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 인터뷰: 글로벌 명의 명클리닉] 뇌종양 치료 전문 아주대병원 김세혁 교수

이기수 / 기사승인 : 2020-07-10 13: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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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인터뷰: 글로벌 명의 명클리닉] 뇌종양 치료 전문 아주대병원 김세혁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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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대병원 신경외과 김세혁 교수(왼쪽에서 시계방향으로 5번째)가 여러 진료과목 교수가 뇌종양 치료계획 수립에 동시에 참여, 의견을 수렴하는 다학제협진 회의에서 당장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한 환자 사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아주대병원 제공

[쿠키뉴스] 이기수 기자 = 두개골 안쪽에 생기는 모든 종양을 뇌종양이라고 한다. 뇌의 구조는 호두를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딱딱한 호두 껍질 격의 두개골 안에 호두알에 해당하는 뇌가 있고, 그 뇌를 뇌수막이 감싸고 있는 모양새다. 

뇌종양은 양성이라도 위치에 따라 악성으로 간주할 수도 있어, 굳이 악성을 뇌암으로 따로 구별하지 않는다.

양성 뇌종양으로는 뇌수막종을 비롯해 뇌하수체종양. 신경초종 등이 있고, 악성 뇌종양에는 교모세포종, 뇌전이암, 수모세포종 등이 있다.

뇌종양은 또한 원발성과 전이성으로 구분하기도 하는데, 원발성은 종양이 두개골 안에서 처음 발생한 경우, 전이성은 다른 부위에서 발원한 종양이 혈류를 타고 이사를 온 경우다.

김세혁 교수
아주대병원 신경외과

아주대병원 신경외과 김세혁(사진) 교수는 “다른 부위의 암세포가 뇌 쪽으로 흘러드는 경우는 있어도 뇌에서 발원한 종양(원발성)이 혈류를 타고 뇌를 떠나 다른 부위로 옮겨가는 일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의 도움말로 뇌종양은 왜 생기는지, 예방 및 치료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봤다.

김 교수의 전문 진료 분야는 뇌종양의 진단과 치료 및 감마나이프 수술이다. 연세의대 출신으로 지난 2003년부터 아주대병원 신경외과에서 일하고 있다. 현재 이 병원에서 암센터장과 감마나이프센터장, 뇌종양센터장을 겸직하고 있다.

김 교수는 또 대한신경종양학회, 대한신경손상학회, 대한감마나이프 방사선수술학회, 대한두개저외과학회, 대한노인신경외과학회 등 여러 단체의 상임이사로 활약하는 가운데 지난 달 27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대한뇌종양학회 제30차 정기 학술대회 및 총회에서 제30대 회장으로 취임하기도 했다. 대한뇌종양학회는 대한신경외과학회의 분과학회로 1991년 7월 창립됐으며, 국내 신경계종양 질환에 대한 기초 및 임상연구를 통한 학문적 발전과 회원들 간의 학문적 교류를 돕는 학술단체다.
 
-우리나라의 뇌종양 환자 발생 빈도는?
“매년 국내에서만 2500~4500명 가량의 뇌종양 환자가 새롭게 발견되고 있다. 이는 전체적으로 고령 인구가 많아지고 덩달아 암 환자들의 생존 기간도 연장되면서 전이암 등의 악성 뇌종양 발생률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CT, MRI 등 영상의학 기기의 발달과 건강검진의 보편화로 무증상 초기 단계에서 뇌종양을 조기 발견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여겨진다.

국제인구통계자료에 의하면 매년 인구 10만 명당 약 10명 정도의 새로운 뇌종양 환자가 발생하는데, 그 중 뇌수막종 증가세가 매우 가파르다. MRI 등 영상의학 검사를 통해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까지 포함하면 원발성 뇌종양의 약 40%까지 차지할 만큼 많이 발생하고 있다.”

- 증가세가 빠르다는 뇌수막종은 어떤 질환인가?

“뇌수막종은 뇌를 둘러싸고 있는 수막, 우리가 보통 뇌막이라고 부르는 곳에 생기는 혹이다. 수막을 구성하는 거미막세포의 돌연변이가 원인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뇌를 둘러싸고 있는 구조물에서 생기는 종양이라 딱딱한 바깥 두개골 쪽으로 자라기보다는, 안쪽으로 뇌 조직을 밀며 압박하는 식으로 성장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조직학적 특성에 따라 뇌수막종을 3등급으로 분류하고 있다. 1등급은 수막종의 약 90%에 해당하는 양성 뇌종양이고, 2등급은 경계성(7%), 3등급은 악성(약 2%) 단계다. 혹이 자라는 속도는 평균적으로 1년에 약 2~4㎜ 정도로 굉장히 더딘 편이다. 물론 3등급 악성은 반대로 이보다 배 이상 빨리 자란다.

