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Z 인디 결산] 2011년, 올해의 ‘인디 뉴스’

기사승인 2011-12-17 18: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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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Z 인디 결산] 2011년, 올해의 ‘인디 뉴스’

[쿠키 문화] 2011년 인디신의 최고의 이슈는 ‘십센치’(10cm)다. 지난 2월 발매한 정규 1집 ‘1.0’이 큰 인기를 얻으며 바쁜 한 해를 보냈다. 1세대 밴드는 돌아왔고, 탄탄한 음악성을 갖춘 신인들이 등장했다. 올해 인디신을 뜨겁게 달군 이슈를 모았다.

★십센치, 어쿠스틱

올해 인디신에서 최고의 인기를 얻은 십센치. 아름다운 보이스 컬러에 노골적이면서도 신선한 가사, 귓가를 맴도는 어쿠스틱 멜로디와 리듬감은 ‘여심’(女心)은 물론 ‘남심’(南心)도 사로잡았다. 십센치는 신인임에도(물론 중고신인이지만) 지난해 발표한 ‘아메리카노’에 이어 ‘안아줘요’, ‘사랑은 은하수 다방에서’, ‘죽을래 사귈래’ 등을 히트시키며 인디신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또한,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대중적인 인기도 한 몸에 받았다. 콘서트에서도 인기는 식을 줄 몰랐다. 지난 10월, 12월 단독 공연을 연일 매진시키며, 자신들의 인기를 톡톡히 과시했다. 그뿐만 아니라 인디신의 트렌드를 주도했다. ‘어쿠스틱한 소편성 음악’이 대세를 이루는 지금 십센치는 그 중심에 서 있다. 십센치의 인기를 발판삼아 옥상달빛, 랄라스윗, 시와 등이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소포모어 징크스는 없다

성공적인 첫 작품‧활동에 비해 그에 이은 작품‧활동이 부진한 경우를 가리키는 소포모어 징크스. 지난 2009년 개성 있는 음악으로 대중의 관심을 한 몸에 받은 장기하와 얼굴들, 1인 밴드 검정치마가 각각 6월과 7월에 2집 앨범으로 팬들을 찾았다. 이전 앨범에서 많은 사랑을 받아 부담도 많았을 터, 괜한 걱정이었을까? 새로운 멤버를 영입 음악적인 역량을 키운 장기하와 얼굴들은 앨범 판매량이 3만장, 자신의 음악 세계를 한껏 표현한 검정치마는 1만5000장 이상을 기록했다. 두 밴드 모두 인디와 주류 경계에서 완성도 높은 앨범으로 평단과 대중에게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 밖에도 문 샤이너스, 우주히피, 토마스 쿡, 쿠남과여라이딩스텔라 등이 2집 앨범을 발매했다.

★전설의 귀환

1세대 인디밴드가 팬들을 다시 찾았다. 모던록 밴드 델리스파이스는 5년 만에 7집 ‘오픈 유어 아이즈’(OPEN YOUR EYES)로 자우림은 8집 ‘음모론’, 피아는 5집 ‘펜타그램’(Pentagram)으로 각각 돌아왔다. 그들의 복귀는 1~2집 뮤지션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인디신에 새로운 자극을 주고 있다. TV와 신문 등 대중 매체의 관심으로 인디신이 새롭게 조명되는 계기를 마련했고, 덩달아 인디신의 관심은 올라가는 시너지 효과를 가져왔다.

