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을 이해해야 한반도가 보인다

이기수 / 기사승인 : 2019-04-01 19:2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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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기선완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현재 시리아 대통령 바샤르 아사드는 전임 아사드 대통령의 아들이다. 원래 정치에 뜻이 없었으나 형이 교통사고로 사망하자 할 수 없이 아버지의 권력을 승계하였다.

바샤르 아사드 대통령은 안과의사로, 영국 런던에서 유학을 하기도 한 덕분인지 영어와 불어에 능통한 가히 글로벌 지식인이라고 할만하다. 그가 권력을 차지한 초기에 아버지와 달리 새롭게 서방과 우호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개혁 정책을 펼치리라는 기대감이 퍼졌던 이유도 그의 남다른 배경때문이다.

그러나 북아프리카 튀니지에서 시작된 아랍의 봄이 리비아와 이집트를 거쳐 시리아로 북상하고 반정부 시위가 그치지를 않았다. 급기야 아사드는 태도를 바꿔 탱크와 장갑차로 반정부 국민들을 무참하게 진압하기 시작했다. 심지어 내전 중에 화학 무기 공격까지 감행하였다.

이런 아사드의 태도는 서방이 시리아 내전에 개입할 수 있는 빌미를 주었고, 아사드는 완전히 비인도적인 독재자로 이미지를 굳히게 되었다.

미국은 그 기회에 이스라엘에 대한 현실적인 위협 요소를 제거하고 러시아의 중동 교두보를 없앤다는 생각으로 시리아 반정부군을 열렬히 지원하였다.

하지만 시리아 내전의 결말은 ‘도로 아사드 정권의 독재 유지’가 되고 말았다. 권력 공백기에 나타난 IS 수니파 이슬람국가의 준동으로 전선이 불분명해진 탓도 있으나, 결정적인 이유는 이란과 러시아가 한결 같이 아사드 정권을 지원한 데 있었다.

최근 혼란에 빠진 베네수엘라에 러시아가 군 병력을 파견한 까닭도 위기에 몰린 마두로 대통령이 시리아 내전의 학습 효과로 러시아를 끌어들였기 때문일 것으로 보인다.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곧 러시아를 방문하여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리란 예상이 있다. 중국은 현재 미중 간 무역협상의 문제로 운신의 폭이 좁다. 북한 역시 시리아 아사드 정권의 처신을 학습했을 것이고, 이 때문에 러시아에 손을 내밀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우리가 시리아 내전을 보면서 얻는 교훈은 독재 정권이라 할 지라도 정권이 크게 흔들리면 그 나라 국민들이 큰 고통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또 혼란이 가중되면 결국 외세가 개입하게 되고 내전 양상으로 발전하게 된다는 것이다.

우리는 한반도와 주변 지역에 큰 관심이 집중되어 있지만 미국은 북한 문제도 전 세계적 외교 정책의 일환으로 간주한다. 그러므로 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미국의 세계 전략, 특히 아시아 반대편의 중동에 대한 외교 전략을 이해해야 한다. 극동은 세계의 공장 터로, 중동은 세계의 기름밭(유전)으로 아주 중요하게 받아들여지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중동 정책 근간은 친 이스라엘, 반 이란 전략이다.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은 철저하게 전임 오바마 대통령과 반대로 하는 것이다. 유대계 미국 시민들과 복음주의 보수 개신교 백인들, 하층 백인 노동자 계급이 그의 정치적 기반이다.

이란은 오바마 대통령 재임 시기에 서방 국가들과 핵 협상을 타결하고 무역 제재에서 벗어났다. 오바마 대통령은 가자 지구의 팔레스타인들을 인종 청소하다시피 하고 역내에서 안하무인 격으로 활개치는 이스라엘을 견제함으로써 중동의 평화적 균형을 추구하려 했었다.

반면에 북한에 대해선 철저하게 무시하는 태도로 일관했다. 이른바 전략적 인내 정책이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성지 예루살렘으로 미국 대사관을 이전하여 예루살렘이 이스라엘 영토임을 확인하고 이어서 최근엔 골란고원까지 언급하고 있다. 또한 비교적 성실하게 핵 협정을 준수하던 이란에 대해 일방적으로 협정을 파기하고 다시 강력한 경제 제재를 가하려 시동을 걸고 있다. 미국을 향해 미사일을 쏘아대고 핵 실험을 하던 북한과는 완전히 다른 대우다.

미국의 복음주의 개신교 사람들은 예루살렘이 다시 유대인들에 의하여 수복이 될 때 다시 하나님의 세상이 도래한다는 생각을 굳건하게 가지고 있다. 이러한 생각이 예수님을 메시아로 부정하는 유대인들과 입장을 공유하게 되는 신앙적 지점이 된다.

그러므로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에선 자신의 정치적 지지 세력을 흡족하게 하고 전임 대통령과 차별적으로 보이기 위해서라도 이란을 몰아부치고 이스라엘 편에 굳건하게 서야 한다.

그렇다면 한반도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어떻게 움직일까?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사업가답게 자신에게 이득이 되도록 움직인다. 한반도에서 전임 대통령과 반대로 해도 자신의 지지 세력이 크게 반발할 가능성은 없다. 오히려 크게 한 건을 하면 아무도 해결 못한 북핵 문제를 해결한 대통령으로 재선 가도에 파란불이 들어올 가능성이 크다.

중국 봉쇄를 위해서도 라인을 휴전선에서 압록강과 두만강까지 끌어 올리는 효과가 있다. 단 러시아의 과도한 개입은 막아야 한다. 이제 서로 탐색도 끝났고 뜸도 들일 만큼 들인 상황이다. 서로 명분을 찾고 체면치레를 한 후에 통 큰 협의를 할 것이라 기대해도 되지 않을까?

기선완 교수는

1981년 연세의대 입학하여 격동의 80년대를 대학에서 보내고 1987년 연세의대를 졸업했다.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인턴과 레지턴트를 마치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를 취득했다. 이후 건양대학병원 신설 초기부터 10년 간 근무한 후 인천성모병원을 거쳐 가톨릭관동대학 국제성모병원 개원에 크게 기여했다. 지역사회 정신보건과 중독정신의학이 그의 전공 분야이다. 최근 특이하게 2년 간 아랍에미레이트에서 한국 의료의 해외 진출을 위해 애쓰다가 귀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