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YG 양현석-클럽 간 수상한 현금 흐름…“버닝썬 터지자 증거인멸”

기사승인 2019-06-04 06:20:00
- + 인쇄

“안녕들 하신지요, 양현석입니다. (중략) 지난 주말에는 강남 NB 클럽에 이어 [할렘]점도 오픈했고요.^^”

-2005년 7월18일. YG 공식 홈페이지에 올라온 글 

“현재 내가 운영하고 있는 클럽도 인디 밴드나 언더 문화를 위한 클럽과는 거리가 있다. 홍대 앞거리에 언더 문화를 위한 클럽을 대거 만들 생각이다.”

-2007년 언론과의 인터뷰 

‘Noise Basement’. 

서울 마포구 홍대와 강남 등지에 있는 ‘NB’(엔비)는 양현석 YG 엔터테인먼트 대표가 운영하는 클럽으로 유명세를 떨쳤다. 앞서 인용한 글에 따르면 NB 주인은 양 대표다. 쿠키뉴스가 클럽 경영권에 의문을 갖기 시작한 건 NB 내에 비상식적인 돈의 흐름이 있다는 제보에서부터다. 

홍대 NB는 지난 1999년 문을 열었다. 이후 NB1, NB2로 세를 확장했다. NB2는 정기적으로, NB1은 비정기적으로 문을 연다. 이곳에서 YG 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들이 공연했고 양 대표 본인이 디제잉을 했다.

두 클럽 모두 개인사업장이다. 당국에 신고된 대표 명단에 양 대표는 없다. 대신 그와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인물들이 이름을 올렸다. 

클럽 NB는 홍대에 이어 지난 2003년 강남에도 터를 잡았다. 10년간 성황리에 운영되던 강남 NB는 지난 2015년 1월 ‘토토가요’로 상호를 변경했다. 강남 NB도 양 대표 소유로 입소문을 탔다. 강남 NB 인근 부동산 업자들은 “양 대표가 강남 NB를 설립, 운영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양 대표 본인도 강남 NB에 자주 모습을 드러냈다.

최근 불거진 성접대 의혹에도 강남 NB가 등장한다. 지난 2014년 양 대표가 동남아 재력가, 화류계 여성 등과 강남 NB에서 술자리를 가졌다는 의혹이다. 

그러나 홍대 NB와 마찬가지로 강남 NB 공문서상에 양 대표는 존재하지 않는다. 쿠키뉴스 취재 결과, 강남 NB의 대표는 4명이다. 양 대표는 포함되지 않았다. 이 중 한 명은 유명 댄스팀 단장이었던 A씨다. 명단에 이름을 올린 B씨는 90년대 가수로 활동했다. 강남 NB 대표 중에는 조직 폭력배 출신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양 대표와 NB의 관계를 ‘뜬소문’으로 보기는 어렵다. 지난 3월 쿠키뉴스의 <[단독] ‘탈세 의혹’ 승리 클럽, 홍대에도 있었다…실소유주는 YG 양현석> 보도 이후 주식회사 씨디엔에이 관리하에 있던 클럽들이 세무조사를 받았다. 씨디엔에이의 지분은 양 대표 형제가 100% 소유하고 있다. 그러나 홍대와 강남 NB는 씨디엔에이와 관련이 없음에도 세무조사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양 대표의 개인 자산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국세청은 내부고발자 제보 혹은 거래처의 세무조사 과정에서 나온 확실한 물증이 있을 때 특별세무조사에 착수한다.

클럽 NB와 양 대표 간의 연결고리는 ‘현금’이다. 쿠키뉴스는 클럽 수익이 현금으로 양 대표에게 전달됐다는 증언을 입수했다.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는 “클럽이 문을 연 시점부터 지금까지 수익을 정산할 때마다 거액의 현금이 양 대표에게 전달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2000년대 초반 클럽 인기는 지금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라며 “과거 양 대표에게 전달된 현금의 규모는 엄청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세청 세무조사를 앞두고 증거를 인멸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그는 “카카오톡 대화 등이 ‘버닝썬’ 수사의 실마리가 되자 관계자들이 휴대폰 기기변경 등 구체적 조치를 취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또 “세무조사를 대비해 클럽 매출 장부도 새로 만든 것으로 전해 들었다”고 덧붙였다.

[단독] YG 양현석-클럽 간 수상한 현금 흐름…“버닝썬 터지자 증거인멸”클럽 NB 수익이 양 대표에게 흘러 들어갔다면 문제 소지가 있다. 클럽이 양 대표 소유가 아닐 경우, 현금 전달은 상당히 비상식적이다. 양측 간의 불법 커넥션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할 수 있다.

클럽이 양 대표 소유라 해도 문제는 여전하다. 양 대표에게 전달됐다는 현금은 양 대표가 초기에 투자 형식으로 참여, 배분받는 수익금일 수 있다. 그러나 수익 배분 방식이 ‘현금’이라는 점은 불법 의혹을 짙게 한다. 양 대표가 해당 수익을 국세청에 신고하지 않았다면 이는 명백한 탈세이기 때문이다. 

양 대표가 ‘바지사장’을 내세운 NB의 ‘실소유주’일 가능성도 있다. 유흥업소는 각종 사건∙사고가 일어나기 때문에 바지사장으로 불리는 가짜 대리인을 내세워 법적 책임을 피하는 일명 ‘모자 바꿔쓰기’가 만연하다. 같은 이유로 양 대표가 이름을 올려놓지 않았다면 탈세는 물론, 명의 위장에 해당할 수 있다. 

홍대 NB 측은 양 대표와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홍대 NB 관계자는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강남 NB는 양 대표가 운영하는 게 맞다. 그러나 홍대 NB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설명했다. 현금 전달 의혹에 대해서도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부인했다. 강남 NB측은 문자, 전화 등에 답하지 않았다. 

양 대표 측은 모든 인터뷰를 거절했다.

쿠키뉴스 기획취재팀 민수미, 정진용, 이소연, 신민경 spotlight@kukinews.com

사진=박효상, 박태현 기자 tina@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
친절한 쿡기자 타이틀
모아타운 갈등을 바라보며
오세훈 서울시장이 역점을 둔 도시 정비 사업 중 하나인 ‘모아타운’을 두고, 서울 곳곳이 찬반 문제로 떠들썩합니다. 모아타운 선정지는 물론 일부 예상지는 주민 간, 원주민·외지인 간 갈등으로 동네가 두 쪽이 난 상황입니다. 지난 13일 찾은 모아타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