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 기대감...접종 우선순위는?

방역당국 "내년 말 국내 생산 목표"...'노인 vs 영유아' 우선순위 놓고 윤리적 딜레마 예상

기사승인 2020-07-15 04:5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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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백신 기대감...접종 우선순위는?
▲연합뉴스 

[쿠키뉴스] 전미옥 기자 =코로나19 백신 개발 속도가 한층 빨라진 가운데 접종 우선순위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우리나라는 글로벌 백신 개발 현황을 주시하면서, 2021년 말 이전에 코로나19 백신의 국내 생산을 개시하는 것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의료계에서는 백신접종 우선순위 논의를 위한 예방접종심의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준혁 연세대 치과대학 치의학교육연구센터 자문위원은 ‘코로나19로 인한 응급 상황에서 의료자원 분배 침 백신 접종의 우선순위 설정' 논문을 통해 “백신 접종의 경우 도구적 가치, 최대한의 생존연수, 위중환자 우선, 낮은 나이 우선 등의 원칙을 놓고 사회와 전문가 의견 수렴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백신 접종 우선순위 논의에서는 윤리적 난제를 마주할 수도 있다. 이를테면 영유아와 노인 중 어느 연령 집단을 우선순위로 둘 것인지 등이다. 합계출산율 1 미만인 국내 상황 상 ‘영유아 보호’에 우선권이 부여될 여지가 있지만, 노인과 어른을 우선하는 한국의 문화적 특성 등에 따라 심리적 저항도 예상되는 대목이다.

김 교수는 “접종의 우선순위에 관해서는 도구적 가치, 질병 부담, 경제성, 약자우선을 균형 있게 고려해야 한다. 백신 접종에 있어 윤리적 고려는 필수적이며, 예방의학, 감염병학, 보건경제학과 함께 다루어질 필요가 있다”며 "위원회는 시민의 숙의를 통해 사회적 가치를 마련하기 위한 목적으로 구성되어야 한다"고 피력했다.
 
14일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전 세계적으로 많은 노력들이 이루지고 있고, 국내에서도 3개 회사가 백신의 개발을 위해서 노력을 하고 있다. 목표는 2021년 말 전에 국내에서도 백신의 안전성과 효과성을 입증하고 대량생산을 시작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백신이 개발되더라도 안전성 검증과 수급 점검, 접종 우선순위 지정, 안전성 모니터링 등 부가적인 고려사항이 적지 않다. 권 부본부장은 "백신은 건강한 사람들에게 놓는 것이기 때문에 효과성 이상으로 안전성이 매우 중요하고, 백신에 따르는 전략과 수급, 백신의 운송체계, 접종인력, 접종의 우선순위, 안전성의 모니터링, 접종 방식, 도구, 시간 소요 등을 고려해야 한다"며 "백신 개발 후 전 국민 중에 일정 수준 이상 방어력을 갖춘 피접종 인력을 확보하는 것도 난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코로나19 백신 접종 비용은 치료비용과 달리 전액 국가가 부담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 현재 특정연령층에 무료로 접종하는 국가지정 필수예방접종 사업 외의 일반 예방접종은 비급여 항목으로 분류된다. 코로나19 백신 또한 급여적용 여부 및 고위험 기준에 따라 개인이 부담하는 비용이 달라질 전망이다.

미국 보건당국은 올 여름 말 코로나19 백신 생산을 개시하겠다고 13일(현지시간) 밝혔다. 같은 날 미국 제약사 화이자도 독일 바이오엔테크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실험용 백신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패스트트랙 지정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들 기업은 이달 말부터 최대 3만명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대대적인 임상시험을 시작할 예정이다.

백신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벌써 여러 나라가 백신 선점경쟁에 나서고 있다. 영국은 제약회사 아스트라제네카와 1억명분의 백신 계약을 체결했고, 미국도 3억 명분의 백신을 공급받기로 했다. 프랑스와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등 4개국은 '포괄적 백신 동맹'까지 맺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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