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와 불황에 따른 소비패턴 변화로 창고형 할인매장이 떠오르고 있다. 성장폭이 감소하고 있는 대형마트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최근 알뜰 쇼핑 선호가 더 심해진 데다, 집안 체류 시간까지 늘면서 대용량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의 창고형 할인매장인 이마트 트레이더스는 지난 1월부터 5월까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1.9%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일반 할인점이 1.3%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일반 할인점은 확진자 방문으로 휴점이 잦았던 데다, 언택트(비대면)트렌드가 확산하며 매장을 찾는 손님마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이와 달리 트레이더스는 코로나19에 따른 집밥 활성화와 대용량 생필품을 구매할 수 있는 강점에 수혜를 입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2분기 매출도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0%가량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약 180억원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서구화된 구매 문화 확산도 창고형 할인매장이 인기를 끌고 있는 원인으로 지목된다. 한국에서 자동차 보급률이 점점 높아지는 상황에서 봉지보다는 박스로 식료품을 쇼핑하는 트렌드가 확산했다는 것이다.
아울러 냉장고 용량이 커지고, 김치냉장고 등 보관 공간이 많아지면서 대용량으로 식료품을 구매할 수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무엇보다도 대형마트와 동일한 품질의 상품을 저렴하게 살 수 있다는 것이 소비자의 발길을 이끌고 있는 주 요인이다. 실제로 올해 1분기 트레이더스 매출에서 축산 비중은 15%로 전체 1위를 차지했는데, 일반 대형마트와 유사한 상품을 대용량이지만 15~20% 저렴하게 살 수 있다는 점이 주효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과거 외국계인 까르푸와 월마트가 철수할 때만 해도 한국에서 창고형 할인매장은 무리라는 말이 나왔지만 이제 코스트코 양재점이 전 세계 751여개 점포 중 매출액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가 높아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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