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잇딴 사모펀드 사고에 "판매·운용·수탁·사무, 4자 감시 강화"

금감원, 잇딴 사모펀드 사고에 "판매·운용·수탁·사무, 4자 감시 강화"

기사승인 2020-07-02 23: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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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잇딴 사모펀드 사고에
더불어민주당 정무위원회 소속 이원욱 의원과 유동수 의원, 홍성국 의원, 이정문 의원 주최로 열린 '잇따르는 사모펀드 사고, 원인과 해법은?' 긴급 토론회 /사진= 지영의 기자

[쿠키뉴스] 지영의 기자 = 금융감독원이 옵티머스 운용, 라임 사태 등 잇딴 대규모 환매중단 사태에 대해 판매사와 운용사, 수탁사, 사무관리사 4자 간 감시체계를 강화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금융감독원 박봉호 자산운용감독장은 2일 더불어민주당 정무위원회 소속 이원욱 의원과 유동수 의원, 홍성국 의원, 이정문 의원 주최로 열린 '잇따르는 사모펀드 사고, 원인과 해법은?' 긴급 토론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사모펀드 현황에 대한 발제를 맡은 송홍선 자본시장연구원 펀드연금실장은 지난 2015년 사모펀드 규제 완화 이후 리스크 관리와 모니터링 소홀이 지금의 문제 상황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박 국장은 "사모펀드 문제마다 규제를 강화한다던지 무한정 감독 자원 투입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운용사와 판매사, 수탁사, 사무관리회사. 이 4자를 중심으로 시장에 의한 자율적인 감시견제 기능이 강화되어야 한다. 이런 유인구조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제도개선 방향이 입법화되어있고. 올해 말에는 제도개선이 이뤄지면, 빠른 시일 내에 시장이 정상화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감독당국의 이같은 방향이 시장에서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거세게 나왔다. 

자본시장연구원 황세운 연구위원은 "4자 간 감시체계는 현실적으로 쉬운 문제가 아니다. 운용사와 사무관리회사는 갑을관계다. 을에게 갑을 감시하라는 것은 말은 좋지만 실질적으로 어려운 문제다. 실질적으로 갑인 판매사의 의무를 강화하는 쪽으로 가야 한다"며 "유사한 사례로 신용평가회사와 기업의 관계를 보면, 기업이 신용평가사에 수수료를 내고 평가를 받지만 신용평가의 객관성과 공정성에 계속 논란이 발생한다. 갑을관계가 있어서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사고가 터지기 전, 사전규제를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건 시간과 비용이 상당히 드는 문제다. 효율적으로 기대를 걸만한 부분은 사후관리 체계다. 사고 관련해서 민사상 책임, 징벌적 과징금 등을 강화해서 억제력을 부여하는 쪽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계를 대변해서 나온 자산운용사 측에서도 반박이 나왔다. 업계에도 갑을관계가 명백히 존재해서 자율감시 기능에는 명백한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칸서스 자산운용 양중식 상무는 "최근 사기와 배임, 횡령 등의 문제가 터진 상품들을 살펴보면 판매보수가 매우 높은 상품들이다. 통상 판매되는 상품들이 운용사보다는 대형 판매사들과 먼저 조건이 협의가 되고, 그다음에 운용사와 이야기하는 식"이라며 "상품 구조 자체에서 판매사의 보수, 해외기초자산 회사의 보수 비중이 커서 상품의 내용 검증보다는 그쪽 일정에 맞춰가는 부분이 많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사모펀드 문제에 대해 누군가가 들여다보고 점검하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있는 것 같지만, 사실상 업계 내에서는 이해상충, 정보교류 차단 장치로 인해 한계점이 있다. 통제 강화는 외부 전문 기관에서 들여다보는 식으로 체계를 만드는 게 낫다"고 읍소했다.

정무위원회 의원들 사이에서도 업계 전문가들의 지적에 대해 공감이 나왔다. 특히 사기혐의를 받는 옵티머스 자산운용 사태에 착안해 예탁결제원이 운영 중인 '펀드넷'등의 기능 확대 필요성이 강조됐다. 예탁원이 옵티머스 운용의 요구대로 비상장사의 사모사채 인수 계약서를 공기업 매출 채권으로 등록하는 것과 같은 문제가 다시 벌어져서는 안 된다는 비판이다.

유동수 의원은 "공모펀드의 경우 예탁원의 펀드넷 시스템에서 운용사와 수탁사가 동시에 현황 체크를 할 수 있는데, 사모펀드는 그게 안 되는 상황이 문제다. 옵티머스 운용 환매중단 사태에서 수탁재산 명세서와 운용사의 자산명세서가 다른 상황이 전혀 체크되지 못했다"며 "이같은 부분에 대한 감시 부분을 강화하기 위한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이어 금융당국의 느슨한 모니터링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그는 "금융위원회가 이 자리에 있었으면 혼이 나야 한다. 우리나라가 소 잃고 외양간도 못 고치는 나라가 됐다. 감독당국이나 제도가 있는 이유는 문제가 있는걸 빨리 감독하고 주의를 주기 위해서인데 전혀 작동이 안 되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날 토론회는 더불어민주당 정무위원회 소속 이원욱 의원과 유동수 의원, 홍성국 의원, 이정문 의원 주최로 열렸다. 토론에는 박봉호 금융감독원 자산운용감독국 국장·빈기범 명지대학교 교수·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박사·양중식 칸서스자산운용 상무·신동준 금융투자협회 자산운용부문 대표·조영은 국회입법조사처 금융공정거래팀 조사관 등이 참여했다. 

ysyu1015@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