에 출연했다. 이로써 ‘연기자로 활동하기 위해 탈퇴한 것’이라는 배경에 힘이 쏠리게 됐다.

“연기자로 활동하겠다고 탈퇴를 선언한 것은 제 의사가 아니었어요. 게다가 대학교에서 연기를 전공해 이런 오해가 더 커졌던 것 같고요. ‘드라마에 캐스팅 되지 않으니 뮤지컬로 방향을 돌렸다’ 말하는 분들이 많았죠. 사람들의 질타가 뻔히 예상되는데도 연기를 하게 된 것은 바쁘게 살아야겠다고 마음먹었기 때문이에요.”

[쿠키人터뷰] SG워너비 출신 ‘채동하’에 대한 다섯 가지 오해


SG워너비는 지우고 싶은 과거?

이번 솔로 앨범을 들으면 SG워너비에서 활동했던 채동하의 모습이 아른거린다. 애절한 목소리와 창법은 SG워너비에서 보여줬던 음악 스타일과 흡사하다. 타이틀 경쟁을 벌었던 두 번째 트랙 ‘너라서 사랑해’를 들으면 확실히 느낄 수 있다. 게다가 첫 번째 트랙 ‘고마워’는 SG워너비의 히트곡 ‘내 사람’ ‘아리랑’ ‘사랑하길 정말 잘했어요’ 등을 피아노 연주로 꾸며졌다. 채동하는 왜 SG워너비 색깔을 고집했을까.

“사람들이 SG워너비 채동하에 대해 익숙해져 있는 것을 굳이 지우고 싶지 않았어요. 과거의 모습도 저의 일부분이니까요. 그래서 이번 앨범도 제가 고집해서 SG워너비의 히트곡을 만들어준 조영수 작곡가랑 작업하게 됐고요. 음악 스타일도 완전히 새로운 것이 아닌 제가 잘할 수 있는 걸 살리는 쪽으로 잡았습니다.”

솔로가수 채동하의 음악 즐겨주셨으면

채동하는 SG워너비로 활동하면서 ‘최정상’이라는 달콤함을 맛봤다. 솔로로 변신한 그의 목표는 무엇일까.

“SG워너비 시절에는 최고의 가수가 되자는 게 목표였다면, 지금은 제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음악을 하자는 거예요. SG워너비 시절과 현재의 제 모습을 비교하기보다는 음악 자체만으로 즐겁게 들어주셨으면 좋겠어요. 눈에 보이는 성공보다는 제가 만족하고 행복해지는 길을 택하고 싶어요. 좋은 노래로 기대에 보답할게요.”

시련을 통해 한층 성숙하고 단단해진 채동하. 오랜 방황을 접고 자신의 길을 찾은 그가 들려주는 음악이 가요계에 어떤 향기를 낼 지 기대해 본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은주 기자
kimej@kmib.co.kr"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