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한데 좀 더 감면을…” 공항 임대료, 여전히 속 타는 면세업계

기사승인 2020-04-03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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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뉴스] 한전진 기자 =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직격타를 맞고 있는 면세업계를 위해 공항 면세점 임대료 감면 등의 추가 대책을 내놨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다행이라면서도 한편으론 감면율을 더 올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90% 가까이 매출 감소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감면액을 고려해도 적자가 눈덩이처럼 커질 것이란 지적이다.

전날인 1일 정부는 공항에 입점한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임대료를 3월분부터 6개월간 20% 감면하기로 했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임대료는 기존 25% 인하에서 50%로 감면율을 높였다. 앞서 정부는 중소기업 면세점의 임대료만 25% 감면하기로 했다가 에스엠면세점 등의 중견면세점도 혜택을 못 본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추가 대책을 꺼내든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위기를 타개하기는 아직 역부족인 조치라고 호소한다. 현재 인천공항의 하루 평균 출국자 수는 코로나19 사태 이전, 10만명에서 무려 2000여명으로 뚝 떨어졌다. 이에 따라 롯데와 신라, 신세계 등 ‘빅3’가 운영 중인 면세점의 한 달 매출도 2000억원 수준에서 지난 3월 400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하지만 이들이 내야하는 한 달 임대료는 20%를 감면해도 640억원 수준에 달한다. 한 면세업계 관계자는 “(감면을 고려해도) 매출액의 약 2배를 임대료로 내야 한다”면서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상황에서 정부의 감면율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라고 조심스레 말했다. 

앞으로 상황이 더 나빠질 것이라는 전망도 이 같은 우려를 더한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3월 국내 면세점 매출은 전월 대비 ‘반토막’이 났다. 지난달 국내 면세점 총 매출액은 1조1026억원으로, 전월(2조248억원) 대비 46% 급감했다. 전년 동기(1조7416억원)와 비교해 봐도 36.7% 감소했다. 이보다 더 떨어질 가능성도 여전히 큰 상황이다. 

유럽과 미국 등의 해외 지역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것을 감안할 때, 4월에는 90% 이상 매출이 급감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예상이다. 또 다른 면세업계 관계자는 “이미 지난달부터 80~90%가까이 매출이 급감하고 있었다”면서 “딱히 영업시간 단축과 휴직 등의 임시 조치 밖에 할 수 없어 업계 역시 뒤숭숭한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중견‧중소 면세점의 타격은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에스엠면세점은 지난달 25일까지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납부해야 했던 2월분 임대료를 내지 못했다. 인천공항에서 출국장 면세점 2곳과 입국장 면세점 1곳을 운영하는 에스엠면세점이 내야하는 임대료는 월 30억원 가량이었다. 중소면세점인 그랜드 면세점도 2월 임대료를 납부하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추가 대책의 필요성을 조심스레 제기하고 있다. 감면율을 조금 더 높이거나, 한시적으로나마 임대료를 매출과 연동되는 방식으로 변경해야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상황이 지속되면 면세점 업체들이 인천공항에서만 연간 5000억원에 이르는 손실을 볼 것이라는 것.

인천공항에 매장을 운영 중인 한 면세점 관계자는 “(인하에 대한) 정부 조치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업계가 전례 없는 위기를 겪고 있는 만큼 좀 더 현실적인 대책이 나왔으면 하는 기대”라고 털어놨다. 이어 “매출이 0원에 가까워지고 있는데, 여전히 수백억의 임대료를 부담하기엔 어려움이 많지 않겠나”라고 호소했다. 

“감사한데 좀 더 감면을…” 공항 임대료, 여전히 속 타는 면세업계ist1076@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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