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반올림, ‘반도체 백혈병’ 논쟁 11년 만에 ‘종지부’

/ 기사승인 : 2018-11-23 11:0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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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지평 보상업무 맡아, 2028년까지 보상 절차 마무리

‘삼성 반도체 백혈병’ 분쟁이 불거진 지 만 11년 만에 마침표를 찍었다.

23일 오전 10시30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삼성전자와 피해자 대변 시민단체 반올림 측이 ‘삼성전자-반올림 중재판정 이행합의 협약식’을 맺었다.

앞서 양측은 지난달 1일 ‘반도체 사업장에서의 백혈병 등 질환 발병과 관련한 문제 해결을 위한 조정위원회’가 제시한 중재안을 모두 수용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 협약식을 통해 중재 판정에서 정한 대로 제3의 독립 기관인 ‘법무법인 지평’에 보상 업무를 위탁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반올림과 합의한 대로 지원보상위원회 위원장은 법무법인 지평의 김지형 대표 변호사가 맡을 예정이며, 오는 2028년까지 보상이 차질 없이 이뤄지도록 할 방침이다.

지원보상 대상은 삼성전자 최초의 반도체 양산라인인 기흥사업장의 제1라인이 준공된 1984년 5월 17일(기흥 1라인 준공 시점) 이후 반도체나 LCD 라인에서 1년 이상 일한 삼성전자 현직자 및 퇴직자 전원과 사내협력 업체 현직자 및 퇴직자 전원이다.

지원보상 질병 범위는 암종(백혈병, 비호지킨림프종, 다발성골수종, 폐암 등 16종의 암으로 지금까지 반도체나 LCD 관련 논란이 된 암중에서 갑상선암을 제외한 거의 모든 암을 포함), 희귀질환(다발성 경화증, 쇼그렌증후군, 전신경화증, 근위축성측삭경화증 등 환경적 요인에 의해 발병한다고 알려진 희귀질환 전체), 유산 등 생식질환(유산 및 사산을 모두 포함), 차세대(자녀) 질환(선천성 기형 및 소아암 등 자녀질환 포함) 등이다.

이날 김기남 삼성전자 대표이사(사장)는 위험에 대한 충분한 관리가 이뤄지지 못했다는 취지의 사과문을 공식 발표했다.

김 사장은 “소중한 동료와 그 가족들이 오랫동안 고통받으셨는데 삼성전자는 이를 성심껏 보살펴드리지 못했다. 그 아픔을 충분히 배려하고 조속하게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부족했다”며 “삼성전자는 과거 반도체 및 LCD 사업장에서 건강유해인자에 의한 위험에 대해 충분하고 완벽하게 관리하지 못했다. 오늘 이 자리를 빌려 병으로 고통받은 직원들과 그 가족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롭게 구성되는 지원보상위원회를 통해 보상 결정을 받은 분들에게도 사과문을 보내 위로의 마음을 전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사장은 “삼성전자는 지난달 1일 발표된 중재안을 조건 없이 수용하여 이행할 것을 약속드린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삼성전자는 더욱 건강하고 안전한 일터로 거듭나겠다”고 전했다.

이어 김기남 사장은 “중재 판정에 명시된 산업안전보건 발전기금 500억원을 전문성과 공정성을 갖춘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에 기탁할 것”이라며 “사회적 합의가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전문] 김기남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과문

안녕하십니까. 삼성전자 대표이사 김기남 사장입니다. 

10여년 동안 저희가 해결하지 못한 문제를 사회적 합의라는 방식으로 해결을 이끌어 주신 김지형 조정위원장님과 백도명, 정강자 위원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또한, 어려움 속에서도 끝까지 문제를 풀어내기 위해 성심껏 논의에 참여해 주신 반올림 관계자 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소중한 동료와 그 가족들이 오랫동안 고통 받으셨는데 삼성전자는 이를 일찍부터 성심껏 보살펴드리지 못했습니다. 그 아픔을 충분히 배려하고 조속하게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부족했습니다. 또한, 삼성전자는 과거 반도체 및 LCD 사업장에서 건강유해인자에 의한 위험에 대해, 충분하고 완벽하게 관리하지 못했습니다. 오늘 이 자리를 빌어 병으로 고통 받은 직원들과 그 가족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삼성전자는 더욱 건강하고 안전한 일터로 거듭나겠습니다.

오랫동안 풀기 어려웠던 문제를 해결하는데 관심을 가지고 충고와 조언을 해주신 우원식 의원님, 심상정 의원님, 한정애 의원님, 이정미 의원님, 안경덕 노동정책실장님 및 노동부 관계자 여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다시 한 번 고통을 겪으신 모든 분들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다음으로 조정위원회의 중재안에 따른 삼성전자의 이행계획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삼성전자는 2018년 11월 1일 발표된 중재안을 조건 없이 수용하여 이행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이를 위해 다음과 같이 세부 이행계획을 수립하여 실행하고자 합니다.

보상 업무는 중재 판정에서 정한대로 반올림과의 합의에 따라 제3의 독립 기관인 ‘법무법인 지평’에 위탁하겠습니다. 또한, 지원보상위원회 위원장은 법무법인 지평의 김지형 대표 변호사님으로 반올림과 합의했습니다. 삼성전자는 중재안에서 정한 지원보상안과 지원보상위원회 위원장이 정하시는 세부 사항에 따라, 지금부터 2028년에 이르기까지 보상이 차질 없이 이뤄지도록 하겠습니다.

삼성전자는 중재 판정에 규정된 바와 같이 2018년 11월 30일까지 회사 홈 페이지에 사과 내용과 지원보상 안내문을 게재하겠습니다. 또한, 삼성전자는 새롭게 구성되는 지원보상위원회를 통해 보상 결정을 받은 분들에게도 사과문을 보내 위로의 마음을 전하겠습니다.

삼성전자는 중재 판정에 명시된 산업안전보건 발전기금 500억원을 전문성과 공정성을 갖춘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에 기탁하기로 반올림과 합의했습니다. 

삼성전자는 여러분들의 노력으로 만들어진 사회적 합의가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승희 기자 aga4458@kukinews.com, 사진=박태현 기자 pt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