★자신의 권리를 찾아 나선 아티스트

지난해 11월 뇌출혈로 쓰러진 후 결국 깨어나지 못하고 사망한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본명 이진원). 달빛요정의 음악에 대한 열정을 기억하는 팬과 뮤지션들은 지난 1월 27일 추모공연을 열고 그의 이름과 노래 그리고 모습을 기억했다. 단일 공연 최대의 뮤지션(101개 팀)이 참가해 홍대 인근 26개 클럽에서 열린 추모공연은 언론과 대중에게 높은 관심을 받았고, 이를 계기로 많은 인디뮤지션들은 하나로 뭉쳤다. 뮤지션들은 이에 그치지 않았다. 노력과 비교해 합당하지 못한 현실에 반발, 자신의 권리 찾기에 나섰다. 지난 5월 월드디제이페스티벌에서 공모를 통해 선발하고 사후에 노개런티 출연조건을 발표한 주최 측에 대한 반발로 뮤지션들은 보이콧을 선언했다. 다른 음악행사의 부당한 관례와 대우에 대한 뮤지션들의 폭로가 SNS를 통해 이어지며 뮤지션 스스로가 페스티벌을 기획했다. ‘유데이페스티벌’이 그것. 지난 6월에 열린 1회 행사에는 109팀이 참여했고 지난 3일 열린 2회 행사에는 127팀이 무대에 올라 성공적 개최를 이뤄냈다.

★인디만을 위한 차트, 문화 공간 등장

드디어 인디음반만을 위한 차트가 등장했다. 인디고차트50이 그것. 국내 인디음반의 유통과 인디음원의 흐름을 보여주며 음반시장을 부흥을 위해 마련됐다. 지난 6월에 처음 선보인 인디고차트는 음반판매, 음원판매 및 평론가와 뮤지션의 음반, 공연소식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지난 10월에는 인디음반판매와 공연장이 결합한 인디고 레코드&스테이지가 문을 열었다. 최초로 시도된 인디고 레코드&스테이지는 다양한 인디음반 구입은 물론 주말마다 열리는 뮤지션의 공연도 함께할 수 있어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떠오르고 있다.

★절정에 오른 페스티벌

각종 콘서트는 물론 음반 페스티벌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지갑은 점점 얇아지지만 팬들의 기쁨은 두 배로 커진다. 올해 음악 페스티벌은 절정을 이뤘다. 양만 늘어난 것이 아니다. 내실도 다지고 있다. 페스티벌을 찾는 관객의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지산록페스티벌, 그랜드민트페스티벌, 펜타포트록페스티벌은 완전한 하나의 행사로 자리 잡았고, 가장 많은 뮤지션들이 참여해 봄을 알리는 그린플러그드페스티벌, 자연과 함께 재즈 향에 빠지는 자라섬재즈페스티벌도 많은 관객이 찾았다. 이밖에 크고 작은 음악 페스티벌이 관객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하고 있다. 겨울에는 실내로 자리고 옮겨 음악 페스티벌이 열린다. 오는 30~31일 열리는 카운트다운판타지, 내년 초 예정인 그린플러그드레드2012 등이 있다. 바야흐로 4계절 내내 음악 페스티벌을 즐기는 시대가 온 것이다.

★인디음악, 대중매체와 조인

음악만 잘해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생각은 구시대적인 발상이다. 아무리 좋은 음악이라도 들어 볼 기회가 마련돼야 좋은 음악인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가수들이 홍보에 열을 올리는 이유다. 그간 인디뮤지션은 홍보에 많은 비중을 두지 않았다, 아니 못했다. 인력은 물론 비용적인 면에서 여유가 없다. 그간 몇몇 뮤지션에게만 문을 열었던 대중매체가 다시 손을 내밀었다. MBC ‘라라라’, KBS ‘음악창고’의 폐지로 특히 인디뮤지션의 TV 출연이 어려웠던 시점이다. 시작은 십센치다. MBC ‘무한도전’에 하하와 함께 출연, 대중에게 큰 어필을 했다. MBC ‘나는 가수다’에는 YB와 자우림이 출연해 인디음악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서바이벌오디션도 지나치지 않았다. 엠넷 ‘슈퍼스타K3’는 무명 인디뮤지션들이 대거 출연했고 KBS는 아예 ‘밴드 서바이벌 톱 밴드’를 시선 공영방송다운 면모를 보여주기도 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효상 기자 islandcity@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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