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기술 시리즈]① MEC-모바일 엣지 컴퓨팅이란? 

모바일 엣지 컴퓨텅, 가까운 곳의 데이터센터...빠른 속도‧보안성 강점

기사승인 2020-03-13 04: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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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뉴스] 구현화 기자 ="쉽게 말하면 로밍 같은 거예요." 

통신사들이 최근 해외의 통신사들과 시험하고 있는 모바일 엣지 컴퓨팅(MEC)에 대해 쉽게 풀어달라고 묻자 돌아온 통신사 관계자의 답이다.

그렇다면 로밍(roaming)이란 무엇일까? 서로 다른 통신사업자의 서비스 지역 안에서도 통신이 가능하게 연결해 주는 서비스다. 예컨대 우리나라에서 KT를 이용하고 있는 이용자가, 미국에서 AT&T 망을 이용하여 한국에서 온 메시지를 받을 수 있게 하는 것이다. 현재는 아주 흔하게 쓰고 있는 그 서비스다.

엣지 컴퓨팅의 일종인 모바일 엣지 컴퓨팅은 단말 사용자의 가까운 기지국에서 데이터를 주고받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에게 친숙한 단말은 예컨대 스마트폰이다. 과거에는 먼 곳에서 데이터를 주고받았다면 이제는 가까운 곳에서 주고받을 수 있는 것이다. 다만 이 엣지 컴퓨팅은 아직 확실한 표준이 마련돼 있지 않아 전 세계 통신사들과 끊임없는 소통이 필요한 단계다.

또 엣지 컴퓨팅은 아직 시험 단계다. 여러 5G(5세대 이동통신) 통신장비회사와 여러 지역의 통신사가 각 지역의 '엣지'가 서로 호환이 되는지 기술을 시험하고 있다. 멀리서도 각 엣지에 있는 통신사끼리 무리없이 통신을 주고받을 수 있다면, 엣지가 무리없이 작동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각 통신사들은 무한한 가능성을 품은 엣지를 시험하고 있다. 

◇ 엣지 컴퓨팅은 뭘까? 클라우드 컴퓨팅의 일종 

엣지 컴퓨팅은 클라우드 컴퓨팅의 개념을 알아야 이해하기 쉽다. 클라우드 컴퓨팅이란, '구름과 같이 떠 있는' 형태라는 말로 데이터를 저장하는 가상의 공간을 의미한다. 클라우드는 플로피 디스크부터 하드디스크, 클라우드 데이터 센서로 변화해 가고 있다. 

최근에는 데이터 용량이 커지면서 더 이상 데이터를 컴퓨터에 저장하지 않고, 거대한 데이터 센터에 맡기고 있다.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이 이 데이터 센터를 운영중이다. 기업들은 이 데이터 센터의 일부를 쓰는 계약을 맺고 있다. 
 
엣지 컴퓨팅이 이전의 클라우드 컴퓨팅과 다른 점은 무엇일까? 기존의 클라우드 컴퓨팅이 중앙(center) 데이터센터와 직접 데이터를 주고받는 방식이라면, 엣지 컴퓨팅은 단말기 가까이 위치한 가장자리(엣지, edge) 데이터센터와 주로 소통하며 2차 작업과 그 결과물의 저장을 중앙 클라우드에 맡기는 방식이다. 쉽게 말하면, 가까운 곳에 작은 데이터센터가 하나 더 생기는 셈이다. 이 지점은 기지국이 될 수도, 라우터가 될 수도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이 엣지 컴퓨팅으로 바뀌면 무엇이 달라질까? 우선, 물리적으로 가까운 기지국을 주로 이용하게 되면서 데이터 전송 속도가 빨라진다. 데이터가 중앙 클라우드 센터까지 갈 필요가 없어 데이터 전송 속도가 빨라질 수밖에 없다. 또 데이터 부하량이 줄어들어 좀 더 쾌적하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만약 중앙 컴퓨팅이 셧다운되어도 엣지 컴퓨팅을 통해 데이터를 살릴 수 있다.

