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vs 책] ‘우주에도 우리처럼’ vs ‘진짜 우주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기사승인 2018-10-16 06:00:00
- + 인쇄

[책 vs 책] ‘우주에도 우리처럼’ vs ‘진짜 우주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우리 말고도 별이 반짝이는 밤하늘을 올려다보는 존재가 있을까?”

어린 시절 우주에 관한 호기심을 품지 않았던 사람이 몇이나 될까. 특히 외계인 관련 미스터리는 관심을 놓기 어려운 강력한 주제다. 하지만 우주나 외계인에 대해 깊이 파고 드는 사람은 거의 찾아 보기 어렵다. 어려운 과학 용어와 수학 공식, 물리학 개념 등으로 구성된 단단한 진입 장벽이 접근을 가로막기 때문이다. 평범한 지구인들은 그저 우주를 배경으로 한 영화를 감상하며 대리만족할 수밖에.

그 장벽을 뚫고 성인이 된 이후까지 우주를 연구하거나 그 주변을 맴도는 이들도 있다. 다음 소개하는 두 권의 책은 일본인 학자와 영국인 과학 저널리스트가 우주를 주제로 쓴 책이다. 책의 주제와 방향성은 물론 모양과 크기, 레이아웃 모두 다르다. 하지만 우주라는 공통 주제가 두 권의 책을 관통한다. 우주와 관련된 독자들의 호기심을 조금은 해소시켜 주지 않을까.


△ ‘우주에도 우리처럼’

지구에 생명이 존재한다는 것만큼 당연한 사실도 없다. 하지만 만약 지구 전체에 존재하는 물의 양이 지금의 1/10이었어도 생명이 존재할 수 있었을까. 저자는 가장 중요한 생명의 조건으로 ‘물’을 꼽는다. 지구에 있는 물의 양이 얼마나 절묘한지, 물의 양에 따라 행성의 수명이 얼마나 좌우되는지 설명한다. 물 이외에도 판의 이동, 기체, 대륙, 바다, 충돌, 궤도, 행성의 크기, 주변 항성 등 복잡하고 다양한 조건들이 많다. 어떻게 이 모든 것들이 맞물려 생명의 탄생을 맞이할 수 있었을까. 저자는 그럼에도 “이 광활한 우주에 생명체가 지구에만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환경의 가능성, 생명의 가능성을 외면하는 행위”라며 우주에 우리 이외의 생명이 존재할 가능성을 탐구한다.

‘우주에도 우리처럼’은 우주에 관한 환상을 자극하는 책이 아니다. 저자는 수십 년간 지구물리학을 연구한 학자의 시각에서 과학적이고 현실적인 이야기를 늘어놓는다. 그렇다고 어려운 이야기로 가득한 책은 아니다. '문과생들에게 제일 먼저 추천하는 지구과학 책'이라는 홍보 문구처럼 어려운 내용도 쉬운 언어로 풀어내려 했다. 2003년부터 루게릭병을 앓기 시작한 저자는 아내의 도움을 받아 3년에 걸쳐 이 책을 집필했다. 무엇을 위해 ‘우주에도 우리처럼’을 쓴 것인지 그의 문장에서 읽어내길 권한다.


△ ‘진짜 우주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진짜 우주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는 2015년 12월 15일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선 발사기지에서 유럽우주국 소속 우주인 세 명이 국제우주정거장을 향해 출발하는 장면에서 시작한다. 당시 이 프로젝트에 참가한 영국인 우주비행사 팀 피크의 여정을 따라가는 생방송 ‘스타게이징 라이브’를 진행한 저자가 현장에서 경험한 우주선 발사에 이르는 긴박한 상황을 들려준다. 이후 우주 공간으로 나아간 후의 이야기와 달과 화성을 거쳐 더 먼 심우주로 점점 확장되는 이야기까지 들려준다. 또 우주여행에 실패했을 경우 외계인에게 납치되어 우주로 가는 법이나 죽고 난 후에 남은 유해나마 로켓에 실려 우주로 날아가는 법을 알려주기도 한다. 우주 탐사 프로젝트에 직접 참여한 이들의 인터뷰도 실려 있다.

‘우주에도 우리처럼’이 외계 생명의 존재 가능성을 탐구한 연구의 기록이라면, ‘진짜 우주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는 우주에 관한 다양한 ‘썰’들의 모음집에 가깝다. 상대적으로 가볍게 읽기 좋지만 실용적인 내용들로 가득하다. 진짜 우주여행을 떠나려는 사람들을 위한 유용한 정보는 물론, 우주 탐사의 과거·현재·미래, 우주인의 실생활에 관한 이야기를 담아냈다. 지금까지 우주에 가본 553명의 뒤를 이어 554번째로 우주에 가는 주인공이 되고 싶다면 꼭 읽어야 할 책이지 아닐까.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