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코로나19로 드러난 이기심

/ 기사승인 : 2020-03-19 04: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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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뉴스] 유수인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사태로 한국 사회의 민낯이 드러났다. 두 달여 동안 보여줬던 우리의 ‘이기심’은 국가재난상황에서 피해야 할 인간의 본성이었다.

국어사전에서 이기심은 자기 자신의 이익만을 꾀하는 마음을 말한다. 감염 확산세가 주춤할 듯 지속되는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정부가 대구신천지교회 대규모 집단감염 발생 이후 코로나19 위기경보를 ‘심각’ 단계로 격상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계속 권고하고 있지만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리는 이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성남시 은혜의 강 등 오프라인 예배를 강행하던 종교시설에서 소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했고, 충남 천안에서 열린 전국줌바댄스 워크숍에 참석한 강사들과 이들에게 수업을 받은 수강생들도 집단감염됐다. 이 가운데 보건복지부 소속 공무원이 확진 판정을 받아 논란이 되기도 했다.

개학이 늦춰진 아이들은 집 대신 PC방이나 노래방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상황이다. ‘놀 사람은 논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회식이나 소모임을 이어가는 곳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얼마 전 국립발레단 소속의 한 발레리노는 자가격리 중 일본 여행을 다녀와 해고되기도 했다. 그는 대구 공연 후 코로나19 확산에 자체적으로 자가격리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많은 이들의 공분을 샀다. 앞서 발생했던 15번째 환자도 자가격리 기간 수칙을 어기고 가족과 함께 식사를 해 처제가 20번째 확진 판정을 받기도 했다.

이기심은 ‘마스크‧손소독제 대란’의 배경도 됐다. 마스크를 사재기하고 지하철 등에 배치된 손소독제를 훔쳐가는 일이 이어졌다. 의료기관에서 내원객들을 대상으로 지급하는 마스크를 한번에 여러장씩 가져가는 이들도 있었다. 수요량 급증에 따라 마스크의 가격은 올랐고, 일부 업체들의 비양심 판매 행위로 사람들은 한 장당 5000~6000원에 마스크를 사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결국 정부가 나서 수급안정화 대책을 내놔야만 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매점매석·매점매석 등 불공정 거래를 하는 곳이 꾸준히 적발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익을 쫓는 것을 마냥 힐난할 수 많은 없지만, 공중보건위기 상황이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나 한명쯤 괜찮겠지’하는 마음으로 하는 행동이 타인에게, 동시에 나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마스크를 사지 못했다는 이유로 공적판매처 약국 약사들에게 욕설하고 협박하자 판매를 거부하는 약국들이 생겨나지 않았는가.

특히 허위·왜곡정보 유포, 사생활 및 인권침해, 혐오표현 등은 과도한 불안감을 조성해 방역체계에 혼선을 가져온다. 자가격리 수칙,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 등을 지키지 않아 감염 확산세가 지속될 수 있다.

감염병은 사람을 가리지 않는다. 고령자나 만성질환자가 고위험군이라고는 하나 남녀노소 모두 걸릴 수 있다. 하루빨리 봄날을 느끼고 싶다면 모든 국민이 동참해야 한다. ‘짧고 굵게’라는 표현처럼 우리가 방역주체가 되어 사회적 거리두기, 손씻기 등 기본위생수칙, 자가격리 지침 등을 조금 더 엄격하게 지켜 이 시기를 이겨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   

suin9271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