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다리에 갑자기 힘이 빠진다면 ‘다발성경화증’ 의심

조민규 / 기사승인 : 2017-11-09 11: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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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증으로 신경전달 어려움 겪는 자가면역질환

팔다리가 갑자기 약해져 물건 등을 제대로 잡기 힘들거나 감각이 이상하다면 전문의의 진료를 받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이 같은 상태는 ‘다발성경화증’에서 보이는 증상이기 때문이다. 

다발성경화증은 희귀난치질환으로 명확한 원인은 밝혀져 있지 않고, 증상은 다양해 쉽게 발견하기 어려운 질환이다. 이에 양산부산대병원의 신경과 신진홍 교수, 신경과 황선재 교수, 재활의학과 김수연 교수, 한국다발성경화증환우회 유지현 회장을 만나 질환의 특성과 치료법, 치료에 어려운 점 등에 대해 들어봤다.

신진홍 교수는 다발성 경화증에 대해 신경손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신경이 벗겨진, 머리·척수 등이 전신피복이 군데군데 벗겨지는 것이다. 신경전달이 잘 되려면 피복이 있어야 하는데 염증으로 피복이 벗겨져 신경전달이 어려워진다. 나중에는 신경피복이 벗겨져 굳게 된다”고 밝혔다.

이어 “주요 증상으로는 감각이상이 이야기했는데 팔다리가 약해져 물건 등을 제대로 잡기 힘들거나, 한쪽 눈이 안보이거나, 어지럽기도 하고, 실조증(팔다리가 중심을 못 잡는) 등이 있는데 신경 손상 부위에 따라 증상이 다르다”고 말했다.

특히 이로 인해 진단이 느린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는데 “병원에 오더라도 신경과까지 넘어오기가 오래 걸린다. 다치지 않았는데도 팔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이해가 안 되는 증상이 생기면 병원에 오라고 한다
신경 손상을 찾아내면 영상을 찍어 확인하게 된다”며 “최근에는 영상기기의 발전으로 진단이 빨라졌다. 다발성경화증이 의심되는 경우는 꼭 영상검사를 하도록 조언한다”고 덧붙였다.

황선재 교수 역시 다발성경화증은 증상으로 환자를 찾기 힘들기 때문에 신경학적 증상이 있다면 검사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예전에 비해 질환에 대한 인지가 많이 늘어 확진이 빨라지고 있다. 특히 진단법이 발전해 환자를 찾아낼 수 있지만 잘못 진단된 환자도 많이 걸러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또 약물치료와 관련해 “다발성경화증 급성기의 경우 염증을 줄이기 위한 치료를 진행하는데 입원해서 염증을 제거하는 치료를 진행한다. 만성기 치료는 증상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예방적 치료로 염증이 다시 생기지 않도록 진행을 막기 위해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다발성경화증은 왜 생길까. 아직까지는 명확한 원인이 밝혀지지는 않았다. 다만 자가면역질환으로 높은 지역에서 많이 발생하고 있고, 유전이나 바이러스 감염 등이 원인으로 제기되고 있는 정도다. 

신 교수는 “두 번째 증상이 나타났을 때 이해가 안 되는 증상이 생기면 병원에 오라고 한다. 자가면역질환이라는 것을 제외하고 확실한 원인은 알려져 있지 않다”며 “치료제도 많지만 진행을 억제하는 수준일 뿐 완치는 힘든 질환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시작부터 이상한 증상으로 시작하고, 증상도 다양한 만큼 일반과에서는 진단을 내리기도 쉽지 않다. 그렇지만 최소한 신경과까지만 오면 예전과는 달리 진단을 놓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이상 증상이 느껴지면 빨리 병원을 방문에 치료·관리에 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신 교수는 현재의 의료시스템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희귀질환의 경우 상식에서 벗어나는게 많다. 다발성경화증으로 오해하는 시신경척수염의 경우 병이 움직이는 모양이 겉으로는 비슷해도 같은 약을 쓸 경우 상태가 오히려 나빠진다”며 “ 때문에 환자도 보호자도 물어보고 싶은 것이 많은데 일반 환자와 같이 진료를 본다면 제대로 이야기하기 쉽지 않다. 내 경우는 따로 외래를 잡거나 입원해서 더 이야기하기도 한다. 이러한 부분이 시스템적으로 된다면 환자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지현 회장은 “다발성경화증은 평시 안고가야 하는 질환이다. 대소변 등 비뇨기과적 장애와 뇌병변 장애, 시력장애 등의 다발적 증상을 보인다”며 “조기진단, 조기치료 강조하지만 사회적으로도 질환에 대해 좀 더 홍보를 하고, 증세를 빨리 인지할 수 있도록 돕는 게 병원을 빨리 찾을 수 있도록 하는 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우리가 지역별로 진행하는 의료인과의 간담회가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희귀질환특별법이 만들어졌지만 현실적으로 얼마만큼 적용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애 경우도 한주 입원했는데 보험이 적용됐다면 몇 십만 원 수준이었겠지만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검사 등이 많아 200만원의 의료비가 나왔다”며 “의료정책이 도움 되고 있지만 신약의 접근성은 여전히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정책적 지원이 현실화되기까지 아직 남았음을 지적했다.

한편 양산부산대병원은 국립대병원으로 희귀질환 등의 치료에 책임감을 갖고 치료에 임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영남권역재활센터로 지정된 재활센터의 경우 수익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 암, 희귀질환 등 관리가 어려운 질환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재활에 나서고 있다.

김수연 교수는 “환자에 따라 힘이 빠지거나 배뇨장에 등 증상이 다양하다. 때문에 증상에 따라, 환자에 따라 치료접근법이 다르다. 때문에 희귀질환 환자의 경우 치료시간과 노력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발성경화증 재활치료의 경우 증상이 다양한 만큼 환자 맞춤형 재활이 필요하다. 팔다리에 힘이 빠지는 환자의 경우는 근력운동이 필요하고, 실조증 등은 균형을 좋게 하는 재활이 필요하다. 또 배뇨장애의 경우 신장기능을 떨어뜨려 신부전으로 갈 수 있어 이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 

김 교수는 “재활치료에서는 증상에 따라 운동량 조절 등 본인에게 맞는 치료방법을 정해준다. 단순히 병원에서만 재활을 하는 것이 아니라 집이나 사회활동을 하면서도 할 수 있는 재활 프로그램이 중요한데 연계가 안 되는 경우가 많다”며 “8~12주 이상 꾸준한 운동을 해야 효과가 있다. 신경이 마비돼 근력이 떨어졌다고 안 움직이면 더 악화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희귀질환 등에 대한 재활치료의 급여가 낮게 책정되는 부분도 개선이 필요하다. 환자를 머리부터 발끝까지 꼼꼼히 봐야 해 치료시간과 노력이 드는 만큼 적극적인 치료가 진행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며 “로봇재활 등 신의료기술이 보급 되도 급여를 인정받지 못해 환자들의 부담이 큰 상황이다. 질 높은 치료, 새로 개발된 효과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기존 수가가 너무 낮다”고 아쉬워했다.

유지현 회장은 “일반 재활병원에서는 희귀질환에 대한 인식이 아직은 부족하다는 생각이다. 비슷한 증상과 유사한 재활을 하기 때문에 환자의 신뢰를 떨어지고, 이로 인해 화자가 재활을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며 “재활이 환자 입장에서 힘들고 지루한 과정이지만 얼마큼 이겨내느냐에 따라 치료효과도 다르다. 환우회에서도 이런 점에서 재활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민규 기자 kioo@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