예를 들어 자동차가 근처 기지국과 긴밀하게 연결돼 교통상황을 예측하며 수월한 운전이 가능하도록 하고, 돌발상황에 민첩하게 대처할 수 있게 한다. 또 증강현실(AR)을 이용한 클라우드 게임을 빠른 속도로 끊김 없이 즐길 수 있다. 공장에 적용된다면, 중앙 데이터센터와 별개로 근처 데이터센터를 통해 해당 공장에만 필요한 데이터를 저장해둘 수 있고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즉시 대처도 가능하다.

엣지를 사용함으로써 보안 수준을 강화할 수 있는 것도 중요한 포인트다. 기업의 경우 자사가 가진 데이터의 보안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엣지컴퓨팅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메인 클라우드가 다운거나 해킹되면 정보를 받을 수 없지만, 엣지 클라우드가 있다면 엣지에서 데이터 처리가 가능하므로 서비스를 유지할 수 있다는 편리함도 있다. 이 떄문에 통신사와 IT기업들은 데이터와 온라인 서비스를 사용자에게 보다 가깝게 이동시키고 데이터센터를 분산시켜는 주는 역할을 담당할 엣지 컴퓨팅 도입에 나서고 있다. 

◇ 가상현실은 물론 스마트팩토리까지, 엣지에서 시작

5G의 가능성 또는 확장성은 소비자보다도 사실 산업 분야에서 더 각광받고 있다. 실시간 처리와 대응이 중요한 산업군에서 초고속, 초연결, 초저지연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5G에서는 기존 무선통신(4G)대비 20배 빠른 전송속도, 10배 감소된 지연단축, 10배 많은 수의 기기접속이 가능해진다. 엣지 컴퓨팅이 스마트카(커넥티드카), 스마트의료, 스마트 팩토리, 스마트 시티에서 핵심적인 기술로 각광받는 이유다.

가장 큰 성장이 기대되는 스마트팩토리의 경우 엣지 컴퓨팅을 이용하면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공정 상태를 스스로 분석하고, 설비 고장이나 품질 불량과 같은 공정 문제를 예측해 대처할 수 있다. 즉 클라우드에서는 최적의 모델을 판별해 엣지단으로 전송하고, 엣지에서는 클라우드 분석 모델을 바탕으로 설비와 공정에서의 문제에 대한 피드백을 진행할 수 있다.

통신사들은 엣지 컴퓨팅 기술 확보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다만 현재까지 엣지 컴퓨팅은 장비, 소프트웨어 상에서 완전하지 않기 때문에 호환이 되는지를 실험해야 한다.

이와 관련 KT는 아메리카모빌(멕시코), 로저스(캐나다), 텔스트라(호주), 버라이즌(미국), 보다폰(영국) 등 6개 통신사와 '퓨처 포럼'을 내걸고 모바일 엣지 컴퓨팅의 상호 호환을 준비하고 있다. 

SK텔레콤도 싱텔(싱가포르), 글로브(필리핀), 타이완모바일(대만), HKT(홍콩), PCCW글로벌(홍콩) 등과 글로벌 MEC TF를 발족했다. 또 작년 9월부터 도이치텔레콤, 텔레포니카 등과 함께 오퍼레이터 플랫폼 TF를 구성해 MEC 기술과 서비스를 연동한다. 

MWC(모바일 월드 콩그레스)를 주최하는 GSMA(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 총회에서는 도이치텔레콤, EE, KDDI, 오렌지, 텔레포니카, 차이나유니콤, NTT도코모 등 글로벌 통신사와 5G MEC 상용화를 목표로 '텔레콤 엣지 클라우드'를 발족했다. SK텔레콤이 포함됐고 KT도 참여 요청을 받았다. 이 TF에서는 각 통신사가 별도로 구축하고 있는 엣지 클라우드간 상호 연동해 5G MEC 기술의 글로벌 상용화를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엣지 클라우드 기술과 서비스의 연동 및 공유 등의 실증 시험을 진행한다. 

ku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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