연령별로는 주로 50~60대 중·장년기에 잘 생기고, 약 1.7:1의 비율로 남성보다 여성에게 좀 더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부위별로는 주로 머리의 정 중앙부를 지나는 큰 정맥 근처와 대뇌를 양쪽으로 분할하는 ‘대뇌겸’ 주변에서 많이 발생한다. 이어 뇌 표면을 싸고 있는 수막, 눈 뒤쪽이나 뇌 중심부 주변 나비 모양의 뼈(접형골) 부위, 그리고 소뇌가 위치하고 있는 ‘후두개와’ 부위 순서로 생긴다.”

아주대병원 신경외과 김세혁 교수(오른쪽)가 감마나이프 방사선 수수을 앞둔 뇌수막종 환자와 상담하고 있다.
아주대병원 제공

-수막종 발생 시 위험신호는?
“일부 악성을 제외하곤 성장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종양이 뇌 조직을 압박할 정도로 커지기 전까지는 뚜렷한 증상이 없다. 심지어 혹이 약 5~6㎝ 크기까지 자라도록 별 이상을 못 느끼는 경우도 많다.

일반적으로는 뇌압이 높아져서 생기는 증상과 발생 위치에 따른 증상으로 나누어 볼 수 있겠다.

뇌압이 높아지게 되면 주로 새벽에 심해지는 두통, 구역·구토, 의식이 혼미해지는 증상 등이 생길 수 있다. 그런데 수막종은 대부분 천천히 자라는데다가 부드러운 뇌 조직이 어느 정도의 압력 상승은 받아주기 때문에 종양이 상당히 커지기 전까지는 환자 본인이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게 문제다.

환자가 이상을 느끼는 경우는 혹이 생긴 위치가 중요 신경 부근일 때다. 예를 들어 종양의 크기가 작더라도 시신경을 누르면 이유없이 시력이 떨어지거나 보이는 범위가 좁아질 수 있고, 안면신경을 눌러 얼굴에 통증을 일으키는 등 감각이상이 오는 경우가 있다. 혹의 위치에 따라 경련발작, 편마비, 성격 변화, 보행 장애 등이 발생할 수도 있다.

발작 증세는 주로 뇌 표면을 싸고 있는 수막에 종양이 생긴 경우에 발생한다. ‘전두부’(앞쪽 뇌 부분)에 종양이 생겼을 때는 서서히 성격이 변하고 인지기능이 떨어지거나 엉뚱한 행동을 하기도 한다. 소뇌가 위치한 ‘후두개와’에 생기면 보행 시 균형을 못 잡아 휘청거리거나 물건을 자주 떨어뜨리는 등의 이상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수막종의 원인은? 

“안타깝게도 우리는 아직도 이런 혹이 왜 생기는지 정확하게 규명하지 못하고 있다. 22번 염색체의 결손이나 1번 염색체의 이상, 또는 제2형 신경섬유종증과 같은 유전질환과 일부 관계가 있는 것으로 밝혀지긴 했으나 이 역시 모든 뇌수막종에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수막종의 대부분은 뚜렷한 원인을 알 수 없는 ‘특발성’이다. 외상이나 일부 바이러스 감염, 프로게스테론과 같은 생식선 스테로이드 호르몬 수용체의 이상 등이 일부 종양의 발생 및 성장에 영향을 미친다는 보고가 있을 뿐이다.”

아주대병원 신경외과 김세혁 교수가 감마나이프 방서선 수술에 들어가는 뇌수막종 환자를 격려하고 있다.
아주대병원 제공
-진단은 어떻게 하나? 
“두개골 X-선 검사에서 국소적으로 두개골이 두꺼워져 있는 점 등 특징적인 소견을 보이는 경우도 있으나, 정확하게 진단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에 뇌CT나 MRI 검사가 주로 사용된다.

종양의 위치, 크기, 성상을 가장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는 영상진단 방법은 MRI다. 그렇지만 석회침착 등 종양이 얼마나 딱딱한가를 확인하는 데는 CT가 더 정확하다.

뇌종양 진단에 MRI와 CT 검사를 동시에 진행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외에 대부분의 뇌수막종은 혈관이 풍부하게 발달되기 때문에, 수술 전에 뇌혈관조영술을 시행해 혈관의 위치나 분포가 어떠한지 확인하기도 한다.”

- 치료는 아무래도 수술이 최우선이겠지 싶다?

 “맞다. 수술로 수막종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종양의 크기, 위치, 증상, 환자의 전반적 상태 등 고려해야 할 것들이 많다. 또 대부분 천천히 성장하고, 간혹 더 이상 자라지 않는 경우도 있어 당분간 두고 보는 게 나을 때도 있다. 

