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 꽁꽁, “빙어낚시 성지를 찾아서”

/ 기사승인 : 2019-01-09 15:0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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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댐 상류 지촌리와 서오지리 일대, 국내 최고 빙어 낚시터-

-빙어낚시 절정, 얼음 두께 무려 30cm-

-친한 벗들과 가족, 직장동료와 밤새 이야기 꽃 피워-

-얼음판 위 특급호텔 즐비, 형형색색 아이스텐트 경연장-

-겨울밤 별들의 시간여행 감상은 덤-

-재미와 낭만 함께 낚는 빙어낚시-

시리도록 푸른 그믐 밤하늘 별들이 호수로 쏟아진다. 산 아래 하얀 얼음 위로 형형색색 다양한 형태의 텐트가 줄지어 서있다. 한둘 불을 밝히자 얼음판 위로 노랗고 빨갛고 파란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옹기종기 모여 있는 텐트 안에서는 아이들의 재잘거림과 젊은이들의 유쾌한 웃음소리가 따뜻한 불빛과 함께 조용한 겨울 호숫가를 깨우고 있다. 마치 자작나무로 둘러싸인 북유럽 어느 호숫가에 온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주말인 지난 5, 겨울 빙어낚시의 성지로 불리는 춘천호 상류 지촌리와 서오지리 일대의 겨울 밤 풍경이다.

-아이들과 썰매타기 등 추억 쌓기 최고-

학원 안가도 되고 엄마, 아빠랑 동생이랑 낚시도하고 썰매도 타고 너무 좋아요!”

서빈(12)이는 동생 서현(10)이와 함께 텐트 한쪽 동그랗게 뚫린 얼음구멍 속을 향한 전동 릴 낚싯대에 시선을 고정한 채 활기차게 대답한다. 캠핑과 낚시마니아인 박대봉(45)씨는 지난 4일 가족과 함께 23일 일정으로 이곳 빙어낚시터를 찾았다. 하루 종일 썰매타기에 피곤할 만도 한데 아이들은 잠자리에 들 기색이 없다. 엄마의 굴 찜과 빙어도리뱅뱅이 등 특식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박 씨 가족의 보금자리인 아이스텐트 내부는 생각보다 훨씬 넓고 아늑했다. 얼음 위에다 45중으로 보온재를 깔고 소형난로를 피워놓았다. 텐트 위에 서쿨(미니 선풍기)로 온기를 순환해 내부는 골고루 따뜻했다. 물론 중간 중간 환기는 매우 중요하다고 말한다. 대용량 배터리인 파워뱅크를 이용해 텐트 내부에서 필요한 전기도 넉넉히 사용하고 있었다. 얼음판 위 가족별장인 셈이다.

박 씨는 놀거리가 별로 없는 겨울철 일반 캠핑과 달리 빙박(얼음 위 캠핑)은 낚시도 즐기고 얼음판 위에서 아이들과 함께 썰매타기도 하니 일석이조라면서 가족에게 잊지 못할 추억거리를 선사하기에는 빙어낚시가 최고라고 말한다. 강 입구까지 접근성도 좋고 아이들과 얼음지치기도 좋아 굳이 밤낚시가 아니라도 겨울 가족 여행지로서 추천할 만한 장소다.

-빙어낚시 최신 트랜드를 한눈에-

한겨울 빙어낚시의 최신 변화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곳이 강원도 춘천호와 의암호 일대다. 특히 춘천댐 상류인 춘천시 사북면 지촌리와 신포리, 강 건너편 화천군 하남면 서오지리 연꽃단지 일대는 결빙 소식만 들리면 전국에서 몰려온 낚시 마니아와 빙박인들로 북적거린다. 이 지역은 지천천과 호수가 만나는 장소여서 수심이 얕고 물의 흐름이 완만하다. 햇살도 적게 들고 서늘한 골바람이 불어 타 지역에 비해 얼음이 빨리 얼고 늦게 녹는다. 북한강 상류 지역이어서 물이 깨끗하고 어족자원도 풍부하다. 서오지리 연안은 100여대의 주차도 가능하다. 이곳이 빙어낚시객에게 각광받는 이유다.

빙어낚시의 최적지로 불리는 이 지역은 해를 거듭할수록 낚시인들의 장비도 첨단을 달린다. 마을 주민이 소득사업으로 설치해놓은 정감있는 비닐텐트도 일부 있지만 대부분 다양한 형태와 기능을 갖춘 전문메이커의 아이스텐트는 기본이고 아이스 드릴과 빙어 전용 전동 릴대로 무장했다. 텐트 곳곳을 들여다보니 어군탐지기와 수제로 만든 릴대, 첨단빙어살림통도 눈에 뛴다. 불과 56년 전만해도 볼 수 없는 풍경이다

민물낚시를 즐기는 기자도 모처럼 빙어 낚시터를 찾아보니 생소한 빙어낚시 장비와 얼음 빙어 나이트캠핑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한국빙어낚시협회 이명종 회장은 빙어낚시 열풍이 번져 전국의 유명 빙어낚시터에서는 어디든 아이스텐트를 치고 밤낚시를 즐기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면서 빙어낚시에 최신 트렌드가 접목되면서 겨울의 대표적 레저로 발돋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또한 빙어 다수확의 비결은 작고 예리한 바늘에 있다며 귀뜸한다.

지촌리 주민 송지식(81) 씨는 겨울이면 마을에 온통 차량이 가득해 통행이 어려울 정도다. 대부분 자신이 가져온 쓰레기는 가져가는 편이지만 그래도 한겨울 지나고 나면 쓰레기가 곳곳에 많이 쌓인다.”면서 그래도 마을에 젊은이들이 있으면 이것저것 소득사업을 좀 해 볼텐데라면서 아쉬움을 나타냈다.

가는 길은 춘천시 지촌리에 위치한 유명 사찰인 현지사를 입력하고 가면 가장 수월하다. 현지사를 끼고 내려가 다리를 건너면 서오지리 주차장이 나온다. 조금 조용하게 낚시를 즐기고 싶으면 다리를 건너지 말고 지촌리 하류 쪽을 찾으면 된다.

춘천=곽경근 대기자 kkkwak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