실제 크기가 작고 증상이 없는 경우 혹은 종양 대부분이 석회화되어 매우 딱딱한 경우에는 특별한 치료 없이 경과만 관찰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고령이거나 심각한 기저질환으로 인해 수술적 치료에 부담이 되는 경우에도 경과 관찰을 선택해 볼 수 있다.”

수술은 가능하면 종양이 침범한 뇌막이나 두개골을 포함하여 종양세포를 전부 제거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재발 위험을 최대한 낮춰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종양의 위치 및 크기에 따라 중요한 신경이나 혈관과의 유착이 심할 경우, 수술 후 심각한 뇌기능 장애를 합병할 가능성이 높은 경우에는 종양의 일부를 남기고 경과관찰을 하거나, 방사선 치료, 감마나이프 등 방사선 수술을 병용하기도 한다.”

- 감마나이프 수술이란?

“대표적인 방사선 수술 치료 방법인데 마치 돋보기로 햇빛을 모으듯이 여러 각도에서 조사되는 감마선을 종양이 있는 위치에 집중시키고 주변의 정상 뇌 조직에는 가능한 방사선이 닿지 않도록 차단하는 방법이다.

칼로 절개를 하는 수술이 아니라 방사선을 수술용 칼처럼 사용하기 때문에 감마나이프 방사선 수술이라고 한다. 환자는 마치 MRI 검사를 받듯이 가만히 누워만 있으면 되는 무혈치료이기 때문에 고령의 환자에게도 비교적 안전하게 적용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발생 위치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2㎝ 이하인 수막종은 감마나이프 수술로 치료가 잘 되는 경우가 많다. 수술 후 종양이 성장을 멈추는 치료 성공률이 약 90~95%에 이를 정도다. 종양 주변의 뇌가 붓는 부작용 발생 가능성은 약 5%에 불과하다.

주의할 것은 모든 뇌종양 치료에 감마나이프 수술을 적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특히 크기가 커서 당장 뇌압을 낮추는 감압수술이 필요할 때는 두개골을 여는 ‘개두술’을 통해 종양을 직접 제거하는 방법이 최선이다.”

김세혁 아주대병원 신경외과 교수(왼쪽)가 뇌종양 절제수술을 집도하고 있다. 아주대병원 제공

- 감마나이프 수술과 개두술을 병행하는 경우도 있는가? 
“물론이다. 상호보완적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두 개 중 하나만 선택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두 가지를 모두 시행할 수도 있다는 말이다.

수술로 완전히 제거할 수 있으면 가장 좋지만 후유증이 따를 것 같아 여의치 않을 경우 개두술로 일부를 남기고, 나머지 종양을 감마나이프 수술로 눌러 더 이상 자라지 않게 진압하는 방법이 있다.

크기가 작거나 증상이 없거나 경미한 경우 먼저 감마나이프 수술을 시행하여 성장을 멈추게 할 수 있다. 만약 이 치료 후에도 종양이 계속 성장할 때는 개두술을 추가해 완치를 도모할 필요가 있다.

-수술방법도 최소상처 위주로 바뀌고 있다고 들었다? 
“그렇다. 개두술도 예전처럼 두개골을 크게 열지 않는다. 또 종양의 위치에 따라 눈썹 부위에 절개창을 내어 수술 기구를 넣거나 코를 통한 내시경 수술로 종양을 제거하기도 한다.

아주대병원은 요즘 뇌하수체종양의 경우 거의 대부분 비강경유 내시경 수술로 제거하고 있다. 같은 부위에 생긴 수막종도 마찬가지다.

눈썹 절개를 통한 뇌종양 절제술은 아주대병원이 국내 최초로 시도, 성공을 거두고 있는 최소상처 내시경 뇌종양 수술법이다.

- 수술 후 겪을 수 있는 후유증은?
“일단 수술 후 ‘출혈’과 ‘뇌 부종’이 발생할 수 있고, 발작을 일으킬 수도 있다. 수술 부위가 잘 아물지 않아 뇌막 안쪽의 뇌척수액이 흘러나오거나 감염, 해당 부위 신경의 손상 등 합병증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방사선 치료 역시 무기력증, 피로감, 인지기능 저하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고 감마나이프 수술 후엔 종양 주변 뇌조직의 부종이나 괴사가 생길 수 있다. 따라서 뇌종양 치료는 수술 후 이 같은 부작용이 생기지 않도록 치료전략을 잘 수립해야 한다.

수막종을 완전히 제거했더라도 주변 조직까지 광범위하게 제거하지 않은 경우 재발 위험도는 10년 후 9~39%로 보고돼 있다. 특히 경계성인 비정형 수막종은 재발 위험이 약 5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치료 후 5년 생존률은?

“국가암정보센터 뇌종양 통계를 보면 전체 뇌종양 환자의 5년 생존율은 평균 65% 이상, 양성 뇌수막종 환자들은 평균 95%에 이른다.

elgis@kukinews.com

https://youtu.be/3TLNtRNiY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